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품기업 성공’ 교재 만들어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연구 사례로 선정해 교재로 채택했다.
CJ제일제당은 14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포레스트 라인하르트(Reinhardt) 교수, 소퍼트 라이너트(Sophus A. Reinert) 교수와 슈 린(Shu Lin) 연구원이 CJ제일제당 사례를 중심으로 K푸드 세계화의 성공 과정을 분석한 교재를 지난 10일(현지 시각)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한국 식품 기업을 연구 사례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전 세계 경영대학원 중 가장 많은 대기업 CEO를 배출한 학교로, 이곳에서 진행하는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엔 전 세계 유수의 기업인들이 참가한다. 해당 교재가 공개된 프로그램에도 전 세계 각국의 CEO 및 기업 관리자 180여 명이 참여했다.
교재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K푸드 경쟁력의 원천을 분석한 부분이었다. 라인하르트 교수 등은 교재를 통해 “한국의 K컬처는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 현상’이 됐다. K푸드는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함께 조명받게 됐고, 한식 시장의 규모까지 덕분에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먼저 널리 퍼져나간 덕분에 한국의 음식 산업까지 확대됐다는 의미다.
산업화와 현대화의 역사가 짧은 한국은 그동안 정부 주도의 정책에 의존해 대부분의 상품을 수출해왔지만, K푸드만큼은 문화라는 소프트웨어가 먼저 커진 덕분에 한국 음식 시장의 판로가 열렸고 생산시설이 확대됐으며 산업 전체 덩치가 커진, 이례적인 경우라는 것이다.
◇”K컬처, K푸드 산업까지 이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진은 K푸드 글로벌 확장의 주요 사례로 한국에서 가장 큰 식품 기업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만두·냉동 피자 등에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CJ제일제당을 주목했다고 했다. 이들은 “전 세계 종합식품 회사 중 네슬레를 제외하면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K푸드 기업으로선 CJ제일제당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봤고, 이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 단계를 주목했다.
라인하르트 교수 등은 먼저 CJ제일제당의 ‘K컬처 마케팅’에 주목했다. CJ제일제당 역시 K팝이 미국이란 영토에 한류(韓流)를 가져왔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음식 시장을 개척해도 된다고 판단하고 영토를 확장해왔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들은 교재에 이같이 썼다. “2023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엔 CJ가 주최한 케이팝 콘서트 행사를 보기 위해 14만명이 몰려들었다. 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은 이곳에 부스를 차려놓고 만두와 떡볶이 같은 K푸드를 팔았고, 음식 냄새를 맡은 사람들은 줄을 섰다. K컬처가 지닌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교수진은 또한 “CJ제일제당이 냉동 유통 채널 슈완스를 인수, 2019년 23억달러였던 매출은 2022년 30억달러까지 키웠고, 월마트·크로거 같은 대형마트에 상품을 입점시킴으로써 물류 신경망을 빠르게 넓혀온 것도 미국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현지화에 능한 K푸드”
교수진은 CJ제일제당이 K푸드를 해외에서 판매할 때 현지화 전략에 신경 쓴 것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교재에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의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글로벌 전략 제품을 선정했다. 특히 만두의 경우엔 미국 현지 공장에서 고수를 넣은 제품을 만들거나, 한입에 들어가는 제품을 만드는 식으로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고 썼다. “이 덕분에 비비고 만두는 2020년 단일 품목으로 글로벌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부터 미국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고도 했다.
국가별 전략을 다르게 짠 것에도 주목했다. 라인하르트 교수 등은 “나라별로 인구와 소득 수준, 한식당 수와 콜드체인 인프라까지 면밀히 검토하면서 K푸드를 확장해 나간 것이 영토를 더욱 넓힐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쪽에서 ‘글로벌로 확장된 한국의 대중문화가 한국의 식품 산업까지 전 세계에 확장시킨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고, 이를 위해 당사 사례를 교재에 쓰고 싶다’고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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