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올 프로야구 MVP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

해암도 2015. 11. 28. 08:54

메이저리그요? 한국이 좋아요 정말 좋아요

 
"연습은 내 생명… 경기장 찾아온 리퍼트도 안만났다"

내 인생 최악일 때 한국行 역전홈런
메이저리그에서 마이너리그로 강등… 베네수엘라 리그에서 선수생활 중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한국으로, '47홈런·40도루' 대기록 세워

실전은 재능보다 정신력
美선 출전 압박감에 부담, 한국에선 늘 주전명단에… 심리적으로 안정감 찾아

한국 야구 좋아요
원정 경기 이동시간 짧고 맛있는 음식에 좋은 동료들, 춤추고 노래하는 팬도 최고

겸손한 선수는 안넘어져
인생이든 야구든 무슨일 벌어질지 몰라… 늘 감사하는 마음 가져야

정장 입은 바위가 호텔 커피숍에 들어섰다. 그는 TV에서보다 훨씬 크고 단단해보였다. 운동선수라기보다 높이 183㎝, 무게 95㎏의 어떤 물체처럼 느껴졌다. 미국인 에릭 테임즈(29)는 지난 24일 올해 한국 프로야구 MVP로 뽑혔다. 외국인 선수가 프로야구 MVP에 뽑힌 것은 1998년 타이론 우즈와 2007년 다니엘 리오스에 이어 테임즈가 세 번째다.

2014년부터 NC 다이노스의 1루수이자 단골 4번 타자로 뛰어온 그는 올 시즌 NC가 치른 144경기 중 142경기에 출전해 홈런 47개와 도루 40개를 기록,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40―40 클럽' 멤버가 됐다. 테임즈는 2년 연속 홈런 50개 이상을 친 넥센의 박병호(29)와 MVP 경쟁 끝에 99표 가운데 50표를 얻었다. 그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내년에는 50홈런을 목표로 하겠다. 내년에도 MVP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 데뷔 2년 만에 MVP를 거머쥔 에릭 테임즈는 구운 삼겹살을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라며 “낯선 곳에서 새롭게 야구를 시작하려고 각오했고 그런 나에게 한국은 최적의 나라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국이 정말 좋다(I just love Korea)”고 여러 번 말했다. 그가 들고 있는 배트는 올 4월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할 당시 썼던 것이다. 왼쪽 위는 지난 24일 KBO 시상식에서 MVP에 뽑힌 뒤 꽃으로 된 관을 쓴 테임즈.
한국 프로야구 데뷔 2년 만에 MVP를 거머쥔 에릭 테임즈는 구운 삼겹살을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라며 “낯선 곳에서 새롭게 야구를 시작하려고 각오했고 그런 나에게 한국은 최적의 나라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국이 정말 좋다(I just love Korea)”고 여러 번 말했다. 그가 들고 있는 배트는 올 4월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할 당시 썼던 것이다. 왼쪽 위는 지난 24일 KBO 시상식에서 MVP에 뽑힌 뒤 꽃으로 된 관을 쓴 테임즈. /박상훈 기자

테임즈를 만난 건 MVP 투표 결과 발표 하루 전인 23일이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그는 "내일 MVP가 됐으면 좋겠다. 후보에 오른 선수들이 다 그렇겠지만"이라며 웃었다.

―미국에서도 MVP 기회를 얻은 적이 있죠.

"대학 때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2010년 더블A 리그에 있을 때도 받을 뻔했는데 다른 선수에게 빼앗기기도 했죠. 그때는 정말 속상했지만, 생각해보면 상이라는 건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팀에 얼마나 공헌했느냐가 진짜 중요한 거죠."

목표는 매년 MVP가 되는 것

테임즈를 만난 날, 한 온라인 야구게임 회사는 야구게임 이용자들이 뽑은 올해 프로야구 MVP를 발표했다. 84.6%를 득표한 테임즈가 MVP였다. 그에게 이런 얘기를 건네자 그는 "내가요?" 하더니 한국말로 "대이박, 대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목표는 MVP"라고 말했었죠.

