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을 10년간 30여 차례 오르며 사진 찍어온 사진가 김진홍(70) 작가가 ‘백두산의 사계’전(展)을 연다.
그의 10년간 촬영 이야기를 들으면 그야말로 ‘산전수전’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난해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 김 작가는 북한과 중국의 경계인 서백두에서 구절초를 촬영하고 있었다.
백두산의 하늘은 온통 잿빛이었고 비가 쏟아져 몇 걸음 내딛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칠색 무지개가 비구름 사이로 모습을 갑자기 드러냈고, 그는 사진찍기 좋은 곳을 향해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나고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지만 사진을 찍은 뒤 얻은 희열과 감동에 비하면 고통은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고 한다.
올 1월 말에는 헬기를 타고 4000m 상공에서 눈 덮인 백두산의 모습을 찍었다. 기상 악화와 중국 측 비협조로 일곱 번 도전 끝에 성공했다.
천지 물가 꽃밭에서 백두봉 석양 장면을 촬영한 카메라가 든 가방을 분실했을 때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한다. 그는 카메라의 분실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촬영한 필름과 메모리 카드 속 사진을 잃어버린 것에 큰 슬픔을 느꼈다고 했다. 이런 좌절과 고난 속에서도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백두산에 예측 불가능한 마력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는 사진을 평생 업으로 삼았다. 40여 년간 보도사진, 광고사진, 초상사진을 두루 섭렵했고 사진학원도 운영했다. 10여 년 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왜 백두산인가?’란 질문에 답하는 그에게서 단호함과 백두산에 대한 경외심이 엿보였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형성됐습니까. 단군조선이 백두산의 정기를 받아 형성됐고, 그 정기가 백두대간을 통해 면면히 내려갑니다. 민족정기와 기상, 긍지, 한민족의 정체성이 함께 있는 곳이 백두산이지요. 젊은이들에게 백두산 작품을 통해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고 싶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