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1억 정도 벌면 행복하다?

해암도 2018. 4. 2. 10:06

연봉 6000만~8000만원이면 '정서적 안녕' 유지

개인이 삶을 평가하는 이상적인 소득지점은 연간 1억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할까요?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에 비춰보면 많이 가질수록 베풀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도 맞는 듯 싶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부자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최근 미국 퍼듀대 심리학과의 루이스 테이(Louis Tay) 조교수와 앤드류 젭(Andrew T. Jebb) 연구원은 '얼마나 많은 돈이 개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설문조사와 결과를 분석해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발표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이 삶을 평가하는 이상적인 소득지점은 연간 9만5000달러(한화 1억105만원), 정서적 안녕(emotional well-being)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은 6만~7만5000달러(한화 6382만~7977만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서적 안녕'은 매일 경험하는 행복감이나 흥분, 또는 슬프거나 화나는 것 같은 일상적인 느낌들을 말합니다. 삶의 평가나 실제로 느끼는 삶의 만족은 개인이 현재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이며, 더 높은 목표나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 의해 영향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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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삶을 기준으로 할 때 이 정도 벌이면 작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가족을 위한 것까지 포함할 경우는 기대소득은 더 높아질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습니다. 

연구는 164개국 170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샘플인 갤럽 세계 설문조사(Gallup World Poll)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습니다. 소득 수치는 구매력을 토대로 평균적인 수치를 계산했고, 삶의 만족 및 행복감에 대해 함께 질문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다른 한 가지는 이상적인 소득구간을 넘어서면 오히려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 수치가 낮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출신의 작가 루신화는 '21세기 현대인의 상처는 부로부터 온다'면서 부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을 경계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연구팀은 돈이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고, 생활에 편리한 것들을 구입하고, 대출금을 상환하는데도 중요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욕구의 최적점에 도달한 사람들은 더 많은 물질들을 얻으려는 욕망에 휩싸이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 즉 사회적 비교에 집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불만족을 느끼게 되고, 행복감에 대한 수치가 낮아지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젭 연구원은 "행복을 위해서는 끝없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기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삶의 만족도에 대한 포만감은 세계 각 지역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개인이 자신들을 남과 비교하는 기준에 따라 영향받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연구는 문화 전반에 걸친 돈과 행복에 관한 좀더 넓은 이슈를 다뤘다"면서 "돈은 실제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한 부분일 뿐이며 우리는 돈의 한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출신의 작가 루신화(盧新華)는 그의 책 <부(富)의 본심>에서 "부는 물과 같다(財富如水)"면서 "21세기 현대인의 상처는 부로부터 온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고 현대인의 부에 대한 집착을 경계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최종수정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