"나는 목표를 높게 세우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높게 세우고 최선을 다해야죠. 설령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는 무조건 높아야 해요. 나의 목표는 매년 MVP가 되는 겁니다."

테임즈는 201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할6푼2리의 타율과 홈런 12개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됐다. 그해엔 출장 기회도 적었고 성적은 나빠졌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전전하던 그는 2013년 말 NC 다이노스의 러브콜을 받아 이듬해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년간 뛰었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습니다. 한국 야구 수준이 미국보다 낮기 때문일까요.

"아니에요. 모든 건 나의 정신에 달려있습니다. 미국에서 나의 성적은 오락가락했죠. 홈런을 쳐야 한다는 스트레스, 내일 출전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압박감 때문에 굉장히 부담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경문 감독님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 감독님은 '에릭, 너는 매일매일 출전해야 해. 그러니까 늘 준비하고 있어'라고 했습니다. 늘 9명의 주전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저를 심리적으로 안정시켰어요. 한국 프로야구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전에서는 재능이 아니라 정신력이에요.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죠."

―아시아 최초의 ‘40-40 클럽’ 멤버가 됐는데요.

올 프로야구 MVP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
“‘20-20’을 달성했을 때만 해도 ‘30-30’은 쉽게 할 수 있다고 농담했어요. 그런데 도루 29개를 한 뒤로 3주간 한 번도 도루를 못했어요. 너무 긴장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30번째 도루를 하고 나서는 ‘40개까지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테임즈는 40번째 도루에 성공했을 때 2루 베이스를 뽑아 자축 세리머니를 했다. 그 베이스는 현재 테임즈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집에 보관돼 있다. 그는 또 올 시즌 사이클링 히트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야구 선수가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한 기록을 한 해 두 번 만들어낸 것이다. 사이클링 히트란 한 경기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친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그는 ‘에릭 테임즈’ 대신 ‘갓갓 갓갓갓’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야구의 신’이라는 뜻의 단어 ‘God’을 다섯 번 반복해 쓸 만한 기록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 별명은 정말 과분한 것”이라며 웃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던데요.

“그렇게 배웠습니다. 특히 야구에 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배워왔어요. 인생이든 야구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항상 감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교만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들 보면 늘 실패하더라고요. 코치님들이 말씀하시길 ‘교만한 선수는 다리가 두 개뿐인 의자에 앉아있는 것과 같다. 흔들흔들하다가 결국엔 자빠진다. 그렇지만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선수는 절대 넘어지지 않는다’. 저는 물론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 뒤에 벌어지는 일은 제 능력 밖이에요.”

교만하면 다리 두 개뿐인 의자에 앉는 격

테임즈는 내년에도 NC에서 뛴다. NC는 그에게 올해 연봉보다 50% 인상된 150만달러(약 17억25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테임즈의 성적이 워낙 좋다 보니 “NC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테임즈를 메이저리그로 보내고 싶어 한다”는 농담도 생겨났다. 실제로 올해 메이저리그 4개 구단에서 NC 측에 테임즈에 대해 문의해 왔다.

―메이저리그로 가고 싶지 않습니까.

“저는 한국이 좋아요(웃음). 마음이 안정돼야 야구를 잘할 수 있는데, 한국이 바로 그래요.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원정 경기할 때) 이동 시간이 얼마 안 걸려요. 연습하는 조건도 아주 좋고요. 저는 정말 한국이 좋아요! 음식도 정말 맛있고요. 동료들도 좋고 팬들도 좋아요.”

