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건축

저에너지 표준주택1호

해암도 2014. 12. 29. 11:21

저에너지 표준주택 1호 전원속의 내집 고효율 주택을 합리적 가격에 산다

국내 패시브건축 보급을 위해 앞장서 온 ㈔한국패시브건축협회가 오랫동안 준비한 저에너지 표준주택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평범해 보이는 외관 뒤에는 과학적이고 치밀한 에너지 계산과 정교한 시공이 숨어 있다.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집을 모토로,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로 무장한 에너지 절약 주택을 소개한다.

태양의 고도를 계산, 실내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량을 감안해 처마의 길이를 산정했다.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집,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집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오랫동안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합리적 가격의 저에너지 주택이었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많은 건축주가 저에너지는커녕 주택을 짓는 행위 자체가 고통을 수반하고 있고, 완공 후 그 고통이 더 커지는 집도 있는 시장에서, 합리성을 도모한 저에너지 주택을 어떻게 보급할 것인가에 장시간 고민하였다.


집과 관련된 표현 중에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표현이다. 이 말의 요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으나, 압축해서 이야기하면 ‘허가만 내주는 설계사무소, 도면 없이 시공하는 시공사, 잔금을 주지 않는 건축주’의 합작품일 것이다. 누군가 원인 제공자는 분명히 있지만, 결국은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협회 홈페이지에도 이 고민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패시브하우스를 짓는 비용으로 오히려 최소한의 품질을 가진 하자 없는 집을 지으시라고 권유한 바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단독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보여주려는 집에서 살고자 하는 집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긍정적인 건, 결국 돈을 내는 건축주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이 시장이 변할 리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결국 주택시장은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주택 시장이 합리적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약 3년 전에 ‘고통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집’의 계획을 시작하였다.


이 집을 계획하는 데 우선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 번째는 집이어야 할 것.
두 번째는 저에너지일 것.
세 번째는 기준을 만족하는 자재를 사용할 것.
네 번째는 선택부터 완공까지의 과정이 투명할 것.
다섯 번째는 협회 차원의 보증이 되어야 할 것.


많은 좌충우돌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 원칙에서 출발한 주택이 오랜 시간을 거쳐 이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른바 ‘표준주택’이다. 이름이 무척 거창하여 조금은 불편해 할 사람도 있을 듯한데, 우리나라 모든 주택의 표준이라는 의미라기보다는 협회에서 그동안 진행한 많은 일들의 중심적 역할이자 표준화된 부분의 집합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이 주택은 118.8㎡(36평) 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다 담으려 노력하였고, 뺄 수 있는 것은 모두 빼는 데 최선을 다하였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동쪽과 서쪽에 각각의 방이 있고, 중앙에 거실과 주방, 욕실과 다용도실이 위치한다. 거실과 방 등의 주생활공간은 전면에, 주방과 욕실, 다용도실 등의 보조공간은 배면에 위치한다 .


외부적으로는 각종 문헌과 설문을 통해 주택의 시공과정에서, 또는 완공 후 어떤 점이 소비자가 가장 불만과 불편함이 큰지를 조사하여 계획에 반영하였고, 이는 평면의 구성과 동선, 면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각종 부위의 열교와 자재의 성능, 실내 공기질의 영향, 평균 조도, 환기장치 급배기 위치, 보일러 배치와 효율, 엑셀파이프 최대 길이, 수전의 방향, 현관 턱의 높이, 붙박이 장이 열리는 방향, 창의 크기와 위치, 심지어는 열리는 창의 위치, 높이와 크기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실험을 거쳤다. 이 결과를 몇 장의 완공사진과 시뮬레이션 결과로 다 담을 수는 없어, 그동안 사용한 종이가 10톤 트럭으로 가득한 분량이라는 변명으로 대신하겠다.


결과적으로 이 집은 많은 것이 있지만, 세 가지는 없는 결과를 낳았다.

먼저, 이른바 옵션이 없다. 이것들에는 모든 붙박이 장, 데크, 주방가구, 다용도실 가구, 각종 조명까지 모두 포함된다. 물론 사용자의 요구에 의한 추가는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또한 곰팡이와 결로, 그리고 외풍과 새집 증후군이 없다.


그리고 마감과 소재의 질감 또는 재질에 대한 협의 외에는 설계 변경이 없다. 이 집이 다 마음에 드는데 조금 더 큰 집을 원하거나 방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음에 협회에서 변경된 모델을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변경하고자 한다면 그동안 이 집의 기능과 성능,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거쳐온 모든 과정과 상세도 작업을 다시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은 모두 남쪽으로 배치하고, 실내는 모두 합지벽지로 시공해 투습 기능을 살렸다.

창은 모두 로이코팅 된 삼중창을 써 창호에서 새는 열을 잡았다.

배면에는 열회수환기장치의 흡•배기구와 습기배출전용 배기구도 보인다.


이 집은 기능적으로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충분한 수납, 넓은 다용도실과 주방, 맞통풍, 열교 없는 디테일, 풍부한 일사에너지와 자연채광, 억제된 VOC와 포름알데히드 농도, 용도에 맞는 공간의 높이, 그리고 19.6㎡(6평)의 다락방과 사용자에게 드리는 운영•관리 매뉴얼이 그것이다. 물론 완공 후 정해진 기간 동안 행하는 정기 점검도 포함된다. 그 외의 세심한 기술적인 사항은 여기에 다 열거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듯하여 생략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결정의 중심은 항상 ‘인간’이었다.


