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비만의 역설…"뚱뚱한 사람일수록 암 수술 뒤 생존율 높아"

해암도 2022. 9. 1. 07:00

 

 

〈사진=JTBC 캡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암 수술 뒤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31일)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종환·박정찬 교수, 순환기내과 이승화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 호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는 2010년 3월부터 2019 12월까지 수술을 받은 암 환자 8만7567명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연구팀은 환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2787명)과 정상 체중(18.5 이상 25 미만·53980명), 비만(25 이상·3800명)으로 나눠 수술 뒤 사망 위험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수술 뒤 3년 내 숨진 환자는 전체 환자의 6.4%(5620명)로 BMI만 놓고 봤을 때 비만 환자의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만 환자의 경우에는 사망위험이 정상 체중의 환자보다 31% 낮게 평가됐으며 저체중 환자와 비교했을 때는 62%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비만 환자 가운데서도 더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사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BMI 30이 넘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정상 체중 환자보다 43% 낮았습니다. 암 재발 위험 역시 비만 환자의 경우 정상 체중 환자보다 19%, 저체중 환자보다 16% 적었습니다.

연구팀은 체력적 부담이 큰 암 수술의 경우 비만 환자가 저체중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기력을 회복하는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비만 환자에게 보이는 염증 반응 억제 능력이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비만 환자의 경우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각종 검사와 검진에서 암을 상대적으로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습니다.

이종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암종과 병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분석한 결과여서 향후 보다 정교한 연구가 이어져야 비만의 영향을 정확히 평가 내릴 수 있다"면서 "그러나 수술을 앞둔 암 환자의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라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불량하다는 걸 입증한 만큼 이러한 경우 환자와 의료진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천 기자 (kim.cheon@jtbc.co.kr)   입력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