에릭 테임즈는 올해 아시아 최초로 한 해 40홈런과 40도루를 성공시킨 ‘40-40 클럽’ 멤버가 됐다. 왼쪽은 지난 10월 2일 40번째 도루에 성공한 뒤 2루 베이스를 뽑아들고 자축하는 모습.
에릭 테임즈는 올해 아시아 최초로 한 해 40홈런과 40도루를 성공시킨 ‘40-40 클럽’ 멤버가 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2일 40번째 도루에 성공한 뒤 2루 베이스를 뽑아들고 자축하는 모습. /뉴시스
―한국 야구팬과 미국 팬이 다릅니까.

“오, 미국 팬들. 가끔 흥분하죠. 가끔 술 취해 토하고 싸우기도 해요. 그렇지만 대개는 박수를 성의없이 치는 수준이죠. 그리고 대부분 조용해요. 한국 팬들은 다들 미쳤어요(Everyone is going nuts)!! 계속 춤추고 노래하고. 다들 너무 행복해 하잖아요. 정말 대단해요!”

―용의 꼬리보다 뱀의 대가리가 되고 싶은 건가요.

“전혀 아닙니다. 전혀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선수들이 모두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메이저리그에서 왔다고 타율이 5할 되나요? 미국 투수들은 한국 투수들처럼 포크볼이나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안 던져요. 미국 타자가 한국 투수 공을 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다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에요.”

테임즈는 2013년 말 NC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한국 야구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한국이 두 개로 나뉘어 있고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친구들 중 “야구를 북한에서 하는 거냐, 남한에서 하는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국, 정말 좋아요! 사람들도 음식도”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강등됐을 때 상심이 컸겠죠.

“첫해에 저는 좌완투수든 우완투수든 상대를 잘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상대편 선발투수가 좌완일 때 저를 주전에서 빼더라고요(그는 좌타자다). 그다음부터는 타석에 설 때마다 ‘홈런 쳐야지. 큰 걸 치고 말겠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공이 더 안 맞는 거예요. 지금도 한 달 내내 벤치에만 있는 선수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의 심정을 저는 잘 알아요.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고 어쩌다 대타로 나가도 공을 못 맞혀요. 점점 더 나빠지는 거죠.”

―그럴 때 NC의 제안을 받은 겁니까.

“그때 베네수엘라 리그에서 뛰고 있었어요. 처음 NC의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든 잘해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야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와 크게 싸웠는데 제가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로 갈게. 반드시 큰 물로 돌아가겠어’라고 했더니 여자친구가 ‘우리 사이는 끝났어!’ 하고 소리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래? 그렇다면 나도 미국을 뜬다. 난 한국에 갈 거야. 거기서 다시 시작하겠어!’ 하고 이곳에 온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충동적으로 한국에 온 건데도 정말 잘한 결정인 것 같아요.” 그는 입단 인터뷰에서 “한국에 오게 된 것은 나의 운명이었다”고 말했었다.

테임즈는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홈경기에 찾아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경기 전 “잠깐 만나자”고 했을 때 “지금은 경기 준비 시간”이라며 거절한 일로도 유명하다. 결국 리퍼트 대사는 테임즈를 만나지 못하고 경기 관전만 했다.
24일 MVP에 뽑힌 뒤 경쟁자였던 넥센 박병호에게 큰절 시늉을 하는 테임즈.
24일 MVP에 뽑힌 뒤 경쟁자였던 넥센 박병호에게 큰절 시늉을 하는 테임즈. /연합뉴스
―그건 좀 심한 것 아닙니까.

“야구는 나의 일과입니다(Baseball is all about routine).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서 같은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각에 연습해야 돼요. 저는 식당도 5군데 정도만 돌아가면서 다녀요. 새로운 식당에서 특이한 걸 먹으면 불안해요. 그날 대사님은 경기 45분 전쯤 와서 ‘만나자’고 했어요. 경기 30분 전에는 그라운드에 나가야 하니까 15분밖에 시간이 없는 거예요. 배팅 연습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산소탱크에도 갔다 와야 해서 사양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끔 친구들도 경기 전에 찾아오지만 저는 만나지 않습니다. 리퍼트 대사님은 다음에 제가 꼭 소고기를 한 번 사드릴 생각이에요.”

