유기농, 자연농

네바네바 식재료 '오크라'에 주목하라

해암도 2014. 2. 25. 13:47


오크라는 아직 한국에서 익숙하지는 않지만 기능성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일본을 비롯해 외국에서는 즐겨 먹는 식재료로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채식주의자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독특한 모양과 특유의 점액질을 지니고 있어 일본에서는 ‘네바네바(‘끈쩍끈적한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 식품이라고 불리며 많이 소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식 전문점이나 꼬치구이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크라의 별 모양 속에 내재된 웰빙 포인트를 알아보자.

오크라, 국내 재배 지역 증가 추세

일본에서는 낫토, 마, 다시마 등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지닌 식재료를 ‘네바네바(ねばねば)’ 식품이라고 하며 건강식으로 선호한다. 오크라도 네바네바 식품으로 분류해 다양한 형태로 조리한다. 오크라는 고추와 비슷한 생김새로 여자 손가락 모양을 닮아 귀부인의 손가락(Lady′s Finger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래 아열대 식물로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17세기 강대국의 지배를 받으며 미국과 브라질로 퍼지게 되었다. 이집트에서는 200년 전부터 재배했는데 클레오파트라가 미용을 위해 먹었다고도 전해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동,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현재 일본이 최대 산지로 알려져 있다.

	오크라
오크라
보통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가 제철이다. 한국에서 오크라를 상업적으로 재배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비교적 따뜻한 전남 해남 등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지금은 충북, 경기도 등 여러 지역에 생산하고 있다. 아직 대중적이지는 않아 일반 시장에서 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오크라가 지닌 기능적인 효능과 부가가치가 높아 소득 작목으로 선정해 여러 지역에서 대량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김천환 연구사에 따르면 오크라는 색과 모양으로 품종을 구분할 수 있다. 대게 녹색계 품종이 많으며 붉은색계 품종도 있다. 녹색계 품종은 잘랐을 때 단면이 5각형과 원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고 두께에 따라서도 품종을 나눌 수 있다. 그에 반해 붉은색계 품종은 대부분 단면이 5각형이고 고추처럼 전체적으로 날씬하며 꼬투리 길이가 비교적 길다. 오크라는 너무 크면 맛이 없으며 전체적으로 색이 진하고 겉에 잔털이 균일하게 있는 것이 상품이다. 각진 부분과 위의 절단면이 갈색인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뮤신·펙틴 등 몸에 이로운 성분 다량 내재

오크라의 가장 큰 특징은 잘랐을 때 나오는 점액질이다. 식이섬유인 펙틴과 갈락탄, 아라반 등이 주요 성분인데 특이하게 비슷한 성질을 지닌 마와 달리 당단백질 뮤신을 함유하고 있다. 뮤신은 소화기의 점막을 촉촉하게 만들어 당단백질과 결합해 소화 흡수를 도와준다. 위 점막을 튼튼하게 해 위염, 위궤양 등 각종 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점액질은 위장의 활동을 억제해서 혈당의 급속한 상승을 억제해 당뇨병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혈관이 탄력성을 잃어서인데 이때 필요한 것이 결합질이기 때문. 또 체내에 있는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데도 영향을 준다.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해 장 속의 좋은 균을 증식시킨다.

베타카로틴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피부 관리에 효과적이고 코 점막 기능을 높여 감기 질환을 완화시킬 수 있다. 비타민B1, C의 함량이 많으며 원기회복에 도움을 줘 현대인이 섭취하기 알맞은 식재료다. 다만 염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여름에 섭취하면 기력을 찾기 좋으나 고혈압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적용 방법 통해 메뉴 감초 역할 가능

오크라는 몸에 좋지만 아직 한국에서 메인 재료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끈끈한 점액질의 식감이 낯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식재료와 매치하거나 부가 요소로 상차림을 구성하면 메뉴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수 있다. 오크라는 외식업소에서 이미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오크라는 잘랐을 때 단면이 별모양이다. 부 재료로 사용하면 시각적·미각적으로 효과적이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갓포요리전문점 <갓포아키>에서는 메뉴에 오크라를 곁들여 식감과 맛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아귀간인 안키모에 곁들이거나 온센다마고에 고명처럼 올려 제공하고 있는 것.

오크라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한국인에게 친숙한 조리법은 바로 구워 익히거나 살짝 데쳐서 사용하는 것이다. 살짝 데치면 점액질도 완화되고 부드러워져 가지, 아스파라거스의 식감과 비슷해진다. 데쳐서 샐러드에 곁들어도 훌륭한 웰빙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또 구우면 고소한 맛이 배가돼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특히 육류와 함께 구성하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일식 꼬치구이점에서 오크라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꼬치전문점 <천하>에서는 꼬치의 한 종류로 오크라베이컨을 구성, 판매해오고 있다. 오크라 특유의 점액질은 알코올로부터 위벽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술안주로도 탁월하다.

무엇보다 오크라는 아열대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몸을 차갑게 하는 음성 식재료다. 그렇기에 양성인 간장과 매치하면 중성화돼 효과적이다. 고깃집에서 오크라를 간장과 함께 제공한다면 고기와 곁들여 먹기도 좋고 영양학적으로도 궁합이 잘 맞는다.

오크라는 아직 생소하지만 다양한 기능이 내재되어 있어 식재료로서 가능성이 크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능성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고 기온 변화로 수입에 의존하던 오크라를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어 한결 편하게 확보할 수 있다. 오크라의 웰빙 요소를 살려 자신만의 메뉴로 구성하면 차별화된 셀링 포인트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크라

INTERVIEW | 제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김천환 연구사
“오크라, 외식업소 차별 포인트 될 수 있어”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소속된 연구소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생육과 생산량의 변화를 예측하고 열대·아열대 작물 유전자원을 수집해 우리나라 기후의 적응성을 연구하고 새로운 소득작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 기온이 아열대화 돼가면서 아열대 채소인 오크라가 특수 작목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의 김천환 연구사와 오크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_ 외식업소에서 어필할 수 있는 오크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오크라는 기본적으로 기능성 식재료일뿐더러 아직까지는 이색 식재료라는 인식이 있어서 외식업소에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식업소에서 비주얼적인 부분을 배가시킬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자르면 단면이 별 모양이라 메뉴에 포인트를 줄 수 있죠. 또 녹색, 붉은색 두 가지로 재배되고 있어 각각의 색을 살려 조리가 가능합니다.
보통 오크라는 미숙과일 때 먹습니다. 꽃이 피고 7~10일 정도 지나면 약 10cm 정도 길이가 되는데 이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열매가 맺힌 후 15일 이상 지나면 과육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식용으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지요. 완숙된 열매의 종자는 콩나물처럼 새싹 채소로 재배해 메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_ 국내 외식 시장에 접목하기엔 어떤가요?
최근 한국 남부 지역 쪽에서 재배를 시작하는 단계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오크라를 확보하기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능성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특수 작목으로 재배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지요.
사실 외국에서 오크라를 사용하는 메뉴는 한국 음식과는 많이 다릅니다. 점액질로 인해 한국에서 선호도가 갈리기도 하고요. 이는 끓여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통 한식에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현재 다양하게 활용해서 먹고 있는데요, 일본도 낫토를 섞어서 먹는 등 자신들에게 적합한 상태로 조리해 즐기고 있지요. 한국에서도 우리에게 맞는 조리법을 찾는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한식 메뉴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식재료를 그래왔듯 퓨전화해 매치시킬 수도 있고요. 그렇게 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기에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문의 (064)741-2500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  : 201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