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모든 질서를 재편할 블록체인

해암도 2017. 1. 21. 10:18

블록체인혁명 / 돈 탭스콧·알렉스 탭스콧 지음 / 박지훈 옮김 /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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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부른다. 인터넷이 일으킨 혁명의 핵심은 정보의 개방과 공유에 있다. 하지만 이 정보의 바다에서의 자유로운 항해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안전성'과 '독점' 문제다. 정보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공유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터넷의 정보들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같은 강력한 '디지털 공룡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또 개방은 유출로 이어졌다. 개인정보 유출은 오늘날 가장 큰 사회적 문제다.

블록체인은 익명성과 보안이 완벽한 거래를 구현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이나 회사가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분산형 공개 거래장부'다. 전 세계에 퍼진 개인용 컴퓨터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해킹에 노출된 데이터베이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또 늘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므로 이 장부는 '공공성'을 띤다.

가상전자화폐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예다. 비트코인으로 이뤄지는 모든 거래는 10분마다 검증되고, 청산되고, 블록에 저장된다. 이 블록들은 전 세계에 펼쳐진 네트워크에 분산돼 저장된다. 하나의 블록은 이전의 블록과 이어져 체인을 만든다. 비트코인을 훔치려면 이 체인에 들어 있는 모든 코인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블록체인이 지닌 강력한 익명성과 안전성 그리고 분산성은 출생·사망증명서 발급부터 보험금 청구와 투표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가치 있는 모든 정보를 안전하게 기록하게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단순히 금융거래에서만의 혁신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있다면 온라인 투표도 가능하다.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킬 수 있을뿐더러 해킹의 염려도 없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기존 패러다임과 질서 자체를 바꾸는 '혁명'에 비견할 만하다. 제17회 세계지식포럼에 맞춰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 책의 저자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 기술이 '기업'이라는 개념마저 바꿀 것이라고 예견했다. 책은 블록체인의 정의와 설계 원칙 등은 물론이고 우리가 발 담그고 있는 일상의 전 분야에 걸쳐 블록체인이 일으킬 혁신을 소개한다.  

매일경제   김연주 기자  입력 : 201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