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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8일 한영란 대표가 ‘진짜 아웃도어는 TV에 없다’는 칸투칸의 철학을 입증하기 위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고 있다. photo 칸투칸 |
소비자시민모임이 높이 평가한 칸투칸의 바지는 ‘P606 히트업 라이크라기모 클라이밍팬츠’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가격이 비쌌던 코오롱스포츠의 제품(남성 배색형 조디악팬츠)과 라푸마 제품(블랙 배색 스트레치팬츠)이 19만원. 칸투칸의 바지는 이들 제품 가격의 42% 선이다. 일반에 다소 생소한 업체인 칸투칸은 어떤 기업인가.
칸투칸은 2005년에 설립된 젊은 회사다. 본사는 부산에 있다. 칸투칸의 연매출은 400억원가량으로, 전체 아웃도어용품 시장 점유율은 약 1%. 전국에 직영매장 15개가 있고 정직원은 본사·매장 통틀어 97명. 한영란(44) 칸투칸 대표는 기존 아웃도어 시장이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돼 치킨게임을 거듭하는 동안 저가시장을 공략했다.
한 대표는 팩스와 이메일을 통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쇼핑몰(www.kantukan.co.kr)을 위주로 한 유통 전략과 생산 구조 혁신으로 가격을 대폭 낮췄지요. 저가 제품이지만 품질은 다른 브랜드와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라고 말했다. 칸투칸의 이병철 이사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등산 바지와 여름용 아쿠아 트래킹화가 특히 인기가 있다”고 자랑했다.
칸투칸의 마케팅 전략은 다른 업체와 다르다.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의 TV광고는 가령 이렇다. 잘생기고, 예쁜 남녀 연예인이 등산복을 갖춰 입고 산과 계곡을 거침없이 달려간다. 마침내 정상에 오르자 그럴 듯한 카피문구가 지나간다. ‘아웃도어의 정상 ○○’. 한영란 대표는 “칸투칸의 마케팅은 다른 곳보다 한 차원 높다”고 말했다. 상징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칸투칸은 직원들이 지리산·북한산·덕유산 등에 올라 등산객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이른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카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보온물통과 커피믹스를 등에 지고 산에 올라가 커피를 배달한다. 지난 4월 28일에는 경남 합천의 가야산으로 다섯 번째 커피 배달을 하고 돌아왔다. “TV광고를 하려면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드는데 커피 배달 이벤트는 광고비 부담도 덜고 고객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방법이죠.”
한 대표는 2000년 매출 2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조원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도 곧 침체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까워요. 지금 침체기로 접어들면 브랜드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은 기업은 위기를 겪을 겁니다.”
그렇다면 ‘낮은 가격에 높은 품질’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갖고 있는 칸투칸은 걱정이 전혀 없는 걸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한 대표는 언제나 현실과 타협하고 싶은 생각과 싸운다고 말한다.
“사업 초기에 ‘적당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는다면 좀 더 편할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바로 다음 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다짐한 말이 지금의 칸투칸 사훈입니다. ‘긴 승부는 진실한 힘이 승리한다’.”
위대용 주간조선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