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무서운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닌, 건강히 오래 사는 게 화두가 된 시대다. 이미 달성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블루존’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더 오래, 더 젊고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블루존은 지구촌에서 가장 오래,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뜻한다.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 이카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 린다가 이에 해당한다. 미국 내서녈지오그래픽협회(National Geographic Society) 연구원 댄 뷰트너 박사는 오래 사는 사람들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추적해 ‘세계 5대 블루존’을 발표하면 ‘블루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100세가 넘은 장수 인구가 많았으며 노화로 인한 질병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식물성 식단= 과일, 채소, 콩류 등 식물성 위주의 식이요법은 장수에 효과적이다. 블루존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를 동물보다 콩, 채소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로 섭취했다. 실제로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육류를 덜 섭취할수록 심장병, 암과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블루존 식단에는 ▲95~100% 식물성 식단 ▲한 달에 5회 미만의 고기 섭취 ▲유제품 소비 줄이기 ▲하루에 7잔의 물 마시기 ▲하루에 28g 이하의 설탕 섭취 등이 포함돼있다.
▶열량 제한=열량을 제한하는 것도 장수에 도움이 된다. 일주일 중 며칠만 주기적으로 열량을 제한하면 생존 회로와 장수 유전자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미국 태평양건강연구소 연구팀이 오키나와 블루존 사람들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열량 제한이 장수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위의 80%가 찼다고 생각하면 젓가락을 내려놓는 ‘하라하치부’ 식습관을 실천했다.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3개월 동안 매주 5일씩 제한된 열량의 식단을 한 참가자들이 체지방과 체중이 감소했으며 혈압도 현저히 낮아졌다. 또한, 이들의 호르몬에서 100세 넘게 사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IGF-1(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호르몬이 발견되기도 했다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도 블루존의 장수 비결이다. 실제로 오키나와 사람들은 조상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며 사르데냐인들은 ‘해피 아워’를 정기적으로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달리기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신체 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과 도전정신 정신은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고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된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하루에 1~2잔의 알코올 섭취는 장수에 도움이 된다. 사르데냐의 바르바지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1~2잔의 레드와인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와인은 폴리페놀 함유량이 높아 동맥 건강을 유지하고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매일 15분 가량의 숨이 차는 운동은 중장년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을 향상시켜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심장 근육이 경직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한 시간씩 앉아있는 것을 줄이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26% 낮아졌다. 또한, 에어로빅, 수영, 조깅과 같은 숨이 차는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감소시킨다. 블루존 사람들은 헬스장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정원 가꾸기, 걷기, 요리, 집안일 등을 통해 운동을 했다. 이탈리아 사사리대 연구팀이 사르데냐 섬 블루존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농장일과 산에서 거주하는 습관들이 이들의 장수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충분한 휴식과 숙면도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양의 질 높은 수면은 몸의 피로를 해소시키고 전반적인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칭다오대 연구에 따르면 7시간의 수면을 취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
▶사회적 교류=주변 사람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장수의 비결이다. 블루존의 100세 이상 노인들은 신앙에 기반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으며 이는 기대 수명을 4~14년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에 따르면 오키나와의 ‘모아이’라 불리는 사회적 교류 프로그램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서희 헬스조선 기자 ksh7@chosun.com 기사입력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