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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샘,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는 도움

해암도 2013. 4. 7. 07:59

 

교보문고 샘,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는 도움 되겠지만…

국내 전자책(eBook) 시장이 두 거대 유통사를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이퍼드(ePub) 연합. 각각 '샘(sam)'과 '크레마(crema)'라는 이름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고 관련 서비스를 런칭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교보문고가 선보인 '샘'을 두고 관련업계에 말들이 많다. '샘'은 회원제 서비스와 함께 판매하는데 월 15,000원만 내면 매월 5권의 전자책을 종류에 상관없이 볼 수 있다. 7천원짜리 책이던 2만원짜리 5권 내에서는 한 달 동안 대여해서 볼 수 있는 대여방식 서비스다. 출판업계는 이런 서비스가 책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종이책 구매자를 상대적으로 차별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샘'을 한 주 동안 실제로 써 봤다. 단말기는 아이리버가 만들었다. 아이리버는 이미 2011년에 구글 북스(Google Books) 전용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 HD'를 개발, 납품한 경험이 있다. 그 기술이 그대로 녹아있는 '샘'은 얇고 가벼우면서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경쟁 제품인 '크레마'와 비교하면 좀더 날렵한 느낌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XGA급 전자잉크(E-Ink)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크기는 6인치로 무게는 202g이다. 배터리는 1,7mAh로 전자잉크가 워낙 전기 소비량이 적어 대기 시간이 무려 112일에 달한다. 한 번 충전에 일주일 정도 여행을 가는데 충전기 없이 가도 걱정이 없다.

전자책을 다운받기 위해서는 무선랜(Wi-Fi)를 이용해 교보문고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인터넷연결이 느린 기존 전자책과 달리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교보문고 전자책 단말기 '샘(sam)'은 한 손에 들고 읽어도 될만큼 날렵하고 가볍다./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처음 전원을 켜면 첫 화면에 서재가 나타난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화면 가장 위에 나타나고 얼마나 읽었는지 진행율이 퍼센티지로 표시된다. 읽을 수 있는 책 목록이 그 아래쪽에 보인다. 화살표를 이용해 화면을 움직이면 다운로드받아놓은 나머지 목록이 나타난다.

책을 클릭하면 책 뷰어 화면으로 넘어간다. 뷰어 화면 옵션은 크레마 증 경쟁 제품과 큰 차이가없다. 글씨 크기, 폰트, 문단/줄 간격, 상하 좌우 여백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북마크, 형광펜, 메모 등의 편의 기능이 있고 동아 프라임 사전을 내장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전자책 단말기인 만큼 성능은 제일 뛰어나다. 켜고 끄는 속도도 빠르고 뷰어 화면에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쾌적하다. 아이패드에 비하면 훨씬 가볍고 전자잉크가 눈이 부시지 않아 오랫동안 책을 읽어도 눈이 시리지 않는다. 특히 한 손에 들고 읽어도 부담이 없을 만큼 가볍고 들기 편한 점이 좋았다.

출장을 가는 버스나 기차, 비행기 안에서 잠깐씩 주어지는 여유 시간을 활용하기에 전자책은 최고의 파트너다. 부피가 작고 가벼운 점은 종이책의 단점을 완전히 보완한다.

'샘'이 기존 전자책에 비해 성능은 약간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단말기의 성능 보다는 교보문고가 선보인 회원제 서비스가 핵심이다. 독서광이라면 회원제 서비스에 가입하고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단말기 구매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단,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 유통 기업인 교모문고가 판매가 아닌 대여를 하는 것이 옳은지는 더 지켜볼 문제다. 전체 출판 시장의 2% 밖에 되지 않는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역효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북스조선 안병수 기자  : 201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