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좋은 김치냉장고와 저장용기도 구입하지 못했고 서울식, 전라도식 어떤 식으로 김치를 담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도 걱정하지 말 것! 딱 30일만 준비하면 여유롭게 김장을 담글 수 있다.
김장용 배추는 크기가 크지 않고 속이 지나치게 차지 않은 재래종 배추가 맛이 있고 잘 절여진다.
무채를 썰 때는 채칼을 이용하면 무가 빨리 물러지고 아삭한 맛이 없어지므로 칼로 잘라주는 것이 좋다.
무에 고춧가루 물을 먼저 들인 후 나머지 재료를 섞으면 고춧가루 색이 고운 소가 만들어진다.
김치는 혐기성 식품이므로 공기 접촉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배추의 겉잎으로 단단하게 감싼 뒤 배춧잎 우거지나 비닐을 덮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고 김칫국물에 푹 잠기게 보관한다.
오래 두고 먹을 김치는 우거지 위에 웃소금을 흩뿌려 보관하기도 한다.
요즘 대세 저염김치 담그는 날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한 식품이지만 염장 저장식품이기 때문에 염도가 높다. 그렇다보니 일부 건강전문가들은 고혈압 환자나 당뇨병 환자는 김치를 섭취하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 밥상에 김치가 빠질 수는 없는 법. 또 김치냉장고의 발달로 이제 짜지 않아도 오랜 시간 맛있게 김치를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저염으로 담근다고 무조건 소금의 양을 줄이면 채소가 물러지거나 발효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저염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채소를 절일 때부터 10% 정도의 염도를 지켜 절이고 김치의 간을 맞출 때 손대중으로 대충 넣지 않고 계량을 해가며 조금씩 양념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김치 소는 많이 넣으면 김치가 빨리 물러지게 되므로 저염김치는 속을 적당히 넣고 저장기간을 늘려준다. 또 저염으로 김치를 담그다보면 감칠맛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찹쌀풀을 쑨 물 대신 다시마나 북어 끓인 물 등을 이용하거나 배즙이나 무즙, 양파즙 등을 이용해 감칠맛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저염김치일수록 김치를 통에 담은 뒤 맨 위에 우거지나 푸른 잎으로 꼼꼼히 덮어 공기를 차단해야 낮은 염도로 인해 김치가 빨리 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배추김치
기본재료 배추 6통(18㎏ 내외), 무 1개(1.5㎏), 갓 ½단(300g), 쪽파 3줌(150g), 미나리 ½단(100g)
절임물 물 50컵, 굵은소금 5컵, 웃소금 2컵
양념 고춧가루 3컵, 다진 마늘 1½컵, 다진 생강 ⅓컵, 새우젓 1컵, 멸치액젓 ½컵, 풀 물 2컵(찹쌀가루 5큰술, 다시마 물 2½컵)
김칫국물 생수 2~4컵, 소금·새우젓국물 1큰술씩
만드는 법
1 배추는 누런 겉잎을 떼어내고 지저분한 밑동을 다듬은 뒤 뿌리 쪽에서 길이의 ⅔ 정도로 칼집을 넣어 손으로 반 쪼갠다.
2 준비한 절임물에 배추를 담그고 밑동 쪽에 웃소금을 뿌려 8시간 정도 재운 뒤 물에 씻어 뒤집어 물기를 뺀다. 절이는 중간에 한 번 뒤집어주고 너무 큰 배추는 4쪽으로 쪽을 나누어 절인다.
3 물에 찹쌀가루를 풀어 풀 물을 묽게 쑤어 식힌다.
4 무는 곱게 채 썰고 갓, 미나리, 쪽파는 4㎝ 길이로 썬다.
5 채 썬 무에 고춧가루 ½컵을 넣고 버무려 물을 들인다.
6 ⑤에 갓과 미나리, 쪽파를 넣고 나머지 양념재료를 넣어 고루 버무려 속을 만든다.
7 배추의 자른 뒷면이 밑으로 가게 한 뒤 배춧잎 사이사이에 속을 넣고 겉잎으로 감싸 항아리나 밀폐용기에 담는다.
8 ⑦의 위에 비닐이나 배춧잎 우거지를 덮고 상온에서 하루 정도 익힌 뒤 다음 날 간을 보고 김칫국물을 가감해 보관한다.
