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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한 통의 이메일을 보낸다.
수신자는 저명한 암호학자부터 관련 연구자들까지 다양했다.
'비트코인 개인 간 거래 전자 현금 백서(Bitcoin P2P e-cash paper)'라는 제목의 이메일은 짧고 간단했다. "저는 제3의 신용기관이 필요없고, 완전히 개인 간의 거래로 이뤄진 새로운 전자화폐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커뮤니티로 조용하게 시작된 비트코인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를 낳은 기존 경제시스템과 중앙은행 주도의 화폐시스템에 불만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꾸준히 확산됐다.
13년여가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한국에서만 수백만명이 거래하는 대안 화폐로 성장했다.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잃었다는 사람도 생겨났다. 투기, 도박이라는 시각과 미래 화폐라는 기대가 공존하지만 비트코인이 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투자로 30세에 22억원의 순자산(평가액 기준)을 만든 한정수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달말 다니던 금융권 대기업을 퇴사하고 투자와 원하는 일에 도전하기 위한 '파이어족'의 삶을 시작했다.
<한정수씨 인터뷰 1편 영상은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돈 때문에 다닌 회사,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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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불과 3주쯤 전에 회사를 그만뒀다고?
A. 금융권 대기업에 입사해 3년 3개월 근무하고 최근에 사표를 냈어. 목표 자산을 달성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으니까 직장을 다닐 이유가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 사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택했는데 그 이유가 사라지니까 더 이상 직장인으로서 삶이 의미가 없게 느껴졌어. 내 꿈은 기업집단을 경영하는 사람인데, 꿈이 너무 크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나는 목표를 말도 안되게 크고 높게 잡아야 실패해도 남들 머리 위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집단을 운영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
Q. 퇴사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반응은 어땠어?
A. 부모님은 취업하셨을 때 좋아하셨고 퇴사하겠다고 하니까 좀 걱정을 하셨어. 하지만 내가 어느 정도 목표했던 경제적 자유를 이뤘고 또 다른 도전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본다고 하니까 쿨하게 이해해 주셨어. 부모님도 회사에서는 내가 드라마틱한 성장을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아셨기 때문에 내 결정을 존중해주신 것 같아. 주변 지인들도 '직장생활을 오래 할 것 같진 않았다'고 하더라고. 이렇게 빨리 그만둘 줄은 나도 몰랐지만 나름대로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를 떠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고 그게 현실이 된 거지.
"비트코인 폭락기, 공부하고 나니 잠재력 보여 사모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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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돈을 번 건 언제였어?
A. 2017년초에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게 처음이야. 레스토랑이 평화로워 보여서 시작했는데 주방과 홀서빙 일을 하다보니 너무 힘들더라고. 나중에 알고 보니 애슐리 같은 뷔페 레스토랑은 '알바계의 해병대'로 불리더라(웃음). 이후에도 몇 가지 알바를 했었는데 그렇게 모든 돈을 저축해서 조금씩 주식투자를 했어. 2018년에 금융권에 입사해서 월급을 받으면서 꾸준히 저축을 이어나갔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취업하기 전인 2016년부터 매월 내 순자산을 기록하고 월간 단위로 증감을 비교하기도 했어.
Q. 종잣돈을 모아서 처음 시작한 의미 있는 투자는?
A. 매달 월급이 꾸준히 들어와서 종잣돈이 조금씩 늘어나니까 투자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어. 그래서 1년에 책 100권 읽기에 도전해보고 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할 수 있는 수단과 내 성향에 맞는 투자방식을 고민해보고 했지. 마침 2018년에 비트코인 버블이 갑자기 터졌어. 대학때 경영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기도 했고, 호기심이 생겨서 자세히 들여다봤어. 당시 사람들은 극단의 환희에 차 있다가 버블이 터지니까 극단의 공포로 바뀐 느낌이었는데, 막상 보니 실제로 이 세계를 제대로 알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고. 나는 공부해보고 나서 오히려 기회가 많다고 느낀 경우야. 비트코인의 개념과 역사, 시장을 공부하다 보니까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포텐셜(잠재력)이 있겠다 싶은거야. 또 과거에 닷컴버블이 터졌을 때도 건강한 회사들은 오히려 살아남아서 그 시장을 독점해 버렸잖아. 비트코인 시장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서 종잣돈 5000만원 정도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했어.
Q. 비트코인, 이더리움 투자 성과는?
A. 2018년에 5000만원을 투자해서 2020년초에 1억 5000만원으로 시드머니가 커졌어. 암호화폐의 미래를 믿었으니까 나는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꾸준히 매수했지. 비트코인은 400만원대에 주로 사서 지금 7000만원 정도까지 급등했고, 이더리움도 10만원대에 매수해서 200만원 정도까지 올랐어. 월급도 암호화폐를 꾸준히 매입하는 데 썼어. 특히 비트코인에는 4년마다 돌아오는 공급량 감소 이벤트가 있는데, 그 사이클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걸 생각하면서, 그러니까 2020년 5월을 기다리면서 꾸준히 매집한거지. 하지만 단기 투자하고 팔아버린 게 아니라 10년 이상 보유할 목적으로 꾸준히 샀어. 계속 모아간다고 생각하면서 사는거야.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도 싸다고 생각해.
