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문학 작가들은 자신의 글 속에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담아낸다. 음식을 만드는 요리연구가나 셰프들 역시 자신의 음식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내기도 한다. 음식은 인간의 삶이며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뜨겁게, 미식가 작가들의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여름 음식을 요리연구가 이보은이 재현했다.
오이지와 찬물에 말은 밥
-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인 한복선이 계간 <문파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첫 시집 <밥 하는 여자>에 수록된 70편의 시는 시이자 요리다. 그녀의 시에는 그녀와 어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간간한 오이지
어머니 제일 좋아하셨다
찬물에 밥 말아서 오이지와 먹으면
한여름 짭짤한 땀 맛
밥의 달큰함과 함께
고소함이 남는다
- 한복선의 <밥 하는 여자> 中
오이지
기본재료 백오이 100개, 굵은소금 5컵, 물 3ℓ, 마늘종(풋마늘대) 약간
만드는 법
1 오이는 꼭지를 떼지 않고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닦는다.
2 항아리에 오이를 차곡차곡 담고 그 위에 마늘종이나 풋마늘대를 올려 돌로 꾹 눌러놓는다.
3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어 끓인 뒤 한 김 식혀 ②의 항아리에 붓고 뚜껑을 덮어 밀봉해 3~4일 둔다.
4 ③의 소금물을 따라내어 다시 한 번 끓인다. 완전히 식으면 오이가 담긴 항아리에 부어 20일 정도 지나면 건져서 무쳐 먹는다.
오이지무침
기본재료 오이지 3개, 실파(송송 썬 것) 2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¼작은술
만드는 법
1 오이지는 물에 헹군 후 적당한 두께로 동그랗게 편으로 썰어 물에 헹궈 건져서 면 보에 담아 눌러가며 물기를 제거한다.
2 오이지에 실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무친다.
양념장을 곁들인 가지밥
- 마인드푸드 전도사이자 수필가인 권오분은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글을 주로 써왔는데, 그 안에는 늘 따뜻하고 소박한 음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특히 음식에서 사랑이 시작되고 음식으로 인해 사람이 변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 <소원 밥상>에는 소박하고 다양한 여름 요리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곁들이는 양념장은 파, 통깨, 고춧가루, 참기름, 송송 썬 파, 매운 고추 등을 듬뿍 넣고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준비도 간단합니다.
- 권오분의 <소원 밥상> 中
가지밥과 양념장
기본재료 가지 2개, 쌀 2컵, 밥물 2½컵, 소금 약간
양념장 간장·다시마 물 3큰술씩, 다진 마늘·다진 파·깨소금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만드는 법
1 가지는 씻어 꼭지를 떼어내고 세로로 이등분해 어슷하게 편 썰어 소금을 약간 넣어 무쳐둔다.
2 쌀은 씻어 물에 30분 정도 불린 후 체에 밭쳐 젖은 면 보로 덮어 30분 정도 둔다.
3 솥에 쌀을 안치고 밥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밥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가지를 올려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8~9분 정도 뜸을 들인다.
4 가지밥이 완성되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섞고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올려 비벼먹는다.
겉절이 곁들인 양념장 얹은 소면국수
- 소설가 성석제는 “음식이란 그 무엇보다 우리의 존재에 맞닿아 있기에 소설로도 잘 안 되고 시도 못 된다”며 ‘이야기’의 방식으로밖에 풀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칼과 황홀>은 작가 성석제가 나고 자란 고향 상주에서부터 먼 나라 칠레에 이르기까지 그가 천하를 유람하며 맛본 궁극의 음식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낸 숙수들과 그 음식을 나누어 먹은 정겨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그가 꼽은 여름 최고의 별미는 온 가족이 평상에 둘러앉아 함께 먹던 국수였다.
- 성석제의 <칼과 황홀> 中
잔치국수와 양념장
기본재료 소면 300g, 애호박 ¼개, 달걀지단(10×10㎝) 1장, 소금·식용유 약간씩
양념장 국간장·물 2큰술씩, 참기름·깨소금·대파(잘게 썬 것)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국수국물 무 300g, 대파 2뿌리, 양파 ½개, 국물멸치 12마리, 간장 약간, 물 12컵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소면을 넣어 쫄깃하게 삶아 찬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뺀다.
2 애호박은 4㎝ 길이로 잘라 껍질만 돌려 깎아 곱게 채 썰어 소금을 약간 넣어 절인 후 10분 정도 지나면 물기를 꼭 짜 식용유를 두른 팬에 살짝 볶는다.
3 달걀지단은 얇게 부친 후에 한 김 식혀 4㎝ 길이로 채 썬다.
4 냄비에 물을 붓고 국물멸치와 무·대파·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푹 끓여 베 보자기에 걸러 맑은 잔치국수 국물을 만든 후 간장을 약간 넣어 간한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6 그릇에 사리 지은 국수를 한 덩이씩 넣고 뜨거운 잔치국수 국물을 부은 후에 애호박·달걀지단으로 고명을 올린다.
배추겉절이
기본재료 막배추 300g, 소금(절임용) 2큰술
양념장 고춧가루 3큰술, 멸치액젓·다진 파·다진 마늘·통깨 1큰술씩, 물 ¼컵, 다진 생강·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배추는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소금을 뿌린 후 40분 정도 절인다.
2 볼에 소금을 제외한 분량의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절인 배추는 물에 헹궈 물기를 턴 후에 ②의 양념에 버무려 소금으로 간한다.
여성조선 : 201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