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아웃 이적료 제시하면 협상 자동 개시
이강인에 바이 아웃 금액 제시한 구단 없는 듯
김민재, 시장 가치보다 낮은 바이 아웃 금액 문제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되는 김민재(27)와 이강인(22)이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구단과 계약을 맺을 때 삽입한 바이 아웃(Buy Out) 조항을 둘러싸고 각종 설이 제기되면서 이 조항이 무엇인지에 축구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 아웃이란 원래 경제·경영 용어였다. 바이 아웃은 특정 기업 지분을 사들인 뒤 기업 가치를 높인 후 그 지분을 되팔아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바이 아웃 펀드 역시 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다시 기업을 되팔아 고수익을 올리는 사모 펀드를 가리킨다.
스포츠계에서도 바이 아웃이 쓰인다. 스포츠, 특히 프로축구계에서 선수와 구단이 계약할 때 바이 아웃 조항을 삽입한다.
의미는 경제·경영 쪽과 비슷하다. 프로축구단은 선수를 영입하고 이적시키며 금전적 이익을 취한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유망주를 값싼 가격에 영입한 뒤 비싼 이적료를 받고 다른 구단에 팔아 이익을 남긴다.
구단들은 선수들과 계약 때 선수별로 각기 다른 바이 아웃 조항을 넣는다. 바이 아웃으로 설정된 금액보다 큰 이적료를 제시하는 타 구단은 소속 구단과 협의 없이 직접 선수와 이적 협상을 할 수 있다.
결국 바이 아웃으로 설정된 금액은 '이정도면 선수에게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 목표 수익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는 해당 구단의 선수 미래 가치 예측에 해당한다.
이강인의 바이 아웃을 둘러싼 이강인과 마요르카 간 줄다리기는 더 많은 이적료를 챙기려는 마요르카의 욕심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이강인에게는 스페인 라리가 소속팀 마요르카와 당초 1700만 유로(약 227억원)의 바이 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기레 감독 입을 통해 실제는 3000만 유로(약 401억원)로 드러났다.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이 꼭 필요해 이적시키지 않겠다면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강인의 바이 아웃 금액이 3000만 유로라고 굳이 강조했다. 바이 아웃 이상 금액을 제시하지 않으면 이강인을 내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여러 구단들이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3000만 유로라는 거금을 선뜻 제시한 구단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입성을 돕지 않는 마요르카에 서운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바이 아웃 금액을 제시하는 구단이 없는 현 상황은 이강인 자신의 가치가 아직 3000만 유로에 미치지 못한다는 냉정한 진단이기도 하다.
이강인으로서는 더 노력하고 역량을 과시해 바이 아웃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깝지 않은 선수라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반면 김민재의 바이 아웃 논란은 바이 아웃 금액보다 김민재의 시장 가치가 더 높은 데에서 비롯됐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김민재에게는 올여름 이적 시장부터 발동되는 4800만 유로(약 643억원)의 바이 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바이 아웃 조항을 활용해 김민재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맹활약해 유럽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대형 중앙 수비수라는 점을 입증했고 이것이 맨유 등 명문 구단으로 하여금 '이정도 바이 아웃 금액 수준이면 싸다'는 인식을 갖게 한 셈이다.
이 때문에 나폴리는 바이 아웃 금액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김민재 측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승을 차지하기 전에는 김민재를 내보내기 싫다는 구단의 의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향후 더 많은 이적료를 챙기고 싶다는 의향이기도 하다.
나폴리가 재계약을 통해 김민재에게 어떤 바이 아웃 금액을 설정하느냐는 나폴리가 김민재의 잔류를 어느 정도 원하느냐를 가늠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동시에 김민재가 바이 아웃 금액 상향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통해 김민재에게 프리미어리그 도전 의사가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김민재가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원한다면 굳이 바이 아웃 금액을 올릴 필요가 없다.
바이 아웃 조항을 놓고 이강인과 김민재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향후 이적 시장에서 두 선수와 소속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조선일보 입력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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