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된 가격에 가정용 3D 프린터 등장… 미국에서 4년새 판매 400배 급증
복잡한 항공기기부터 의료 소재까지… 설계도만 있으면 직접 옷 제작도 가능… 세계 각국 3D 프린터 산업 투자 열기
설계도만 있으면 어디서든 물건을 찍어내는 3D 프린터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3D 프린터는 20세기 대량생산 방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맞춤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누구나 무기를 만들고 특허기술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과연 3D 프린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3D 프린터는 잉크젯 프린터에서 잉크 대신 플라스틱이나 금속 가루를 뿜어낸다고 보면 된다.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집을 짓듯 3D 프린터는 미리 입력된 설계도에 따라 재료를 뿌리면서 층층이 쌓아 입체를 만든다. 동시에 자외선이나 레이저, 전자빔을 쏘면 재료들이 서로 달라붙어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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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미국 스트라타시스가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찍어낸 실물 크기 항공기 엔진 모형. 188개 부품을 실제 크기대로 찍어내 조립했다. / Stratasys 제공
지난달 6일 외신들은 미국의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란 단체가 3D 프린터로 만든 권총의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권총 대부분은 플라스틱 소재이고 뇌관을 치는 공이 등 2개 부품만 금속으로 이뤄졌다. 사법기관이 금속탐지기로 무기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 법률 때문이다.
즉 기술적으로는 모든 부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단체는 무기를 다룰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설계도도 인터넷에 공개해 이틀 만에 1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잠재적 범죄자가 순식간에 생겨난 것이다.
3D 프린터는 1984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최근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장비 가격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3D 프린터는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주로 모형을 만드는 데 그쳤다. 장비가 워낙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자레인지 크기에 가격이 900만원이 채 안 되는 개인용 3D 프린터도 등장했다. 시장 조사기관 홀러스 어소시에츠에 따르면 개인용 3D 프린터는 미국에서 2007년 단 66대가 팔렸으나 2011년에는 2만3265대로 급증했다.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처럼 '인쇄 복제' 범죄가 늘 것이란 우려도 있다. 캐나다의 SF 소설가는 2006년 3D 프린터로 시판 제품을 집에서 불법 복제하는 시대를 그린 '프린트범죄(Printcrime)'란 단편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생명을 해치는 권총을 인쇄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쪽에선 생명을 구하는 인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미 미시간대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기도 부목을 만들어 선천적으로 기도가 약한 생후 2개월 된 아기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3D 프린터로 미리 안면 골격을 만들고 절제 부위를 확인해 정확한 암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제조업도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보잉사는 이미 3000여개 부품을 3D 프린터로 만들고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복잡한 날개도 이음매 없이 한 번에 찍을 수 있다. 각지에 부품 창고를 유지할 필요도 없고, 값비싼 재료를 깎아 버리는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소비재 산업에도 혁명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옷이나 장신구를 그려 보내면 전문 디자이너가 그대로 설계도를 만들어 회신한다. 소비자는 집에서 그대로 찍어내면 돼 제조업체는 막대한 생산과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재 산업이 완벽한 지식 거래 산업으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 1위 3D 프린터 업체인 미국의 스트라타시스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옷으로 패션쇼를 열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3D 프린터 산업은 모든 제조업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홀러스 어소시에츠는 3D 프린터 시장이 2010년 13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영완 기자 조선 : 201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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