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경율, 권경애, 서민, 강양구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들. 김경율(왼쪽부터), 강양구, 진중권, 권경애, 서민. 천년의상상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지자들이 만든 일명 조국 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맞불을 놓는 ‘조국 흑서(黑書)’가 출간됐다. 제목 또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운" 그래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비꼰 표현이다. 부제로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다.
저자는 총 5명. 문재인정부 저격수로 자리매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과학전문기자다. '진보 진영'으로 분류됐으나 조국 사태 당시 현 정부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로 찍히는 수난을 겪었던 공통점을 지녔다. 책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7차례 진행된 이들의 대담을 묶은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우리는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현 정부와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책은 시작부터가 선전포고다. 이들은 촛불집회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탄생한 문재인정부에서 정의는 무너지고, 공정은 사라졌으며, 민주주의는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게 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표지
이들은 미디어와 지식인, 팬덤정치를 싸잡아 비판한다. “그들이 선동하면, 쏠림 현상이 생겨 확 모이고, 틀린 방향 혹은 틀린 답을 가지고 ‘이것이 맞다’고 우기는 거잖아요. (중략)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향을 얘기하는 사람이 등장하면, 그때부터 마녀사냥을 시작합니다. 메시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를 망가트리는 방식으로.”
나꼼수 등 일부 편향된 언론과 이에 동조하는 지식인, 팬덤 정치 지지자들까지. “우리 편을 위해서 진실은 왜곡해도 되고, 선악의 기준은 버려도 된다”는 광적인 믿음 때문에 문재인정부에서 합리적 문제제기와 건설적 비판은 실종됐고 민주주의는 사망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586 정치 엘리트에 대해서도 ‘신 적폐’라 규정하며 날을 세운다. “비록 허위의식이었다 해도 과거 386은 노동자 농민을 대변한다는 자의식이 있었어요. (중략) 지금 586 정치엘리트들은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목동에 아파트를 갖거나. 이들의 물질적 기반은 과거 보수와 다르지 않고 그 자리에 도달하기 위해 그들과 같은 방법을 쓴 거에요. 그래서 조국의 반칙이 그들에게는 반칙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죠.” 586 정치 엘리트들은 옛 적폐세력과 마찬가지로 부패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하는 건 정의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일갈이다.
이 밖에도 책은 조국 사태 당시 논란이 됐던 금융자본과 사모펀드를 파헤치기도 한다.
“싸움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입법·행정을 장악하고 사법권마저 가지려는 초강력 정권과 싸워야 한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조국 사태를 비롯한 현 정권의 치부를 알게 되길 빈다." 이들의 마지막 당부다. 출판사는 코로나19가 잦아지는 대로 출간 기자간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입력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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