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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칼럼] 2014년 골프계 판도 UP&DOWN

해암도 2014. 12. 9. 16:53

2014년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휘영청 밝은 달도 결국엔 기울듯 세계 최고 골퍼들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골프계도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많은 부침과 변화가 있었다. 최근 발표된 세계랭킹과 지난해 말 세계랭킹을 비교하여 세계 정상급 선수 중 올해 가장 랭킹이 상승하거나 가장 하락한 남녀 골퍼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올 한해 세계 골프계의 판도 변화를 정리해본다.

▲남녀 골프 세계랭킹 톱10(2014년 12월 1일 현재).

올해 남자 프로골프에서 세계랭킹이 가장 많이 오른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계 미국 골퍼인 케빈 나다. 지난 2001년 17살의 어린 나이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로 데뷔해 2011년 감격스런 첫 우승을 거두었지만,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2차례의 준우승을 포함, 모두 5차례나 톱10에 드는 맹활약을 펼치며 랭킹을 무려 206계단이나 끌어올렸다.

▲패트릭 리드는 올해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27위로 47계단이 상승했다.

캘러웨이 소속선수인 패트릭 리드와 크리스 커크도 올해 각각 2차례와 1차례의 우승을 거두며 케빈 나 다음으로 높은 랭킹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의 리키 파울러는 올 시즌 치러진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5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진기록을 세우며, 랭킹을 단박에 9위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파울러는 US오픈과 디 오픈에서 잇달아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4차례의 준우승을 포함, 11차례 TOP 10에 진입하여 세계랭킹 5위로 재기한 짐 퓨릭.

2010년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때 세계랭킹 1위에까지 올랐던 독일의 마르틴 카이머는 2012년 이후 우승을 올리지 못하며 추락을 거듭하다 올 시즌들어 제 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 플레이어스와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나란히 부진을 겪었던 버바 왓슨과 짐 퓨릭도 올해 빼어난 성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왓슨은 지난 2012년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2번째 우승을 거두는 등 올 시즌 총 3승으로 단번에 4위로 뛰어올랐다. 짐 퓨릭 역시 4차례의 준우승을 포함, 도합 11차례나 톱10에 드는 활약으로 5위로 도약했다.

▲2014년 세계 랭킹이 가장 상승한 골퍼와 가장 추락한 골퍼 톱10(남자).

한편 올해 순위가 가장 많이 추락한 선수는 닉 와트니로 지난해 30위에서 올해 현재 119위로 무려 89계단이나 하락했다. 2012년 페덱스컵 챔피언 브랜트 스네디커도 지난해 갈비뼈 부상 이후 아직 우승이 없어 닉 와트니 다음으로 랭킹이 많이 하락했다.

지난해 세계랭킹 1위였던 타이거 우즈를 포함, 올해 세계랭킹이 가장 많이 하락한 선수 10명 중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가 무려 4명(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루크 도널드, 리 웨스트우드)이나 돼 스포츠의 세계에서 결코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2014년 세계 랭킹이 가장 상승한 골퍼와 가장 추락한 골퍼 톱10(여자).

여자골프에서 올해 세계랭킹이 가장 많이 상승한 선수는 단연 한국의 백규정이다. 지난해 말 206위에서 올 현재 11위로 무려 195계단이나 상승했다. 데뷔 첫 해였던 한국여자프로투어에서 3차례나 우승하는 등 총 13차례나 톱10에 드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초청선수로 참가한 LPGA 외환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내로라하는 LPGA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LPGA 시드를 획득하기도 했다.

▲천재소녀 리디아 고는 데뷔와 함께 3승을 거두며 LPGA 랭킹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백규정 다음으로 랭킹이 많이 오른 선수는 잉글랜드의 천재 소녀 찰리 헐이다. 헐은 지난해 프로로 데뷔해 여자유러피언투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만 18세의 나이로 여자유러피언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솔하임컵 유럽대표로 뽑혀 US여자오픈 챔피언인 폴라 크리머를 일대일 매치플레이에서 꺾으며 유럽골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012년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면서 골프에 전념하기 시작한 미셸 위도 올 시즌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모두 13차례나 톱10에 드는 호성적으로 세계랭킹 6위로 수직상승했다. 허리를 ㄱ자로 꺾는 독특한(?) 퍼팅 자세로 한때 골프팬과 전문가들로부터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약점이었던 퍼팅이 좋아지면서 보다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 95년생으로 백규정과 동갑나기인 김효주(19세)는 물론 전인지(20세), 이정민(22세), 허윤경(24세) 등도 높은 상승세로 톱10에 들어 한국 여자골프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미야자토 아이는 LPGA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77계단이나 랭킹이 하락했다.

한편 2010년 한해에만 무려 5승을 싹쓸이하며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일본의 골프천재 미야자토 아이는 LPGA의 길어진 전장과 장타자에게 유리하게 바뀐 코스 세팅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해와 올해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하면서 올 시즌 가장 크게 랭킹이 하락한 선수로 뽑혔다. 지난해 21위에서 올해 98위로 무려 77계단이나 급락했다. 같은 일본 출신으로 LPGA에서 함께 뛰고 있는 미야자토 미카 역시 큰 폭으로 랭킹이 하락했다. 두 선수의 몰락은 남자투어에 이어 여자투어에서도 바야흐로 장타자 전성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2월 만 17세의 나이로 자국에서 개최된 혼다 LPGA 타일랜드 마지막 라운드에서 2타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로 박인비에게 우승을 헌납한 태국의 기대주 아리야 주타누가른과 한때 아니카 소렌스탐과 로레나 오초아에 이은 골프 여제로 각광받던 대만의 쩡야니도 계속된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급락했다.


쿠바시가 골프 칼럼니스트
제공 캘러웨이골프                        

  • 시니어조선 senior@chosun.com     입력 : 2014.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