"증시 폭락은 또 다른 기회, 공격적 투자로 자산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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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 폭락장에 공격적인 주식투자로 목돈을 불렸다고?
A. 암호화폐 투자에 집중하다가 작년 3월에 갑자기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했잖아. 10년에 한 번 오는 대폭락이었는데 이 정도 폭락은 공부해보니 역사적으로 직후에 가장 큰 상승을 동반하더라고. 투자의 관점에서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서 코스피 지수가 1500 포인트까지 떨어졌을 때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로 1억3300만원 정도를 대출 받고 나머지 현금을 합해서 국내 우량주를 분할매수하기 시작했어. 레버리지를 활용했으니 불안하잖아. 그래서 절대 망하지 않을 회사들, 예를 들면 4대 금융지주와 현대차, 삼성전자 등을 샀어. 3월말에 집중 매수해서 한달 후인 4월말에 보니까 평가액은 4억원대였고 순자산 기준으로는 한 달에 7000만원을 벌었더라고. 큰 수익이 나기 어려운 금융주들이 대부분 30~40% 이상 올랐어. 이렇게 번 돈을 주식을 환매해서 다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는 데 썼어.
Q. 암호화폐에 재투자한 성과는 또 어땠어?
A. 당시 비트코인이 600만원대, 이더리움이 10만원 중반대였으니까 최소 10배 이상 오른 셈이지. 나는 실제 거래는 한 달에 한, 두 번도 하지 않을 때가 많아.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하기 때문이야.
Q. 해외주식도 했다고 들었는데?
A. 레딧(Reddit)이라는 세계 최대 투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걸 보면서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같은 종목을 공부하고 조금씩 투자해보고 있었어. 그러다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종목 하나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테슬라를 골라서 1000만원 가량 매수했어. 액면분할 전이니까 지금으로 치면 40달러 정도에 산건데 20배 정도 오른 후에 매도했어. 테슬라는 고른 이유는 '팬덤'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야. 광팬이 있는 기업은 팬들이 그 회사에서 뭘 만들든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기업에 흥미를 많이 가졌어. 테슬라 정도면 광팬이 많아서 그 회사에서 전기스쿠터든, 헬리콥터든, 비행기든 뭘 만들든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았어. 매출 같은 실적은 사후 지표이기 때문에 지표를 보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테슬라 매도 후엔 팔란티어, 블랙베리를 매수해서 보유 중이야.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 알아보는 안목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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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투자 경험에 비해 성과가 탁월한데 비결이 있을까?
A. 사실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해. 마침 종잣돈이 조금 있을 때 비트코인을 싸게 살 수 있었고, 코로나 폭락장도 만난 거니까. 그동안 투자를 계속 큰 규모로 하고 있었다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었던 거잖아. 운이 좋았지. 하지만 운은 항상 주변에 있다고 생각해. 그걸 잡으려는 의지와 잡을 수 있게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믿어. 기회를 알아보는 눈이 중요한데 이걸 가질 수만 있다면 큰 돈을 벌 수 있는거지. 암호화폐, 국내외 주식투자로 짧은 기간에 순자산을 22억원까지 불렸는데 종잣돈을 모으기까진 시간이 꽤 걸려도 투자를 하면서 그걸 불려나가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는 걸 느꼈어. 가끔 자산 평가액을 보면 이게 게임 머니인가 싶을 때도 있긴 해(웃음).
Q. 투자로 큰 돈을 버는 게 노동의미를 희석시킨다는 지적도 있어.
A.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로소득에는 덧셈, 자본소득에는 곱셈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 게임의 룰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보단 얼마나 리스크를 감수하느냐에 따라 돈을 버는 구조인거지. 그런데 처음엔 그만한 자본이 없잖아. 내가 직장생활해서 연봉 5000만원 정도 받는다고 치면, 자산에서 그만한 돈을 벌어들일려면 10억원을 배당주에 묻어둬야해. 그런데 어떻게 보면 내 값싼 시간과 노동을 투입해 일을 하면 10억원의 가치가 있는 연봉을 받을 수 있잖아. 그 돈을 모아서 종잣돈도 마련할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선 노동의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거 아닐까. 자본이 없어도 돈을 벌 수 있는거잖아. 그리고 투자로 벌어들이는 돈은 의사결정과 리스크를 감수한 데 따른 보상이기 때문에 '불로소득'이라는 지적엔 공감하지 않아.
<한정수씨의 암호화폐·주식투자 공부 비법과 투자 노하우, 앞으로의 계획 등을 다룬 인터뷰 2편은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서 이번주중 공개됩니다. 기대해주세요!>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머니투데이] 입력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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