알타리김치
기본재료 총각무 3단(6㎏ 내외), 쪽파 ½단(300g)
절임물 물 10컵, 굵은소금 2컵
양념 고춧가루 2컵, 찹쌀풀 1컵(찹쌀가루 2큰술, 다시마 물 1½컵)·다진 마늘·멸치액젓 1컵씩, 다진 생강 2큰술, 새우(육젓) 3큰술
김칫국물 물 1½컵, 소금 1큰술, 고춧가루 ½큰술
만드는 법
1 총각무는 떡잎을 다듬고 깨끗이 씻어 분량의 절임물에 한 시간 정도 절인 후 2~3번 헹궈 체에 밭친다.
2 쪽파는 다듬어 씻어 5㎝ 길이로 썬다.
3 찹쌀풀을 쑤어 식힌 후 고춧가루부터 넣고 불린 뒤 나머지 양념을 고루 섞는다. 마지막에 쪽파를 넣어 살살 버무린다.
4 총각무에 양념을 고루 발라 2~3개씩 묶어 밀폐용기에 넣고 김칫국물을 만들어 붓는다. 이틀 정도 실온에 보관하여 익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
총각무는 무청의 누런 떡잎을 떼어내고 무와 무청 사이의 지저분한 부위를 칼로 긁어낸 뒤 솔로 문질러 씻는다. 무와 무청 사이를 긁어내지 않으면 김치에 흙이 씹힐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풀이 들어가는 김치에는 풀을 먼저 끓여 식힌 뒤 고춧가루를 풀 물에 풀어 불려야 나머지 양념을 넣을 때 고춧가루에 젓갈물이 스며들지 않아 김치 색이 훨씬 빨갛고 고와진다. 알타리김치는 무를 한 번에 먹을 정도로 묶어서 넣으면 나중에 꺼내 먹기가 수월하다.
동치미
기본재료 동치미무 1단(6㎏ 내외), 삭힌 고추지 5개, 배 1개, 쪽파 20뿌리, 굵은소금 2컵
국물 물 12컵, 굵은소금 ⅓컵, 올리고당·무즙 1컵(무 ½개, 물 5큰술)씩, 마늘즙 ½큰술, 생강즙 1작은술
만드는 법
1 무는 무청을 떼어버리고 줄기 끝을 칼로 긁어낸다. 굵은소금에 굴려 하룻밤 절인 뒤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절인 물은 면 보에 걸러둔다.
2 무를 깍둑 썰어 믹서에 물과 함께 넣고 갈아 체에 걸러 무즙을 만들고, 마늘과 생강은 믹서에 갈아 면 보에 걸러 즙만 준비한다.
3 배는 껍질째 씻어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고 쪽파는 소금물에 살짝 절여 2~3뿌리씩 돌돌 만다.
4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국물을 만들어둔다.
5 보관할 밀폐용기에 삭힌 고추, 배, 쪽파를 담고 절인 무를 씻어 물기를 뺀 뒤 맨 위에 올린다.
6 ⑤에 ①의 무 절인 물과 무즙, 마늘즙, 생강즙, 국물을 부어 뚜껑을 닫아 보관한다.
무를 소금에 굴려 절이면 단맛은 그대로 살고 맵고 아린 맛은 빠진다. 무에 수분이 생기면서 껍질이 약간 쪼글쪼글해지면 잘 절여진 것. 동치미에는 무즙이 들어가야 국물이 시원한데 무즙 건더기는 국물을 상하게 하므로 면 보에 걸러서 국물만 넣어주는 것이 좋다. 시원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마늘과 생강도 즙만 사용하고 배는 썰지 않고 쪽파도 2~3뿌리를 한꺼번에 묶어서 큼직하게 넣어두었다가 맛이 우러나면 바로 빼주어야 동치미에 군내가 나지 않고 오래도록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동치미 국물은 처음에 맛보았을 때 약간 짠 듯한 것이 좋은데, 국물이 싱거우면 무가 물러져서 아삭한 맛이 사라진다. 또 삭힌 고추를 넣을 때 매운 청양고추를 사용해야 국물 맛이 한결 칼칼해진다. 삭힌 고추가 없다면 청양고추를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어 넣고 국물에 매운맛이 배면 고추가 물러지기 전에 꺼낸다. 배는 껍질을 벗겨 넣으면 빨리 무르고 동치미의 국물이 탁해지므로 껍질째 넣는다.
동치미는 김치냉장고보다 항아리에 숙성시켜야 맛있다. 11월 중순에 김장용 비닐을 항아리 속에 넣고 동치미를 넣은 뒤 무거운 돌로 눌러 숙성시키면 12월부터 2월 초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 2013.11.12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강현욱 | 요리 및 도움말 김영빈(수랏간) | 어시스트 이정화·김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