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해암도 2014. 1. 11. 10:22

안철수 제안 8번 거절했지만... 이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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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의 제안을 여덟 번이나 거절했던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안 의원의 어떤 말이 윤 의장의 마음을 흔들었냐"는 질문에 "저는 꼭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버렸습니다.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했는데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피투성이가 돼도 앞으로만 가겠습니다. 그의 표정이나 어조가 아주 결의에 찬 모습이어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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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책사' 윤여준이 돌아왔다. 그는 한국 보수정치에서 이름난 전략가였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쳐 한나라당에서 주로 전략을 짰다. 정치에서 발을 뗀 뒤로는 법륜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평화재단에서 평화연구원장을 지내며 안철수 의원과 <청춘콘서트>를 했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도 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이 떨리는 듯 눈가가 파르르 흔들렸다. 보수정치에 구력이 붙은 그에게 <청춘콘서트>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듯 싶다.

2011년 9월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처음 밝혔다고 전했을 때 그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해 그만큼 기대가 컸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300분의 1 멘토로 취급됐다. 정가엔 보수책사 윤여준이 정치신예 안철수에게 된통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한동안 둘 사이는 소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만남의 목적은 새 정치를 이루겠다는 이유 단 하나다.

요즘 하루에 네 건씩 종일 방송출연에 신문과 잡지 인터뷰, 새 정치 의제설정으로 그야말로 물 샐 틈 없는 일과를 보내고 있는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을 지난 8일 오전 만났다.

서울 여의도 신동해 빌딩 11층 새정치추진위원회(아래 새정추)  간판을 열고 들어가면 짧고 비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네 곳의 문이 있는데 그중 지문인식을 해야만 통과 가능한 방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첫 번째 문이 윤 의장의 방이었다. 방엔 윤 의장과 비서, 회의용 탁자까지 있어서 매우 비좁았다. 윤 의장은 익숙한 듯 또 익숙지 않은 듯 아주 계면쩍게 웃으며 <오마이뉴스> 취재진을 반겼다. 그는 다시 돌아온 '새 정치의 책사' 윤여준이었다.     

90분간 인터뷰를 통해 그는 꽤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어떤 때는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로 지으며, 또 어떤 때는 매우 심각하고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에 답변했다. 정리하니 모두 A4용지로 10장이 넘었다. 이 인터뷰는 자료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4편으로 쪼개 전부 소화하기로 했다. 이것은 그 첫 번째 편이다.

"안철수 많이 바뀌었더라... 준비중인 신당 선거용은 아냐"

- 8일 대구와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대구 민심은 어땠나.
"새정추 모임에 모인 사람들만 갖고 대구민심을 판단한다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 지지자들의 모임이고, 주로 대구나 TK 헤게모니에 비판적인 분들이 모여서 발언을 한 터라 더욱 그렇다.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을 대구민심의 샘플로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런데 현지 기자들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기자들의 분위기가 바뀐 건 대구 민심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아니겠나. 기자들이 현지소식을 많이 전해줬는데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했다."

- 어떻게 바뀌었다는 건가.
"무조건 새누리당 지지가 지배적이었던 정서가 바뀌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고 투표를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투표소에 가면 습관적으로 찍을 수 있는 거니까."

- 안 의원이 팔고초려를 해서 윤 의장을 모셨다고 했는데.
"그런 말을 쓰면 제가 아주 민망해진다. 제가 뭐라고 팔고초려라는 말이 나오나. 제갈량도 세 번만에 나왔는데 제가 무슨…. 안 의원과는 그냥 만났다. 조건은 없었다. 만약 아주 현란한 말로 했다면 저도 똑같은 방법으로 거절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안 의원은 말이 아주 소박하다. 단순명료하게 몇 마디 말로 함께 하자고 하는데 안 하겠다고 하기가 딱했다. 그래도 계속 냉정하게 안 한다고 했다. 그랬는데… 음. 그래서 제가 업보라고 한다.

3년 전 <청춘콘서트>를 할 때 제가 먼저 안 의원에게 정치개혁을 역설했다. 새정치는 제가 먼저 꺼낸 얘기다.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열광하는 걸 보고 저건 결국 안 의원에 대한 기대인데 그 기대는 결국 책임이고, 그럼 그 책임에 부응해야 할 게 아니오, 한국정치를 바꾸는 일을 합시다, 했었다. 안 의원도 한국정치를 바꾸는 데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 했다. 그러니 그가 다시 왔을 때 내가 안 하겠다 하기가 참 그랬다. 그래서 이건 업보다."

