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없이도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미국 연구진이 운동할 때 신진대사 변화를 일으키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약물을 개발하면서 근육 위축을 치료하고 심각한 질병을 앓는 사람들의 체력을 향상시킬 가능성을 열었다.
포춘지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바하 엘젠디 교수 연구팀은 미국 화학학회(ACS) 춘계회의에서 약 10년에 걸쳐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ERR)를 활성화해 근육의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는 화합물(SLU-PP-332)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화합물은 운동 관련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ERR이라 불리는 특수 단백질 그룹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ERR에는 알파(ERRα), 베타(ERRβ), 감마(ERRγ)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근육 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적응과 생리학적 근육 과정을 조절한다. 근력 운동은 ERR을 활성화하고 근육의 지구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 결과 이 화합물을 투입한 실험체가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 근지구력이 향상됐으며, 피로저항성 근섬유가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또 동물 실험에서 비만, 심부전, 신장 기능 저하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도 나타났다. ERR 활성은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의 뇌에서 발생하는 손상 과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 화합물을 개선해 안정성은 높이고 독성 가능성은 낮추면서 효과는 더 강력한 새로운 분자를 설계했으며, 쥐 심장 세포에 대한 추가 연구에서는 새로 설계된 분자들은 더욱 강력한 운동 효과를 보였다.
엘젠디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된 약물이 근육위축증 환자와 신경 손상으로 인해 운동을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당뇨병제와 비만 치료 약물과 결합해 쓰일 수도 있다. 엘젠디 교수는 “운동할 수 있으면 먼저 신체 활동을 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약물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 약물은 운동 프로그램을 보완해 환자에게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혜진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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