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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연방정부 공중보건 최고 책임자를 지낸 비벡 머시 전 의무총감(SG) 겸 공중보건서비스(PHSCC) 단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인 올 초 알코올음료에 암 위험 경고 문구 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알코올 섭취가 최소 7가지 유형의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얼마 후 또 다른 연방 보고서는 주당 9잔 이상의 알코올음료를 소비할 경우, 이로 인해 100명 중 1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하는 양이다. 맥주(4.5%) 355㎖, 포도주(12%) 148㎖, 위스키(40%) 44㎖ 그리고 17도짜리 소주 103㎖로 약 3.5분의 1병(360㎖ 기준)이다.
한 때 ‘적당한’ 음주는 심장 건강을 강화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호식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같은 보고서는 “안전한 음주란 없다”고 결론짓는다. 심지어 단 한 방울의 알코올도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따르면 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 이하인 미국인 식이 지침을 지켜도 위험이 따르며,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상황은 악화한다.
알코올은 왜 위험할까.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사를 게재해 이를 소개한다.
알코올은 곡물, 과일, 채소를 발효하여 만든 자연 음료다. 이 재료들은 원래 형태라면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다. 그런데 이것들로 만든 알코올은 왜 그렇게 나쁜 걸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체내 대사 과정에서 독성 부산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막걸리, 소주, 와인, 위스키, 사케…. 어떤 술을 마시든 몸 안의 효소는 체내 알코올(화학적으로는 에탄올)을 대사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 과정의 대부분은 간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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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은 아세트알데하이드(또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부산물로 분해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알코올이 신체에 해를 끼치는 주요 원인을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아세트알데하이드 생성과 관련이 있다”라고 콜로라도 의과대학의 내과 전문의이자 조교수인 에덴 번스타인(Eden Bernstein) 박사가 설명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양한 조직에 매우 유독하게 작용한다. 보스턴 소재 비영리 병원 네트워크인 매스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의 약물사용장애 부문 수석 의료책임자인 사라 웨이크먼(Sarah Wakeman) 박사에 따르면 이 물질은 간, 췌장, 뇌와 같은 알코올 대사에 직접 관여하는 신체 부위뿐만 아니라 DNA 자체를 손상시킬 수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에 노출되면 DNA 손상과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번스타인 박사는 설명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DNA와 결합 후 이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한다. DNA가 손상되면 세포가 제어되지 않고 성장하여 암 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신체에 얼마나 해를 끼칠지 결정하는 요인은 많다. 가장 분명한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는 사람은 적은 양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에 노출되어 더 큰 손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하지만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사람마다 유전적 요인과 기타 위험 요소에 따라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웨이크먼 박사가 설명했다.
에탄올은 독성 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한 후에도 무독성 부산물로 계속 분해한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분해 효소가 다른 사람들보다 적어 더 천천히 작용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그 유독한 효과에 더 오래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인의 약 30%는 선천적으로 이 분해효소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과음과 흡연 같은 여러 위험한 습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손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알코올은 염증을 유발한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몸에 염증이 생긴다. 이 역시 알코올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은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즉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유형의 분자 간의 불균형을 일으킨다.
알코올은 또한 입, 내장, 그리고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을 교란시킨다. 번스타인 박사에 따르면 이로 인해 유해(나쁜)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증식할 수 있다. 알코올은 장 세포를 손상시켜 위장관에 제한적으로 존재하던 병원균이 혈류를 통해 퍼질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는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웨이크먼 박사는 “염증은 정말로 적이 될 수 있다. 염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 변화를 초래하여 암과 같은 건강 문제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알코올 대사와 그로 인한 염증이 심각한 뇌 손상, 뇌 축소(brain shrinkage), 또는 알코올 유발성 치매와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과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은?
알코올과 관련된 암은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직접 접촉하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입, 목, 위 등에 나타난다.
그러나 유방암은 예외다. 알코올 섭취는 신체가 에스트로겐을 대사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호르몬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 관련 유방암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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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섭취에 따른 부상.
알코올은 신체 내부에서 복잡한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것 외에도 취한 상태로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를 내는 등 다양한 종류의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캘리포니아 공중 보건 연구소의 알코올 연구 그룹 과학 책임자인 윌리엄 커(William Kerr) 박사가 말했다.
2020~2021년 2년 동안 미국에서 기록된 알코올 관련 사망의 30% 이상이 사고와 부상에 따른 심각한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심장 건강에 대한 이점은?
적당한 음주(예를 들면 저녁 식사에 곁들이는 레드 와인 한 잔)가 심장 건강을 개선한다고 결론 내린 연구가 과거에 여럿 있었다. 최근에도 가끔 나온다. 2024년 12월, 미 국립 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의 보고서는 다른 최근 알코올 관련 보고서와 대조적으로 “적당한 음주는 비음주에 비해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적당한 가능성’으로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 또한 적당한 음주가 일부 암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최근 많은 연구자들은 과거 연구에서 설계상의 결함으로 인해 음주의 심혈관 이점에 대한 결과를 과장했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결함을 수정한 최근의 몇몇 메타분석 연구를 보면 알코올의 건강상의 이점이 사라진다.
세계심장재단(World Heart Foundation)은 2022년 정책 보고서에서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알코올은 심장에 좋지 않다”라고 밝혔다. 미국 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과도한 음주가 고혈압,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부정맥), 때로는 심부전과도 연관이 있다고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즉시 술을 끊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영양가가 낮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적당하거나 가벼운 음주는 전반적으로 건강한 생활 방식에 포함될 수 있다고 웨이크먼 박사는 설명한다.
그녀는 이 문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할 일이 아니라며 궁극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위험 요소와 허용치를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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