지금 이 1호 주택은 지난가을, 경북 영주에 완공되었으며, 곧 2호 주택이 충북 괴산에 들어설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직접 보시고 판단할 수 있도록, 쉽지는 않겠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각 도에 주택을 하나씩 지을 예정이다. 혹시 가볼 사람들을 위해 첨언을 하자면 1호 주택에서 보일러실 석유통의 크기가 어긋나면서 보일러의 위치가 예상치를 벗어났지만, 2호 주택부터는 수정될 것이다.

이 집의 판매 방식은 해당 지역의 협회 회원사와 개별적 상담을 통해 계약이 되며, 이 계약 안에는 건축인허가절차 비용과 시공비, 인증비, 하자보증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계약에는 협회의 품질보증과 협회회원사의 책임시공이 함께 하며, 시공과정과 완공 후 모든 품질에 대한 책임을 협회에서 진다. 물론 건축주 측에서도 이에 대응되는 의무사항을 지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1억7천5백만원이며, 평단가는 175,000천원 / 33평≒530만원이다. 다락의 면적은 실사용 면적의 절반만 포함하였고, 대지의 상황에 따라 토목공사비는 추가될 수 있다. 공사기간은 기초부터 시작해서 45일(작업일수 기준)이다.


구조 방식은 유럽식 경골목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그 외의 구조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으로 당분간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불가능하며, 어떤 구조 방식이든 동일한 품질이다.

단순하지만 에너지효율과 미학적인 비례를 잘 조합해 균형을 갖춘 건물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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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주방의 역할을 겸하는 다용도실

4인 가족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된 평면과 넉넉한 수납공간


HOUSE INFO
  • 면적 : 1층_99.2㎡(30평), 다락_19.6㎡(6평)
  • 바닥 : 철근콘크리트기초 위 온돌(열교포함 Ua : 0.22W/mK)
  • 외벽 구축 방식 : 2×8 목구조(열교포함 Ua : 0.17W/mK)
  • 지붕형식 : 외부통기지붕 방식(열교포함 Ua : 0.16W/mK)
  • 창호 : 로이삼중유리 시스템 창호(Ug : 0.75 W/mK, Uf : 1.0 W/mK, g값 : 0.43)
  • 환기장치 : 전열교환환기장치 (전력소비량 포함 효율 73.4%, F등급 필터, 소음기 포함. TAB 시험 포함)
  • 차양 : 고정식 돌출 차양(전동차양으로 선택 가능)
  • 위생기구 : 절수형 위생기구(녹색건축자재 인증)
  • 모든 가구의 심재 등급 : E0 등급(주방가구 포함)
  • 조명 : LED(식탁등은 3파장 형광등)
  • 석고보드 : 탈황석고보드 a(녹색건축자재 인증)
  • 벽지 : 합지벽지(녹색건축자재 인증)
  • 모든 부자재 : KS 인증 제품
  • 기밀성능 : 0.6회/h @50Pa
  • 에너지성능 : 5리터 하우스
  • 설계 : ㈜자림건축사사무소, ㈔한국패시브건축협회
  • 시공 : 화미건축

이 집은 이른바 기성복이다. 맞춤복을 원하는 어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잘 만든 기성복이고 싶었다. 집이란 ‘이미 마음속에 있는 것을 꺼내 놓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기성복을 필요로 하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집은 결코 ‘싸지’ 않다. 우리는 싼 집이 아닌 제대로 된 집을 지으려고 했다. 그래서 그 성능과 품질에 대한 적정한 가격이라 믿는다. 우리 협회와 회원사 모두의 마음을 꺼내 놓았기 때문에 나머지는 결국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이 주택의 결과를 겸허히 지켜볼 것이다.


몇 가지 추가적으로 밝힐 점은 2×8 목구조의 열교값이 완전히 만족한 범위 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는 있었지만, 비용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판단되었다. 이 집의 숙제이자, 언젠가는 풀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1호 주택의 경우 4리터 내외의 성능을 염두에 두었는데, 경북 영주의 기후 조건이 좋지 않아 5리터로 평가되었다.

LOW-ENERGY HOUSE


저에너지 표준주택 1호 이미지 1

01. 대지 전경이다. 기존 과수원의 일부를 필지 분할하여 대지로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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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잡석지정 위에 줄기초 형식으로 바닥 슬래브를 타설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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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외벽 스터드 작업 모습으로 내벽과 외벽이 만나는 부위는 기밀층을 선시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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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벽체와 지붕의 골조가 완성된 모습이다. 외부 쪽으로의 원활한 습기 배출을 위하여 횡하중에 대한 구조 확인을 거친 후 OSB 사이를 이격시켜 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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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외피에 투습방수지가 시공된 모습이며, 방수 및 방풍은 물론이고 기밀성능의 향상을 위해 기밀테이프 등으로 꼼꼼하게 시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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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지붕외피의 투습방수지로 원할한 투습과 천공복사와 태양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통기지붕형식으로 시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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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외피를 관통하는 부위는 내측의 가변형방습지와 외측의 투습방수지, 양쪽 모두 기밀하게 시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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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창틀 주위로 창의 설치 시 열교를 줄이기 위해 단열재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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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내부에 정상밀도(25㎏/㎥)의 그라스울이 벽체와 지붕에 틈새 없이 시공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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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피 내측에 가변형투습지로 방습층 및 기밀층을 형성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비층을 설치 후 단열재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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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외벽은 치장벽돌과 목재루버, 지붕은 징크로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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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실내에서 단열외피의 내측을 촬영한 열화상이다. 촬영시의 실외온도가 약 3℃, 실내온도는 약 23℃ 정도이며, 각 지점의 온도는 유리모서리(M1)가 19.2℃, 벽체표면(M2)가 22.3℃, 유리의 중앙표면(M3)가 20.7℃로서 실내표면온도분포가 쾌적범위 내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 070-7603-6621 | www.phiko.kr
구성   정사은   사진    변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