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옥스포드대와 캔자스대의 공동 연구팀이 500만년 전 선신세(鮮新世)부터 현재까지 대서양에 서식한 연체동물 300여 종을 연구한 결과, 신진대사가 활발할수록 멸종될 확률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21일(현지 시각) 영국왕립학회보 B에 기재했다.
연구진은 달팽이와 같은 복족류와 홍합, 가리비 등의 이매패류의 화석 잔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생물체의 기본 신진대사율을 계산했다. 총 299종의 연체동물 중 멸종한 178종은 현재까지도 번성하는 종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월등히 높았다. 일상생활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바다 달팽이와 홍합의 여러 종은 더 ‘게으른’ 조개와 굴 등에 비해 더 쉽게 멸종의 길을 걸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성장 속도와 에너지 사용 속도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인 신진대사율은 개체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느리거나 게으르면 그만큼 에너지와 음식 요구량이 적고 에너지 비축이 늘어, 에너지를 섭취하기 힘든 시기가 닥쳐도 버틸 수 있는 근간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대서양에 살아온 연체동물을 연구하는 데 그쳤지만, 낮은 신진대사율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을 포함한 고등동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브루스 리버만 캔자스대 연구팀 대표교수는 "‘적자생존’이라는 말보다 ‘가장 게으른 자들의 생존’ 또는 ‘둔 한 자들의 생존’이 생명체의 역사를 비유할 때 더 나은 표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버만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동물에게 가장 좋은 진화 전략은 게으른 것"이라면서도 "이 연구결과가 게으른 사람이 생태계 전체로 볼 때 가장 ‘적절한’ 사람이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때로 게으른 사람이 가장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대서양에 살아온 연체동물을 연구하는 데 그쳤지만, 낮은 신진대사율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을 포함한 고등동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브루스 리버만 캔자스대 연구팀 대표교수는 "‘적자생존’이라는 말보다 ‘가장 게으른 자들의 생존’ 또는 ‘둔 한 자들의 생존’이 생명체의 역사를 비유할 때 더 나은 표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버만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동물에게 가장 좋은 진화 전략은 게으른 것"이라면서도 "이 연구결과가 게으른 사람이 생태계 전체로 볼 때 가장 ‘적절한’ 사람이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때로 게으른 사람이 가장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최지희 기자 입력 201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