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명절을 맞이하는 마음이 같지 않을 겁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표현이 연휴 내내 음식과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시달리는 주부들 것인 줄 알았는데, 다른 이유로 속앓이하는 어머니들도 있습니다.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아들 딸이 마음에 쓰여 명절이 오히려 쓸쓸하게 느껴지는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 눈치 보느랴 솔직한 조언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어머니. 전반적인 사회문제와 변해가는 명절 문화가 어머니들에겐 주름살을 하나씩 더하고 있습니다.
못난 자식 생각에 명절이고 뭐고…
"명절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드라마 미생에서 설을 맞은 장그래가 한 말입니다. 해마다 명절을 맞이하는 2·30대 젊은이들도 같은 심정일텐데요. 그들의 마음이 더욱 움츠러드는 것은 취업이나 학업의 어려움보다 그간의 사정도 모른채 1년에 한 두 번 보는 친척들이 던지는 불편한 시선과 말들일 것입니다. 명절 때 내려오지 않는 아들과 딸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연 속 어머님의 마음이 드라마 속 장그래의 어머니의 말과 닮아있네요. "낼 시끄러운 인간들 몰려올테니 적당한 데 가서 좀 쉬었다 와" 이번 추석은 모두 가족 품에서 잠시 쉬고 힘을 얻어갈 수 있는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석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의 속사정
온 가족이 모인 명절 때 특히 잔소리가 심해지는 이유는 가족을 남이 아닌 나로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족사진을 볼 때와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 부분이 다르게 나오는데 가족사진을 볼 때는 자신을 봤을 때와 똑같은 부위가 반응한다고 하네요. 가족=나 라고 인식한다는 근거인데요. 어르신들의 듣기 싫은 잔소리들을 정말 본인 일이라고 생각해서 해주시는 말이라고 한번 믿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나를 생각해서 하는 그 잔소리들이 너무하다 싶을 때는 다음 기사에 나와있는 대응법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각각 잔소리 유형에 따른 대답 및 대처 방법들이 정리되어 있어 골라 쓰시면 됩니다.
명절 분노 유발자들·잔소리 대마왕 대응 메뉴얼
- 어머니의 사연이 더 궁금하다면
- 사연 더보기 : 취직했니? 시집가야지… 명절에 내 자식들 얼굴을 못 보는 이유
착한 시어머니 콤플렉스
시대가 변하면서 오히려 며느리살이를 하고 있는 시어머니들도 보입니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시댁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며느리의 편의를 봐주고 이해하려는 문화는 좋은 현상입니다만 이로 인해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는 시어머니도 있습니다.
과거 고된 시집살이 문화 때문에 이를 근절하고 올바른 명절과 고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얘기가 언론과 매체를 통해서 오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댁, 시어머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는데요. 이 때문에 억울한 시어머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며느리를 배려하고 도와도 시어머니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악역'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오히려 며느리 눈치만 보게 된답니다. 평소 각자의 가정을 꾸린 채 간섭을 않고 살다가 명절을 맞아 전통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갑자기 묶일 때 불편함은 시어머니도 마찬가지 일 것 입니다. 특히 집안의 가장 큰 안사람으로서의 책임과 무게를 안은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며늘아, 설날 너만 힘드냐… 나도 죽겄다"
며느리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눈치를 살피시네요. 행여 못난 시어머니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며느리의 지나가는 한마디를 깊이 생각하고 본인 손으로 낳고 기른 자식들조차 멀게 느껴지신다는 어머니가 여기 또 있습니다. 할말을 속으로만 삭히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푸념하고 계십니다.
"영감 잘 지내슈? 애들 눈치 보여서 추석도 이제 면구스럽네유"
고부 사이엔 정답은 없지만 결혼을 한 이상,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가족유대가 단단히 형성되지 못한 채 며느리 존중으로만 무게가 쏠린 경우로 보이는데요. 상대가 가족 유대를 느낄 새도 없이 가족이라고 강조하며 잔소리와 요구사항을 늘어놓는 것도 좋지 않지만, 서로 눈치만 보고 존중만 하는 관계도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며느리가 가족의 일원으로서 친근감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가족유대를 충분히 쌓는다면 시어머니의 말씀의 깊은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며느리 존중이냐 가족 유대냐… 고부간 줄다리기 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