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사진전 홍보차 방한…세계 분쟁지역 누비며 촬영
평양 사진으로 세계보도사진전 1등…"북한은 강렬한 느낌이 드는 나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사진 찍는 매 순간 진실은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되새깁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로이터 사진전' 홍보차 방한한 로이터 사진기자 다미르 사골(Damir Sagolj·45)은 지난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이터는 정확하면서도 공정한 사진을 내보내야 한다는 윤리 규정이 있다. 그 규정에 따라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사진이 아니라 사실을 전달하는 사진을 찍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 통신사인 로이터의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사진기자인 그의 작품 9점도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그가 2011년 북한의 홍수 피해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촬영한 평양 건물 사진이 있다. 어둠이 짙게 드리운 새벽 시간 건물 한가운데 걸린 김일성 초상화에만 불빛이 비친 장면을 촬영한 이 사진으로 그는 2012년 세계보도사진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20년간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북한에 총 3차례 방문했다는 사골은 "제가 가본 어느 곳과도 달랐다. 강렬한 느낌이 드는 나라"라고 회고했다.
'강렬한 느낌'은 그가 찍은 북한 사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보도사진전에서 상을 받은 이 사진은 암울한 평양의 회색 아침, 텅 빈 도시의 모습과 밝게 빛나는 김일성 초상화가 대조를 이루며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또 황해도 해주에서 그가 촬영한 영양실조 상태의 아이 사진은 북한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관람객들에게는 북한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이번 전시회에 걸린 그의 작품 중에는 이스라엘이나 아프가니스탄, 마케도니아, 미얀마, 이라크 등 위험한 분쟁 지역 한가운데서 촬영한 사진이 더 많다.
보스니아 출신인 그는 20년 전 로이터에 합류한 이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역사적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정작 그는 사진과 전혀 무관한 전력공학 전공자로, 모스크바 전력 엔지니어링 대학에서 유학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2년부터 4년간 지속된 보스니아 내전으로 그는 사진기자로 전직했다. 그는 "아버지가 언론인이어서 기본적으로 언론 쪽에 흥미가 있었다.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플랜B'였는데 인제 와서 보니 오히려 잘된 일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쟁을 몸소 겪은 그는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 취재는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는 "나도 한때 (전쟁의) 희생자였다"며 "카메라 너머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일지, 어떤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될지 너무나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진을 찍을 때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에서 일하면서부터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본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매 순간 진실은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되새긴다"고 말했다.

그는 20년을 꾸준히 로이터에 몸담고 있는 이유로 "전쟁부터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뉴스를 제공하는 곳'이어서 폭넓은 분야를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내걸린 사진 450여 장 가운데는 로이터 기자들이 촬영한 역사적인 순간 외에 스포츠 현장이나 자연 풍광, 이웃, 동물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색감이 돋보이는 풍경 사진조차 어떠한 보정도 가해지지 않았다고 사골은 말했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로이터는 '정확하고 공정한 사진'이라는 대원칙 아래 어떠한 기술적 가감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현장을 그대로 찍고, 그대로 전해야 한다. 로이터는 예술 사진을 찍는 곳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곳"이라며 "아주 작은 보정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하고 공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이 일을 마치 "두개 의자 사이에 걸터앉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누구나 디지털 카메라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진 기자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는 사진기자와 사진 작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사진기자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고민된다면 그럴수록 '포토그래퍼'보다 '포토 저널리스트'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 윤리가 부족한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은 결국 도태되며 다시 사진작가의 필요성이 대두할 것이라고 사골은 전망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는 개인적인 일로는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골은 "회사에서 120%를 쏟아붓기 때문에 개인적 일을 할 여유가 없다. 휴가를 가면 아내가 사진을 찍지 난 안찍는다"고 말했다.
로이터사진전은 9월 25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성인 1만3천원·청소년 1만원·어린이 8천원. 단체는 할인 혜택이 있다.
문의 ☎ 02-710-0766
연합뉴스 송고시간 | 20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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