- 여덟 번이나 냉정하게 거절했는데, 안 의원의 어떤 말이 윤 의장의 마음을 흔든 건가.
"저는 꼭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버렸습니다.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했는데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피투성이가 돼도 앞으로만 가겠습니다. 그의 표정이나 어조가 아주 결의에 찬 모습이어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나는 속으로 '안철수 많이 변했다' 했다. 여기 오기 전, 밖에서 주로 들은 얘기는 안 의원이 정치를 하다가 힘들면 아, 그거 고만두지 뭐, 할 가능성이 많다는 거였다. 어려움을 뚫고 끝까지 가겠냐, 안철수 의원의 의지에 확신을 못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직접 다시 만난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래서 내가 농담 삼아 물었다. 옆걸음질은 어떻게 할 거냐고. 그랬더니 아주 단호하게 그것도 안 합니다 해서 크게 웃기도 했다."

- 의장직을 수락하기 전 안 의원의 정치행보에 대해 비판도 하셨는데 직접 만났을 때 안 의원의 새정치에 대해 뭐라고 직언하셨나.
"좀 신랄하게 했다. (웃음)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하면 그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하는데 안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그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했다. 또 안철수라는 사람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확 잡아당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화끈한 걸 좋아하는데, 그는 화끈하지가 않다. 그렇게 하지 말고 화끈하게 해라.

또, 정치는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한데 자꾸 놓치는 것 같다. 이슈에 비껴서 있는 모습은 안 좋다. 그랬더니 안 의원이 다 듣고 수용했다. 그게 다 제가 고쳐야 할 점들이고 배워야 할 점들입니다 했다. 깜짝 놀랐다. 3년 전 같으면 절대로 그런 비판 수용 안한다. 아마 그 말을 하는 동안 벌써 표정부터 바뀌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내 지적이 맞다고 했다."

- 그동안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헤맨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안 의원 스스로 정치경험이 없으니까 판단하는 데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보좌를 제대로 했으면 또 혹시 모르겠는데… 다른 건 내부사정을 제가 잘 몰라서. 그리고 정치적 순발력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거다. 조직이 만들어지면 팀워크가 생기고 그런 조직이 회전하고 회전에 속도가 붙어야 생산성이 생기는 거다. 이 조직은 별안간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모았고 모인 사람들끼리 동질감을 느끼고 팀워크를 맞추고 고도의 속도를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어려웠던 게 아닌가 짐작하고 있다."

- 3월 창당설이 나왔는데.
"시간을 역산해보면 6.4 지방선거니까 늦어도 3월까지는 당이 만들어져 있어야 당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했던 걸 기자들이 3월 창당설로 쓴 거다. 그러나 저도 할 말은 없다. 그래야 기사가 되니까. 저도 예전에 정치부 기자 할 때 그렇게 많이 썼다.(웃음)"

- 창당을 하려면 총선 전에 해야지 왜 지방선거를 앞두고 하느냐, 잘못된 선택이다, 이렇게 비판하는 정치권 관계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지나친 공학적 접근이다. 선거에 임박해서 당을 만들면 순전히 선거를 의식해서 만드는 정당이 된다. 안철수라는 사람이 만들려는 신당은 선거용 정당이 아니다. 대안정당을 만들려고 하는데 우연히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는 것뿐이다. 새 정치를 한다면서 전국 규모의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닌가. 그러니 참여하겠다고 하는 거다. 눈덩이도 굴려야 커지듯이 기왕에 하는 것 제 생각 같아서는 미리 당을 만들어서 하고 싶은데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당을 미리 만들어서 열심히 설득하고 호소해야 세력이 커진다."

- 목전에 닥친 지방선거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 전국에 모든 후보를 내고 기성정당들과 한판 붙는 건가?
"기초단체장은 물론 의원들까지 전부 빈 데 없이 후보를 다 낼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후보를 내보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선거준비의 핵심은 사람이다. 기초보다 광역이 우선이고. 안 의원과 공동위원장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걸로 안다."

- 새 정치 한다면서 아무나 모실 수는 없을 텐데 인재선발의 원칙과 기준은 뭔가.
"무슨 입사시험 보듯이 그렇게는 안 된다. 정치는 종합적으로 봐야 하니까. 국민들은 새 사람을 요구한다. 그럼 새사람이 누구인가. 국민이 전혀 모르는 사람? 그럼 표를 안 준다. 정치에 무관하면 새 사람? 정치에 관심 있고 참여 경험도 있는 사람 중에 새 사람을 찾아야 한다. 흠결 없는 사람이 새 사람? 신이 아닌 다음에야 흠결 없는 사람이 있냐. 약간의 흠결이 있어도 새 정치 원칙에 동의하면 같이 할 수도 있는 거다.

현실정치에 참여했다면 다 구정치? 구정치에 참여했더라도 그때 무슨 생각과 무슨 행동을 했나가 중요하다. 김효석 위원장도 민주당에서 뉴민주당플랜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구정치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새 정치를 고민했던 사람들을 자꾸 흔들면 안 된다. 현재의 권력자에게는 말 한 마디로 못하면서 힘없는 사람들에게 자꾸 딴죽을 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인터뷰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