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의 증상은 주로 가슴부위의 불편감, 즉 흉통으로 나타난다.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은 대개 2~5분정도 지속되며 하던 일을 중지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쉽게 의심해 볼 수 있다. 흉통은 대개 가슴뼈를 중심으로 나타나는데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어금니가 아프다고 느끼거나 턱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단 배꼽 위로부터 나타나는 모든 통증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은 몸의 상태에 따라 순식간에 완전히 막힐 수 있는데 이렇게 혈관이 갑자기 막힌 상태가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류가 완전히 막히거나 심각하게 혈관이 좁아져 심장근육이 죽어가는 것으로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며 악성부정맥이 나타나 돌연사를 일으키게 된다.
갑작스런 흉통이 십 수분이상 지속되면 급성심근경색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으며 즉시 응급실로 가야한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정부와 의료기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성심근경색의 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어느 병원이나 세계적인 치료수준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 현상은 만성적인 염증이 진행하는 과정이다. 2002년 뉴욕타임즈 에서는 커버스토리로 만성염증으로서의 동맥 경화증을 매우 상세히 소개하였는데, 의료인이 아닌 대중이 보는 매체에서 다루어질 정도로 동맥경화증은 상식이 되었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우리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할 것이다.
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요소 관리하면 돌연사 예방 가능
동맥경화의 원인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의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서 혈관의 내막이 손상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들을 협심증의 위험인자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면 많은 사람 중에서 협심증의 후보를 고르라고 한다면 위의 위험인자만 물어봐도 된다는 말이다. 위험인자 중 한 가지가 있다면, 건강한 사람의 2배 , 모두 있으면 8배로 협심증에 걸릴 위험도가 높다. 또한 돌연사하는 사람의 반 이상은 이전에 어떤 증세도 경험하지 않는데, 이들 대부분은 위의 위험인자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위험인자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기본적인 건강검진은 간편하고 빠르다. 간단한 혈액검사 이외에 통증을 유발하는 검사도 없다. 따라서 협심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흉통을 경험한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지인의 사망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전문의로써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때론,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심장상태가 악화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에 왔다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돌연사를 100%퍼센트 예방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병에 대한,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건강한 웃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입력 : 2013.11.15

주요 저서로는 심혈관 질환 창작 의학만화책 ‘가슴이 아파요’ 가 있다. 국내에서 스토리를 가미한 의학 단행본 만화가 발간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우수도서로 선정되어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심혈관 질환 환자들의 수기집을 엮은 ‘심장에게 말 걸기’, 식생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건강한 집밥레시피를 소개한 ‘3저(低) 밥상’이 대표적이다.
국민들이 본인과 가족의 심장건강을 한 번쯤 체크해 보고, 일상생활 속에서 심장질환을 관리하는 현명한 건강매니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책을 통해 진솔하게 담았으며, 병을 예방하려면 가족이 서로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영화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 2007)를 보면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끝에서 평생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 두 주인공의 일화들이 나온다. 노년의 마지막에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하는 모습은 언제보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런데, 삶의 의미를 생각하기는 커녕 버킷리스트를 쓸 여유도 주지 않는 죽음이 있다. 바로 ‘돌연사’이다. 심장 질환에 대한 강의를 할 때면 청중 가운데 가까운 지인의 돌연사를 경험한 사람이 다수인 경우가 많다. 그 동안 우리는 느끼지 못했지만 현대인에게 드리워진 돌연사의 그림자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