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까요? 팔까요?
집 살까요? 팔까요?
전인수 지음 갈라북스
무주택자도 유주택자도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전국 집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이제라도 사야 할까? 너무 올랐으니 더 늦기 전에 팔아야 할까? 대부분의 직장인과 은퇴자들이 고민하는 이유는 역설적이다. 이들에게 집이란 투자 수단이기보다 평범한 ‘삶의 터전’이어서다. 직장 출퇴근을 위해, 편히 쉬기 위해, 자녀 교육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다. 순간의 망설임에 자칫 벼락거지가 되면 삶의 터전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
부동산학 박사이면서도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이런 고민에 빠진 평범한 이웃들의 풍부한 상담 사례를 통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조언을 해준다.
특히 어느 지역 투자가 유망한지 등 투자자 관점의 부동산 컨설팅에만 초점을 둔 여느 책들과 달리, 실수요자 관점에서의 부동산뿐 아니라 현업의 노하우를 활용한 금융 컨설팅을 겸하고 있어 한층 도움이 된다. 예컨대 집을 살 때 대출상환 방식엔 어떤 게 있고 내 상황에 맞는 건 뭔지, 분할상환이 왜 중요한지 등을 쉬운 언어로 짚어준다.
저자는 내 집 마련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급격한 집값 하락기가 아니라면 거주 목적의 매입은 해가 안 된다. 다만 몇 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조언한다. 부채는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집값 하락기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끌어 써야 한다. 금리 상승으로 하우스 푸어가 속출했던 게 불과 10년 전 일이다. 물론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부채라면 자산이다. 이것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한눈에 마음에 들었어도 집과 주변을 열 번 이상은 가보고 객관화해서 결정해야 한다. 남들이 봤을 때 좋은 입지나 가격이 아닌데도 주관적으로 합리화해서 샀다가는 후회할 확률이 높다.
집을 팔려 할 때도 원칙은 중요하다. 대체할 만한 곳이 없다면 전세 난민이 될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안 파는 게 낫다. 사람들은 대부분 시세 차익으로 부동산 투자의 성공 여부를 가리지만, 행복의 척도와 지향점은 저마다 다르다. 가족 중 하나라도 ‘몸테크’를 원치 않으면 욕심부리지 말 것을 저자는 조언한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입력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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