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너 케이브스 미국 듀크대 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인간과 곤충을 비롯한 동물 600여 종의 시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트렌드 인 이콜로지 앤드 에볼루션’ 5월호에 발표했다. 케이브스 연구원은 “사람은 어두운 환경에서는 물체의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물에 비해 감각이 둔한 편이다. 하지만 적어도 공간에 있는 물체의 세세한 부분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능력만큼은 대다수 동물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각종 동물의 시력을 연구한 논문들을 토대로 눈의 분해능, 즉 해상도(cycles per degree·cpd) 값을 추산하고 이를 총망라해 인간과 동물이 같은 장면을 본다면 어떻게 보일지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아큐이티뷰’를 이용해 시각화했다. 그 결과 일반인(약 60cpd)과 가장 비슷하게 물체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은 고양이나 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상도 값은 사람이 4∼7배 더 높았다. 사람보다 시력이 좋은 동물은 분석 대상 중 독수리(약 100cpd)가 유일했다.
동물의 몸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 모기는 거의 물체를 구별해내지 못할 만큼 동물 중 가장 시력이 나쁜 축에 속했다. 모기처럼 겹눈을 가진 작은 곤충들은 0.1cpd로 아주 근접한 거리에 있는 단순한 물체만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동물들은 눈의 크기가 클수록 시력도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코끼리, 타조처럼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케이브스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