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촉발하는 문명사가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 간략한 미래사(未來史)'에서 인류는 이제 질병, 기아, 전쟁 문제를 해결했으므로 평균수명이 150세로 연장될 것이라고 말한다. 환호할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등골이 서늘하다.
인간에게 수명 150세는 축복일까? 영국의 극작가·사상가 버나드 쇼는 1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 발표한 '므두셀라 시대로 회귀'에서 인류가 이렇게 철들만 하면 죽으니까 20세기와 같이 복합적인 문명을 경영할 지혜와 경험을 터득할 수 없다며 인간 수명이 300년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간혐오병자였던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에서 주인공은 '스트럴드브러그'라는 죽지 않는 인간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연륜과 함께 지혜와 원숙함을 터득하기는커녕 탐욕과 질투와 불만에 들끓는 역겹고 비참한 존재들이다.
모든 인간이 150세를 살게 된다면 당장 공황상태에 빠질 것 같다. 아무리 재산이 많은 사람이라도 그 재산이 향후 100년 안전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그 불안을 어찌 감당할까? 60세에 퇴직하고 90년간 '할 일 없이' 살아야 한다면 너무나 잔인한 일 아닌가?
평균수명 150세는 몰라도 100세를 넘길 날은 멀지 않은 듯하다. 국민이 100세 넘어까지 기본적인 편안함과 품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 있으려면 참으로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기 몫의 사회적인 기여를 하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지식과 능력이 필요하고, 내적인 적막과 불만을 해소하고 이웃과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내적 성숙이 필요하다. 자신을 통제하고 설득하지 못한다면 긴 생은 끔찍한 짐이요 가혹한 고문이다.
장수시대에 국가의 역할은 무한히 중요하다. 국가는 굳건한 안보 속에 국민의 평화로운 생존을 보장해야 하고 기업과 개인의 원활 한 경제활동을 보장해서 경제가 건강한 토양에서 계속 탄력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의 질을 높여 모든 유소년이 사회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유능하고 지혜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일방주의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시책들이 이와 완전히 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 같아 시름이 태산이다.
장수시대에 국가의 역할은 무한히 중요하다. 국가는 굳건한 안보 속에 국민의 평화로운 생존을 보장해야 하고 기업과 개인의 원활 한 경제활동을 보장해서 경제가 건강한 토양에서 계속 탄력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의 질을 높여 모든 유소년이 사회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유능하고 지혜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일방주의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시책들이 이와 완전히 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 같아 시름이 태산이다.
조선일보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 2017.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