유니폼이 가장 더러운 4번 타자

테임즈는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로도 불린다. 강타자인데 늘 도루를 시도하고 슬라이딩을 하다 보니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는다는 뜻의 칭찬이다. 그는 “나도 1루에서 2루, 그리고 3루로 천천히 뛰고 싶지만 나에게는 빠른 다리가 있다. 그걸 쓰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 나이를 더 먹으면 스피드도 떨어질 테니 그전에 더 많이 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작년 시즌에 스윙 삼진 당하거나 홈런을 못 치면 코칭 스태프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해서 화제가 됐었지요.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예요. 제가 설령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쳤다 해도 4개 치지 못한 것을 자책합니다. 저는 투수와의 싸움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아요. 삼진아웃 되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어떤 사람은 삼진당하고 더그아웃에 돌아와서 ‘그럴 수도 있지. 어쨌든 월급은 나올 테니까’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것이 저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뛰길 잘했다고 생각합니까.

“별들이 자기 궤적을 돌다가 한순간 일렬로 선 것이었죠. 저에게 한국행은 그렇게 운명 같은 일이었습니다. 영화 ‘엑스맨’에 이런 대사가 나오죠. 악당들이 몰려와 다들 걱정할 때 자비에르가 말합니다. ‘날씨는 항상 변하게 마련이다.’ 살다 보면 인생 전체가 뒤집히고 최악에 다다른 것 같은 위기가 오죠. 그렇지만 다음날 보면 ‘글쎄, 그렇게 나쁘지는 않군’ 하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2013년은 제 생애 최악의 해였어요. 저는 늘 방에 큰 보드카를 사놓고 매일 밤 마셔댔죠.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엉망인가 하면서요. 그런데 갑자기 한국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왔고 저는 지금 삶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거예요.”

―지금의 당신이 되는 데 부모님의 어떤 가르침이 있었습니까.

“노력하고 노력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노력한다고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가르쳤습니다. 제 부모님은 저에게 무엇을 하라고 시키지 않았습니다. 제가 야구를 택하자 야구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셨을 뿐이죠. 아버지는 제가 열 살 때 ‘홈런을 치려면 팔굽혀펴기를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꾸준히 노력하는 자에게 인생은 무엇인가 건네준다고 하셨어요.”

―7살 때부터 야구팀에 소속돼 야구를 해왔으니 22년 됐습니다. 야구는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쳐 줬나요.

테임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재미있는 사진을 종종 올려 팬들을 즐겁게 한다. 친구 어머니가 만들어준 ‘수염받이’를 걸친 테임즈. 그는 “밥 먹을 때 음식이 묻지 않아 유용하다”고 했다.
테임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재미있는 사진을 종종 올려 팬들을 즐겁게 한다. 친구 어머니가 만들어준 ‘수염받이’를 걸친 테임즈. 그는 “밥 먹을 때 음식이 묻지 않아 유용하다”고 했다. /에릭 테임즈 제공
“오, 엄청난 질문이군요. 야구는 저에게 실패를 가르쳐 줬습니다. 실패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야구로부터 배웠습니다. 야구를 한다는 것은 실패를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은 끝에 저는 조금 더 현명해졌고 또다시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알게 됐어요. 야구는 저에게 ‘너 자신이 되어라’고 가르쳤습니다.”

―당신을 보며 야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습니까.

“‘너 자신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저 자신을 믿어왔습니다. 나만큼 나를 잘 가르칠 수 있는 코치는 없습니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강정호 선수의 스윙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세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돈이 없다, 연습할 장소가 없다… 불평하는 사람은 절대로 야구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세요. 노력, 노력, 노력, 노력(work, work, work, work). 그것이 전부입니다.”


  • 한현우 블로그
    주말뉴스부장
    E-mail : hwhan@chosun.com
    아직 듣지 못한 음악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
  • 입력 : 201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