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기피 대상 인물의 10가지 증상

해암도 2019. 8. 12. 05:21

한순의 인생 후반 필독서(19)
 

우리는 평생에 걸쳐 몇 명의 사람을 만나며 살아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지 헤아리기 어렵지만,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좋은 풍경, 좋은 음식을 먹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좀 더 둔탁하게 나누어 보면 만나면 힘을 얻는 사람과 만나면 힘이 빠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다. 일주일 내내 회사 일과 건강 문제로 힘들다가 주말에 정성껏 식탁을 마련했는데, 첫 마디가 부정적인 말뿐인 사람.‘모란꽃처럼 혼자 화려하게 피는 걸 좋아하고 혼자 춤을 추는 독무를 즐기는’ 귀막아 씨, ‘자신의 귀는 닫고 남의 귀만 열어’보라고 우기는 들이대 씨다. 그런가 하면 ‘자기 입만 말하는 입인 줄 착각하는 불쌍한 사람’, 즉 많은 문 중에서 말문 막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유영만 글.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유영만 글.

 

만나지 말아야 할 10가지 유형  

이런 사람들은 만나지 말아야 할 유형의 사람들이다. 유영만 교수의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라는 책에는 인간관계에서 만나지 말아야 할 10가지 유형의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열거해보면 이렇다.
 
“귀막힌 사람, 필요할 때만 구하는 사람, ‘나뿐인’ 사람, 365일 과시형, 많은 문 중에서 말문 막는 사람, 과거로 향하는 꼰대, 감탄을 잃은 사람, 책을 읽지 않고 책 잡히는 사람, 단점만 지적하느라 장점을 볼 시간이 없는 사람, 대접받고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
 
이뿐만이 아니다. 2부에서 이런 사람 피하라는 구체적인 항목이 나온다. ‘이런 사람 만나면 위기가 찾아옵니다’ 하면서 열거하는 사람들은 이러하다. “되는 방법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 사람, 도전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 물음표를 품기보다 마침표를 찍는 사람, 반성보다 문책을 즐기는 사람, 경험보다 욕망을 자극하는 물건을 사는 사람, 전보다 잘하기보다 남보다 잘하려고 하는 사람, 사소한 일상보다 거창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
 
한 항목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맞아, 그 사람은 귀가 막혔지’하고 속 시원함에 고개까지 끄덕이며 항목들을 쭉 따라 내려가다 보면, 뭔가 슬며시 불안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필자의 의도를 약간 의심해보기 시작한다. 이분이 정말로 이런 사람들을 골라내고 만나라고 이 책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는 브런치에서 62만뷰의 화제를 모았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직장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대체로 일보다는 사람 관계가 힘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관계의 양면거울이다. 내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 기피 대상 인물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 내용에서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 양수겸장을 누릴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이 책은 인간관계의 양면거울이다. 내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 기피 대상 인물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 내용에서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 양수겸장을 누릴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이 책은 인간관계의 양면거울이다. 첫째 이 책에서는 내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알려준다. 또 피해야 할 기피 대상 인물도 알려준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는 도중에 얼핏 얼핏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양수겸장을 누릴 수 있다.
 

“나는 곧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꾸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타인을 통해 나를 이해   

이제까지 인간관계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더라도, 상처가 깊으면 향기도 깊어진다는 말처럼 3부에서는 ‘뭔가 다른 이런 사람 되세요’ 라는 희망과 위안의 장이 펼쳐진다. 뭔가 다른 이런 사람은 타인을 위해 하는 행위 같지만, 결국 주체인 내가 좋아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이마 위에 거울을 하나 걸고 서로를 비춰주고 복사하는 관계 속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을 위한 주체이자 타인 행복의 조건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 책은 종종 부작용 주의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그런데 자칫 방심하면 나도 한순간 ‘이런 사람’의 부류에 속할 수 있는 위기는 언제나 잠재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한다.
 
 
한순 도서출판 나무생각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