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홈스테이징한 집의 전(왼쪽 사진들)과 후. 벽 페인트칠과 가구 재배치를 통해 공간을 넓어 보이도록 했다. /스테이징웍스(Staging Works) 홈페이지 제공
홈스테이징은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캐나다에서 틈새 산업으로 뜨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붕괴하자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췄었다. 결과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고, 미국과 캐나다 부동산 가격 역시 크게 상승했다.
이 시기에 홈스테이징을 주제로 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 붐에 휩쓸려 집을 샀다가 이를 파는데 어려움을 겪는 의뢰인의 집을 홈 스테이징 전문가가 방문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해주는 TV 프로그램 ‘셀 디스 하우스(Sell This House)’가 대표적이다. 간단한 홈 스테이징 작업으로 집이 달라지고 결국 매도에 성공하는 것을 보여준 이 프로그램은 2003년 첫 방영 이후 크게 인기를 끌었고, 시즌을 거듭하다가 2011년 시즌 9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일본에서도 홈스테이징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일본의 홈스테이저(Home Stager)는 668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에서는 일본 홈스테이징 협회에서 주관하는 홈스테이저 시험을 통과하면 전문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일본 홈스테이징 협회의 스기노하라 후지코 대표는 “올해 말까지 일본 홈스테이저 숫자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500명이 넘을 것”이라며 “미국처럼 하나의 직업으로 홈스테이저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오래된 주택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며 “적은 비용으로 실내에 변화를 줘 주택 가치를 올려주는 홈스테이징 산업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 집값 올려주고 매도 기간도 줄여줘
홈스테이징의 핵심은 가성비다. 적은 돈을 투자해 집을 보다 비싸게, 그리고 최대한 빨리 파는 데 이만한 전략이 없다. 그렇다면 홈스테이징에는 대략 얼마의 비용이 필요할까.
미국부동산협회가 2015년 발표한 홈스테이징 보고서에 따르면 홈스테이징에는 평균 675달러(약 78만원)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홈스테이징은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파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콜드웰뱅커 부동산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홈스테이징 주택의 평균 판매가격은 해당 지역의 평균 시세보다 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집을 빨리 파는데도 효과적이다. 미국 부동산 스테이징 협회 조사 결과, 홈스테이징을 한 주택이 매물로 나와 팔리는 기간은 일반 주택에 비해 평균 21%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집이 팔리지 않은 기간이 평균 156일었던 집 174채를 대상으로 홈스테이징 작업을 하자 집이 매물로 나와 팔리는 기간이 평균 42일로 단축됐다.
홈스테이징을 통해 안 팔리던 고가의 주택이 빠르게 팔려나간 사례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 리치몬드힐에 있는 232㎡ 규모의 단독 주택 주인은 홈스테이징에 5500캐나다달러(약 487만원)를 들였다. 당시 78만9900캐나다달러(약 7억원)를 호가하던 주택은 85만1000캐나다달러(약 7억5400만원)에 거래되며 예상보다 6만1100캐나다달러(약 5000만원)의 차익을 더 냈다. 집도 매물로 나온지 5일만에 거래가 성사됐다.
집 안에 단순한 변화를 주는 홈스테이징이 주택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매수자가 주택 구매의사를 결정할 때 집을 보고 받는 첫인상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미국부동산협회가 2015년 발표한 홈스테이징 보고서에 따르면 홈스테이징 작업이 된 집을 산 매수자의 81%가 “자신이 집을 산 후 어떻게 꾸밀수 있을지 쉽게 떠올라서 매수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 일본 건너 국내에도 열풍 불까
한국 정부도 홈스테이징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군을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13개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신직업 육성 추진계획’에 따르면 새로운 직업 41개 중 민간육성 분야에 홈스테이징 전문가를 칭하는 매매주택 연출가가 포함됐다. 당시 정부는 매매주택 연출가 등 15개 민간육성 분야의 경우 자생적 신직업 창출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홈스테이징 산업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민 리노하우스 대표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홈스테이징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경기 침체로 집이 잘 팔리지 않는 시기가 오면 적은 비용으로 집을 차별화해 주택 가치를 끌어올리는 홈스테이징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sunBiz.com 온혜선 기자 강민지 인턴기자
입력 :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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