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요인 분석하니 45%가 기업·경기 요인 55%는 과학적으로 설명 힘든 運이 작용
운을 탓하기보다 치밀한 전략 세우는게 성공할 확률 높여
운을 탓하기보다 치밀한 전략 세우는게 성공할 확률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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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KAIST 경영대학원 교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다. 운이 7할, 노력이 3할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이에 관련된 중국 설화에 따르면 과거에 늘 낙방하는 선비가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이 급제하는 것을 불평하니 옥황상제가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마시기 내기를 시켰다고 한다.
옥황상제는 말했다. "정의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네가 분개한 것이 옳고, 운명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네가 체념하는 것이 옳다"했다.
이 술 시합에서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시고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했다. 옥황상제는 말했다.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세상이 7할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긴 해도 3할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도 또한 명심해야 한다."
종종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학부생들은 운의 비중을 3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게 생각하는 반면 직장 경험이 있는 MBA 학생은 운의 비중을 5할 내지 6할, 최고경영자 과정 학생들은 8할 내지 9할까지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인생의 쓴맛을 보았을수록 운의 중요성을 그만큼 더 높게 평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과연 운칠기삼이 맞는지 참고할 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 즉, 기업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요인을 산업요인, 기업요인, 그룹요인, 경기변동 효과로 나눠 각각의 비중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분산분해분석(variance decomposition analysis)이라는 통계 기법을 사용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어떤 산업인가가 기업의 수익성의 편차의 12%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독과점적인 정유산업이나 통신산업의 수익률은 높은 반면 수많은 경쟁자가 진입과 탈퇴를 거듭하는 식당업의 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같은 산업 내에서도 기업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통신업에서도 선발 주자인 SK텔레콤과 후발 주자인 LG U+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 다른 식당과 차별화되지 않는 메뉴로 창업한 식당과 일품 메뉴에 특화하여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식당 간의 수익률 차이 역시 존재한다. 같은 산업 내에서 이러한 기업 간의 차이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부분이 21%라는 의미이다.
기업 집단 효과란 예를 들어 삼성그룹의 각각의 계열사가 다른 그룹에 속하는 같은 산업의 계열사보다 수익률이 높으냐의 문제이다. 만일 삼성그룹의 기업 문화와 경영 시스템이 다른 그룹보다 월등히 우월하다면 이러한 그룹 효과가 존재할 수 있다. 한국의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면 이런 그룹 효과가 무려 9%나 존재한다. 즉, 같은 산업에 있는 계열사들이라도 어느 그룹 소속인가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9%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해 연도의 경기변동, 즉 호황, 불황 여부는 수익률의 차이의 3%를 결정한다. 나머지 55%는 산업, 기업, 그룹, 경기변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요인 즉, 운이라고 볼 수 있다.
55%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운칠기삼에서 말하는 70%가 아니라 55% 정도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운을 탓하기보다는 전략을 세워 어떤 업종을 선택할 것인지, 또한 같은 업종에서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면밀히 모색한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과거에 실패한 경험이 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55%만 운이라면 다음번에는 성공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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