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남들 다 떠날 때 한국에 투자했던 미국인

[부자들의 자녀 교육] ‘영혼 있는 투자가’ 템플턴이 어릴 때 배운 ‘역발상’ 투자

 

15일 오후 5시 조선일보의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방영된 ‘부자들의 자녀 교육’은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투자 교육 전문가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전무와 함께 자녀 경제 금융 교육 팁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세계적인 갑부들의 경제 금융 방법을 나침반 삼아 보통 사람들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이날 주제는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월가에서 글로벌 투자의 선구자로 꼽히는 존 템플턴이 어릴 때 부모에게서 배운 투자법입니다. 템플턴은 ‘영혼 있는 투자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1987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기사 작위를 수여해 ‘템플턴 경’으로도 불립니다.

 

템플턴은 1954년 템플턴 그로스 펀드를 만들어 38년간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산이 10억 달러를 넘어 억만장자가 됩니다. 2006년 영국 선데이타임즈가 집계한 영국 부자 리스트에서 템플턴의 재산은 50억 파운드(약 68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템플턴은 1992년 당시 130억 달러를 운용하던 자신의 펀드 회사를 프랭클린 그룹에 매각하고, 투자 업계를 떠나 자선 사업에만 전념했습니다.

 

존 템플턴은 1912년 미국 테네시주 윈체스터의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납니다. 자신의 동네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기도 합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이후 월가에서 일했습니다.

 

템플턴의 첫 번째 투자철학은 ‘역발상’입니다. 1939년 유럽에서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1929년 터졌던 미국 대공황이 이제 끝나게 됐다고 생각하고 주식 투자엔 나섭니다. 당시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던 주식 중 1달러 미만에 거래되는 주식을 모두 사 달라고 증권사에 주문합니다. 104개 종목에 1만 달러를 투자하게 됩니다. 4년 뒤 이 주식의 가치는 4만 달러로 불어나게 됐습니다. 남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가치주’를 발굴하는 역발상 투자를 한 것입니다.

 

두 번째, ‘글로벌’입니다. 1960년대에 일본 주식은 월가에서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던 주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성장을 내다봤습니다. 미국에서 가치주를 찾았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템플턴은 히타치, 닛산, 마쓰시타 등 일본 주식을 매집합니다.

 

템플턴의 예상대로 도쿄 증시는 1960년대말부터 1980년대까지 붐을 탑니다. 그는 일본 주식이 비싸졌다고 판단하자 1986년 모두 팔고 나옵니다. 그 후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면서 주가도 폭락했지요. 템플턴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 호주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템플턴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사업에 대해 배웠는데, 그 과정에서 ‘역발상’ 투자에 대한 아버지의 경험을 익히게 됩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아들에게 자주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흥미진지한 사업 얘기를 들으면서 컸습니다.

 

아버지 하비 템플턴은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지만, 마을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아버지는 테네시주 농촌 경제가 침체가 빠졌을 때 어떤 농장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지 못해 경매에 나오면, 땅값이 아주 싸다고 판단됐을 때 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농촌 경제가 상승세를 탈 때 이익을 남기고 되팔았지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템플턴은 역발상 투자를 배우게 됐습니다.

 

영상에서는 어릴 때부터 투자 습관을 들이는 법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아이에게 무조건 주식을 사서 주는 것보다는 용돈을 같이 모아서 주식을 사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어떤 종목을 샀다면 왜 사게 됐는지 같이 얘기해보고 정리해서 적어 두는 등 투자 노트를 같이 만들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역발상 투자를 했다면 그렇게 적어 놔야 왜 역발상인지 기억할 수 있겠지요.

 

‘부자들의 자녀 교육’을 통해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 많은 팁을 찾아 가시길 바랍니다. ‘부자들의 자녀 교육’ 다음 방송은 22일 오후 5시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방현철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