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레이저 쏘면 피부 봉합 끝… 영화같은 진료가 현실로

해암도 2013. 11. 12. 09:03
  • 미리 보는 2030년 미래병원

     

    SF영화 스타트렉에서는 주인공 얼굴에 난 상처에 레이저를 쏘자 금세 피부가 봉합되는 장면이 나온다. 1987년 개봉한 영화 이너스페이스에서는 소형 캡슐을 타고 인체를 탐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미래 의료기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은 지난해 이산화탄소 레이저를 이용해 흐르는 피를 멈추고 찢어진 피부를 봉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이 병원의 미래상을 바꿔놓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헬스케어 장비업체 프로테우스 디지털헬스는 최근 '헬리우스 시스템'이라는 스마트알약을 개발했다. 가는 샤프심과 비슷한 0.5㎜ 굵기의 이 알약은 환자의 몸 안에 들어가 심장박동과 체온, 수면상태, 운동량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의사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며 이 초미세 알약이 보내온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도 몸 안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서 각종 질병을 탐지하는 스마트 알약을 개발 중이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개복수술을 하고 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개복수술을 하고 있다. / 연대세브란스병원 제공
    미래 병원 기술 중 가장 각광을 받는 분야 중 하나는 로봇 분야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용 로봇 '다빈치'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2025개의 병원에 총 2600대 이상 설치돼 약 45만 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용 로봇을 쓰면 의사의 손으로 했을 때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심장 판막·암 등과 관련한 대형 수술에서도 1~2㎝만 절개해도 되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로봇팔에 메스가 아닌 레이저를 장착해 피부를 절개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 소장은 "현재 로봇 산업에서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라며 "로봇기술이 수술에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캡슐 내시경 등 여러 분야에서 로봇기술이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피부와 장기 같은 신체조직을 3D 프린터로 생산할 수 있는 장비도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3D 프린터를 사용해 실제 귀와 동일한 모양과 기능을 가진 인공 귀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환자의 의료기록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환자의 진단, 처방, 증상 등의 정보를 담은 전자의료기록(EMR)을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의사에게는 병명, 증상, 처방 등의 진료 데이터를 빠르게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자료가 된다. 빅데이터 활용이 확산되면서 각종 통계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들도 환자 치료와 질병 예방에 활용된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전자의료기록이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30년쯤이 되면 환자의 진료기록을 비롯해 SNS 등 다양한 데이터가 빅데이터로 통합 분석되면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조선비즈 기자  : 201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