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Fitzpatrick, 손가락 욕하는 테리 터틀, 종합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여행사진작가인 마크 피츠패트릭은 호주 퀸즐랜드주의 레이디 엘리어트섬에서 수영을 하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북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보니 거북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을 얼마나 성가시게 여겼는지 욕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사진 속 거북에게 게임 캐릭터인 테리 터틀이라는 이름을 붙여 ‘손가락 욕을 하는 테리 터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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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웃긴야생동물 사진전 수상작 Mark Fitzpatrick, 손가락 욕하는 테리 터틀, 종합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2020년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피츠패트릭의 사진을 전 세계에서 출품된 7000여점의 시진 중 종합 1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수중 부문 1등도 차지했다. 피츠패트릭은 “내가 찍은 거북의 손가락 욕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놀라웠다”며 “거북 테리가 어려운 해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동물 보존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퍼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2018년 영국의 사진작가 폴 조인슨-힉스와 톰 설람이 시작한 이 대회는 야생동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시상한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동시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목적을 함께 갖고 있다.
◇노래하는 다람쥐, 숨바꼭질하는 잠자리
일반인 투표로 선정한 인기상은 헝가리의 롤란드 크라니츠가 찍은 들다람쥐 사진에게 돌아갔다. 그는 들다람쥐가 일어서서 마치 노래를 부르는 듯 입을 벌린 모습을 포착하고 ‘오 솔레 미오’란 제목을 붙였다.
Kranitz Roland, 오 솔레 미오, 인기상/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육지 부문 1위는 미국의 찰리 데이비슨이 찍은 미국너구리 사진이 차지했다. 그는 미국너구리가 나무에 있는 둥지 입구에 몸이 꽉 낀 모습을 포착하고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야’란 재미있는 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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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Davidson, 일어날 시간, 육지 부문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영국의 팀 히어른이 하늘색 실잠자리가 풀잎 뒤에 매달린 모습을 포착하고 ‘숨바꼭질’이란 제목을 달았다. 공중 부문 1위에 오른 사진이다. 청소년부 1위는 미국의 올린 로저스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두 마리 새끼 사자들이 술래잡기를 하듯 노는 모습을 찍은 사진 ‘잡았다’에 돌아갔다.
Tim Hearn, 숨바꼭질, 공중 부문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한 동물에 대한 여러 사진을 평가하는 포트폴리오 부문은 캐나다의 데이지 길라디니가 찍은 회색곰 사진들이 뽑혔다. 작가는 회색곰이 다리를 들어 냄새를 맡고 넘어지는 모습에 ‘지독한 방귀’라는 웃긴 제목을 달았다.
Olin Rogers, 잡았다, 청소년부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부문별 수장작 외에 10편의 사진은 추천작으로 뽑혔다. 스페인의 카나리제도에서 찍은 지중해 앵무새 물고기 사진 ‘치즈’와 이스라엘에서 찍은 생쥐와 여우의 사진 ‘힘든 협상’ 등이 눈에 띈다.
Daisy Gilardini, 지독한 방귀, 포트폴리오 부문 1위/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야생동물 보존에 대한 관심 높이려 제정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은 동물보호단체인 ‘본 프리(Born Free)’ 재단이 후원하고 있다. 이 재단은 동명(同名)의 1966년 작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빌 트래버스와 버지니아 매케나 부부가 설립했다.
Petr Sochman, 사회적 거리두기 부탁합니다/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영화는 한국에서는 ‘야성의 엘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영화다. 케냐국립공원의 수렵감시원인 조지 애덤슨과 아내 조이 애덤슨이 어미 잃은 새끼 사자 엘자를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키우다가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낸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
본 프리 재단의 이름은 동물 보호는 결국 ‘태어날 때 자유(born free)’였던 동물에게 계속 자연에서 살아갈 자유를 주는 것임을 알려준다. 그러면 그들의 행복한 일상이 또 이번 수상 사진들처럼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을 꿈꾸는 사진전인 셈이다.
Ayala Fishaimer, 힘든 협상/The 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2020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편집국 산업2부 전문기자
1997년 이후 줄곧 과학 분야만 취재하고, 국내 유일 과학기자 기명칼럼인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과학으로 풀어내길 좋아하는 이야기꾼, 이영완 과학전문기자입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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