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자 대부분이 절망해 매도할 때, 이 때가 반등의 시작이다”

해암도 2022. 5. 28. 13:16

켄 피셔의 투자노트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만일 네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에도 머리를 똑바로 들 수 있다면…세상은 너의 것이다.” (러디어드 키플링, ‘만약에’)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필립 피셔)는 영국 작가 키플링의 시가 가르쳐주는 자제, 인내, 규율 등을 귀가 따갑도록 강조하셨다. 나는 요즘 키플링의 시를 지갑 안에 가지고 다니고, 사무실 벽에도 붙여 놓았다.

 

금욕주의에 대한 키플링의 송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훌륭한 조언인데, 시장의 변화가 우리의 감정을 어지럽힐 때 특히 더 도움이 된다. 코스피가 약세장 수준으로 미끄러지고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냉정한 태도가 요구된다. 당신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혜의 문구들을 소개한다.

 

“당황하지 마라. 매도 시기는 폭락 전이지 폭락 후가 아니다.” (존 템플턴 경)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 경도 모든 폭락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악은 약세장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주가 반등을 놓치는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의 냉정한 조언은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든 거래에는 우여곡절이 있다. 바로 여기에 인내와 자제력이 필요하다.”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

 

‘아시아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김병주 회장은 투자를 하면서 감정에 굴복하지 않았다.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나는 가격이 낮고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때 구매한다. 구매한 대상의 가치가 올라갈 때까지 갖고 있다 보면, 사람들은 그것을 얻지 못해 안달이 난다.” (헤티 그린)

 

19세기 구두쇠로 악명 높았던 헤티 그린은 보온 효과를 위해 옷 안에 증권을 꿰매 넣고 다녔다. 그녀는 남들이 사지 않을 때도 냉정하게 주식을 샀으며, 1916년 타계할 당시 현재 가치로 약 3조2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워런 버핏)

 

무시무시한 경기 침체는 투자자의 체력을 약화시킨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이 가장 암울해 보일 때 매도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때 시장이 급격하게 회복하기 시작한다.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이자 최대의 적은 아마도 자기 자신일 것이다. 당신의 투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보다 당신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벤저민 그레이엄)

 

‘증권 분석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이 자기 조절에 대해 한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한국 속담)

 

이 한국 속담은 키플링과도 잘 어울린다. ‘네 심장과 신경, 힘줄이 다 닳아버리고, 남은 것은 버텨라! 하는 의지뿐일 때도 버텨내라’고 키플링은 말한다.

 

시장 회복은 항상 미래가 가장 어두워 보일 때 시작되고, 증시는 저점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다. 그러니 버텨라! 미래의 보상이 우리 앞에 있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조선일보     입력 2022.05.26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