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조무제·배기원·김신… 존경받는 鄕判 출신도

해암도 2014. 3. 31. 05:51

[법원, 이대로는 안된다]

 원룸 살며 버스·지하철 이용, 구청에서 무료로 법률상담
소수자 위한 판결 앞장서기도

향판(鄕判·지역법관)은 문제 판사만 있는 게 아니다. 법원 안팎에서 올바른 처신으로 존경받고 대법관에 오른 이들도 있다. 조무제(73) 전 대법관과, 배기원(74) 전 대법관, 김신(57) 현 대법관 등이 그들이다.

조무제 전 대법관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부산 동아대를 나와 1970년부터 28년간 부산·대구·창원 등지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당시 6300여만원을 신고해 꼴찌를 차지, '딸깍발이(신이 없어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는 가난한 선비) 판사'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영남지역에서만 법관을 오래했지만 공정한 재판, 존경받는 향판 자격으로 1998년 대법관이 됐다. 대법관 시절 전세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비서관을 두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청빈 대법관'으로 불렸다. 2004년 대법관 퇴임 후 모교인 동아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2009년부터는 부산지법 조정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조무제, 배기원, 김신 사진
조무제, 배기원, 김신.
대구 출신으로 역시 향판 출신인 배 전 대법관은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지만, 판사 임관 후 18년간 주로 부산·대구 지역 법원에서 근무했다. 1998년부터 12년간 대구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0년 대법관이 됐다. 2005년 대법관 퇴임 후에는 모교인 영남대에서 석좌교수를 지내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최근에는 서울의 한 구청에서 무료 법률 상담을 하고 있다.

배 전 대법관은 최근 논란이 된 '황제 노역' 판결에 대해 "이번 판결은 객관성·균형성을 맞추지 못하고 기준에 훨씬 벗어나 논란을 자초했고, 그래서 향판이 무더기로 욕을 먹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향판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판사 개인의 자질 문제"라며, "대법원에서 주기적으로 윤리 교육을 하면서 정밀하게 향판을 평가하고, 지역 법원에서 세미나 또는 법관 회의 등을 열어 판사 자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 대법관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3년부터 29년간 부산·울산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판사 생활을 하면서 소수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판결을 많이 했으며, 2012년에 대법관이 됐다.                      송원형 기자 조선 : 201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