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새 책 ‘나는 강아지입니다’
20년 간 훈련사로 활동해온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이 반려견 교육 노하우와 철학을 담은 책 ‘나는 강아지입니다’를 출간했다. 게티이미지뱅크‘내가 개를 키우는 게 아니라 개가 나를 키워선 안됩니다’
2개월 된 초코를 입양한 반려인은 지금껏 하루도 빠짐 없이 산책을 시키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출장이라도 가는 날에는 식구들에게 산책을 신신당부 했고, 귀가가 늦은 날이면 식구들 누구든 한 명은 일찍 귀가해 밥을 챙겼다. 가족 여행을 계획하다가도, 초코를 호텔에 맡기거나 지인에게 부탁할 수 없어 일정 자체를 취소해버리기도 했다. 초코의 반려인은 점차 “역시, 나는 개를 키우기에 부족한 인간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강아지입니다’과연 초코의 반려인은 개를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일까? 15년째 ‘동물농장 훈련사’로 활약하고 있는 동물행동 교정전문가 이찬종씨는 이를 ‘개가 사람을 키우는 경우’로 소개했다. 날마다 산책을 꼭꼭 시켜주고, 반려견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만 개를 키우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기준에만 집착하다 보면, 내가 개를 키우는 게 아니라 개가 나를 키우는 꼴이 됩니다. 그것도 반려견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말이지요.”
개가 진짜로 원하는 건 도대체 뭘까. 반려견을 이해하는 방법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하는 책이 나왔다. 지은이는 20년 간 수많은 반려견의 행동을 분석하고 교정해 온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이다. 그간의 노하우와 철학을 담은 첫 책 ‘나는 강아지입니다’는 그동안 반려인들이 일상에서 마주쳤을 사소한 궁금증부터 반려인을 불안하게 했던 개의 문제행동 등을 77개의 주제로 풀어냈다.
목줄을 길게 하면 개는 좀 더 자유로울까? 산책 때 냄새를 맡으면 스트레스가 풀릴까? 같이 자는 게 좋을까, 따로 자는 게 좋을까? 책은 이런 아리송한 질문에 공통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다. 바로 개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강아지를 이해하려면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중략) 중요한 것은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알아채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반려견을 양육하는 기준으로 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책은 그 방법을 네 장의 챕터에 나눠 담고 있다. 1부 ‘반려견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에서는 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라는 그의 오랜 고민과 나름의 답이 담겨있다. 2부는 반려인들이 알아야 할 기본 훈련법을 소개한다. 배변 훈련부터 잠자리 훈련, 산책과 터그놀이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이나 초보 반려인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부와 4부는 그의 주 특기이기도 한 문제행동 교정과 트라우마에 대해 다룬다. 현장에서 직접 솔루션을 내렸던 다양한 반려견의 사례를 토대로 반려인들이 놓치고 있는 문제행동의 원인이나 치유 방법 등을 소개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입력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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