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사는 스패니시 그레이하운드 종 애완견인 누들(Noodles)은 나이가 열세살이나 되지만 여전히 어린 강아지처럼 호기심이 넘치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어 가족을 웃게 한다.
영국의 ‘마스 펫케어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Mars Petcare Comedy Pet Photography Award)’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독일 사진작가 엘케 보겔상이 누들을 찍은 사진 작품 ‘경비견 근무중(Guard dog on duty)’이 올해 세상에서 가장 웃긴 반려동물 사진으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이 사진은 이번 대회 애완견 부문 1등 작품으로도 선정됐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종합 우승작, Elke Vogelsang, '경비견 근무중'/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 구조된 애완견
올해로 두 번째인 이 대회는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의 자매 대회이다. 2018년 영국의 사진작가 폴 조인슨-힉스와 톰 설람이 시작한 웃긴 야생동물 사진전은 야생동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동시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목적을 함께 갖고 있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은 동물보호의 범위를 반려동물로까지 확대했다.
보겔상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며 “감정을 고양시키는 누들의 웃기고 멋진 얼굴을 세상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사진전은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집을 잃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은 반려동물 자선단체인 ‘블루 크로스(Blue Cross)’와 함께 유기 반려동물을 돕는 모금활동도 함께 진행한다. 기업 후원금의 10%와 사진 접수비의 10%가 블루 크로스에 기부된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종합우승작의 주인공인 누들에게 상패를 수여하는 모습./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올해 1등상의 주인공인 누들도 이번 대회의 목적에 가장 부합되는 반려동물이다. 보겔상은 누들을 스페인의 유기견 보호소에서 발견하고 독일로 데려왔다. 보호소의 유기견들은 일정 기간 후 안락사에 처해지도록 정해져 있었다.
놀랍게도 누들은 자신의 생명을 구한 보겔상에게 똑같이 보답했다. 어느 날 누들과 다른 개들이 평소와 다르게 짖고는 욕실문으로 달려갔다. 보겔상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 욕실에 가보니 남편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개들 덕분에 보겔상의 남편은 생명을 구했다. 보겔성은 상금 일부를 반려동물 구조 단체에 기부했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고양이 부문 수상작, Malgorzata Russell, '엄마, 왜 거꾸로 있어요?'/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사람에게 웃음 주는 찰나의 순간 포착
올해 부문별 수상작품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 부문에서는 스코틀랜드에 사는 고양이 바질을 찍은 “엄마, 왜 거꾸로 있어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말 부문에서는 세 마리 말을 찍은 ‘수다쟁이 소녀들’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말 부문 수상작, Magdalena Strakova, '수다쟁이 소녀들'/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기타 동물 부문에서는 하품을 하는 토끼를 포착한 ‘호들갑(Drama Queen)’이 최고 작품으로 선정됐다. 토기의 깜짝 놀란 표정이 보는 사람들을 웃게 한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기타동물 부문 수상작, Anne Linder, '호들갑'/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주인과 가장 닮은 반려동물 부문상은 독일의 한나 지거가 구조견과 같이 새벽 일찍 일어나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로 찍은 사진인 ‘아침의 기분(Morning mood)’에 돌아갔다. 청소년부 수상작은 캐나다의 아이든 브룩스가 잠이 많은 고양이 폭스 멀더를 찍은 ‘굿모닝 폭스 멀더’이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주인 닮은 동물 부문 수상작, Hannah Seeger, '아침의 기분'/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부문별 수상작 외에 10편의 사진 작품이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모두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웃음을 안겨준 사진들도 있다.
브라질의 안토니오 페레그리노는 보더콜리 ‘포포’가 마구간에 들렀다가 벽에 난 구멍에 머리를 집어넣은 순간을 포착하고 ‘살아있는 트로피’라는 제목을 붙였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찍은 ‘엄마, 저 물 위를 걸어요’도 마치 호수 위를 달리는 듯한 모습이지만, 사진 촬영 직후 결국 중력이 이기고 리트리버는 물에 빠졌다고 작가는 밝혔다.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우수상, Antonio Peregrino 작, '살아 있는 트로피'/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인도에서 촬영된 ‘개놀람(Ohhhhhhhhh Dog)’은 마침 한 강아지가 고개를 돌린 모습을 다른 강아지가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해 웃음을 자아낸다. 미국의 카렌 호그룬드가 찍은 ‘꽉 잡아요, 이러다 늦겠어요’는 자동차 앞뒤 좌석에 앉은 강아지들을 포착한 사진이다. 원래 카메라를 쳐다보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카메라 대신 자동차 앞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더 우스워 이 사진을 출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