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가지밥, 볶은 가지 올려 고슬고슬하게… 달래장 곁들이면 ‘봄맛 가득’

해암도 2020. 3. 27. 06:25

 

가지는 1.5㎝ 두께 어슷썰기
밥물은 평소보다 적게 잡아야
말린 것 사용하면 식감 좋아져

매실액·참기름 버무린 달래장
맨밥·김 싼 밥에 얹어도 맛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느라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삼시 세끼를 해결하다 보니 영양 균형에 신경을 쓰게 된다.

가지에는 체내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꽃이나 과실 등에 함유된 천연 색소로 이 성분이 많으면 보라색을 띠게 된다.

몇 년 전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 안토시아닌 섭취가 고혈압,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지 외에도 적양배추, 적양파, 자색고구마, 블루베리 등이 ‘퍼플 푸드’에 해당된다.

가지는 주로 삶아서 무쳐 먹는다. 그러다 보니 흐물흐물한 식감이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특히 아이들은 식탁에 가지무침이 올라오면 외면하기 일쑤다. 가지의 항산화 성분은 찔 때 증가한다고 조사됐다. 가지를 올려 밥을 지으면 영양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가지밥 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멥쌀 2컵(4인분)을 씻어 20분 정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멥쌀과 찹쌀을 2 대 1로 섞으면 찰진 밥이 된다.

가지 2개를 1.5㎝ 두께로 어슷썰기 한다. 너무 얇게 썰면 조리 과정에서 뭉그러질 수 있으니 두툼하게 썬다.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3T 정도) 두르고, 잘게 썬 대파 한 줌을 볶아 파 기름을 만든다. 기름에 파 향이 퍼지면 가지를 넣고 볶는다.

 


가지가 식용유를 빨아들여 한숨 죽으면 국간장 2T를 팬의 가장자리에 끼얹어 살짝 눌어붙게 하며 섞는다. 밥솥에 불려놓은 쌀을 넣고 밥물을 평소보다 적게 잡는다. 가지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위에 볶은 가지를 고르게 펴서 얹고 밥을 지으면 완성. 가지를 말려서 사용하면 수분이 빠져 밥물 조절이 쉽고, 식감도 좋아진다.

가지밥에 양념장을 끼얹어 먹으면 된다. 봄철이니 달래장을 곁들이면 짭짤한 가지에 달래 향이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난다. 달래는 둥근 뿌리껍질을 벗기고, 붙어 있는 검은 점을 떼어낸 후 뿌리 부분을 물에 흔들어 흙을 씻어낸다.

1㎝ 길이로 썰어 간장, 다진 마늘, 매실액,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을 넣어 버무리면 달래장이 된다.

달래장은 넉넉히 만들어놓는 게 좋다. 맨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갓 구운 김에 밥을 싸서 달래장을 얹어 먹으면 달아난 입맛이 돌아온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