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혈액 속에 떠다니는 DNA 조각을 분석하는 원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워싱턴대 의대, 프레드허친슨암센터, 메이요클리닉 등 공동 연구진은 대장암으로 의심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 7861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한 결과, 약 87% 정확도로 대장암을 조기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14일자에 실렸다.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면 사망 위험을 최대 73%까지 낮출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 중 이상 부위가 발견되면 조직을 직접 떼어내 암인지 아닌지 검사(조직생검)를 하고 있다. 정확한 방법이지만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해 매우 번거롭다. 또한 40대 이하 젊은 층은 대개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과학자들은 혈액검사만으로도 암을 조기 발견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개발해왔다.
암 조직 또는 향후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세포 덩어리(폴립)에서 떨어져 나온 DNA 조각이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닐 수 있다. 연구진은 ‘무세포 DNA(cfDNA)’를 분석해 대장암 근거를 찾아내는 ‘무세포 DNA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83.1%가 대장암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직생검 검사 결과와 비교했더니, 암 초중기에 해당하는 1~3기에 대한 정확도가 87.5%였다. 암이 되기 전의 폴립을 찾아내는 정확도는 13.2%였다. 연구진은 이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암이 의심되는 사람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종양을 직접 확인하고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 대장암을 발견하는 데에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폴립을 찾는 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기존 방법으로 폴립을 찾을 가능성은 대변검사 43%, 대장내시경 검사 94%나 되기 때문이다. 폴립은 건강에 해가 되지 않지만 이중 일부가 나중에 암이 될 수 있어 검사에서 발견되면 대부분 제거한다.
미국 위장질환학회장인 바버라 정 미국 워싱턴대 의대 학과장은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를 통해 “환자가 많아 늘 시간에 쫓기는 일차 병원에서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데 이 검사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다만 폴립을 찾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아 대장암 예방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자와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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