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발생 1/3 예방, 1/3 조기진단·치료,1/3 치료하면 완화
암 예방하려면 담배·짠음식 피하고 검진 빠짐없이 받아야
하버드 의대 "한 개의 변이 세포가 수십년 자라 암이 된다"
오는 21일은 16회째 맞는 '암 예방의 날'이다.
정부는 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정해 기념 행사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날이 암 예방의 날로 지정된 이유는 1, 2, 3 등 세가지 숫자가 암 예방의 중요성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암 발생의 ⅓은 예방을 할 수 있다. 나머지 ⅔가 남지만 이 중 절반인 다른 ⅓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완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⅓은 암환자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
암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은 나이가 드는 것이다. 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암 환자의 평균 나이는 66세다.
그러나 암의 '씨앗'이 언제 처음 생기고, 얼마나 오랫동안 은밀히 자라 발병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버드의대(HMS)와 다나 파버 암 연구소 과학자들이 희소 혈액암 환자 2명에게서 분리한 암세포의 '계통 역사'(lineage history)를 재구성해 최초의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시점을 추산한 결과, 63세인 환자는 대략 19세, 34세인 환자는 9세 때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논문을 발표했다. 최초의 변이 세포가 생긴 뒤 각각 44년, 25년이 지나 암이 발병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암의 조기 진단과 예방 등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사한드 호모즈 시스템생물학 조교수는 "처음에 생긴 한 개의 돌연변이 세포가 그다음 10년간 100개 정도로 늘었는데 시간이 더 지나자 암세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유병자는 201만명으로 국민 25명당 1명에 해당한다. 2018년 한해에 새로 암진단을 받은 환자는 24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약 8000명이 더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10만명당 0~14세는 14.6명, 15~34세 71.7명, 35~64세 485.4명, 65세 이상 1563.4명 등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급증했다.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였으며 성별로는 남성(80세)은 39.8%, 여성(86세)은 34.2%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고 이어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등의 순이었다.
2014~18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3%로 나타났다. 암종별로 보면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0.0%였고 이어 전립선암 94.4%, 유방암 9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간암(37.0%), 폐암(32.4%), 담낭 및 기타담도암(28.8%), 췌장암(12.6%)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보건당국이 조언하는 암 예방수칙은 올바른 생활·식습관 개선이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 담배와 담배 연기에는 수천종의 화학물질과 수십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18세 이전의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 담배 안의 발암 물질과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중독성과 건강 위해의 심각성이 커질 수 있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 채소와 과일에 존재하는 다양한 영양 성분들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 음식을 짜게 먹으면 위점막이 손상돼 쉽게 암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육류나 생선을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경우 강력한 발암물질들이 육류나 생선 표면에서 발생해 섭취시 위암, 결장암, 췌장암, 유방암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육가공품의 발색제로 이용되는 아질산염은 식도암, 위암, 간암, 폐암,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 음주 전문가들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직장암, 유방암이 알코올 섭취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술의 성분인 에탄올이 산화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는데, 이 물질은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대장의 배변기능을 향상시켜 대장암을 유발하는 원인물이 체내에 존재하는 시간을 줄인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 조직에 에스트로겐이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켜 유방암을 예방한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에너지 대사를 개선시키고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순환 농도를 감소시켜 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대장암, 직장암, 간암, 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 폐의 소세포암, 림프종, 흑색종(피부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도 비만자는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접종 받기 = 국제암연구소는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 헬리코박터균,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간흡충(간디스토마)을 암을 유발하는 확실한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거나 성 상대자 수가 적을수록 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보건 수칙 지키기 = 산업화된 나라에서는 전체 암 사망의 5% 가량이 직업성 암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업성 암에는 폐암, 악성 중피종, 백혈병, 방광암, 간혈관육종, 비강과 부비동암, 후두암 등이 있으며 그 중 폐암이 가장 많다. 직업성 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돼 발생하므로 이를 제거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암을 불치병 혹은 난치병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진행돼 증상이 있을 때 암을 진단받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암을 예방하려면>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음식을 짜게 먹지 않고, 탄 음식을 먹지않기
·암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입력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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