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둔 하월곡동 집창촌 ‘건강한 약국’ 이미선 약사 미아리도 아니고 텍사스도 아니다. 그러나 ‘미아리 텍사스’로 불린다. 정체불명의 지명처럼, 이곳의 정체는 여전히 불명(不明)의 영역에 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1번지. 사람의 몸을 사고파는 재래시장, 환락과 환멸의 거처마다 ‘미성년자 출입 금지 구역’ 표지판이 붙어 있다. 붉은 천막 아래 다닥다닥 은신한 성매매 업소. 서낭당에나 걸려 있을 법한 기다란 천 조각이 골목 입구에서 장막처럼 햇빛을 차단하고 있다. 2005년부터 추진된 재개발 계획, 최종 이주 완료 기한이 지난 2월이었다. ‘공가(空家)’라고 적힌 빈 건물이 늘었지만, 보상금을 요구하며 업소 수십 곳이 버티고 있다. 유곽의 여자들이 밤마다 손님을 받는다. 아프게 신음하는 자들이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