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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겨울나기, ‘이것’ 모르면 개고생!

해암도 2014. 11. 14. 06:47

겨울을 세 번은 나야 초보 딱지를 뗀다”는 말이 있다. 겨울에는 추위로 손발이 꽁꽁 어는데다 눈길, 빙판길 등 위험한 곳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운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내리는 눈과 도로에 숨어있는 빙판은 초보 운전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운전자뿐 아니라 차도 꽁꽁 얼어붙어 차가 말썽을 피우기도 한다.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출근 길 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시동을 걸다가 차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겨울잠 자는 개구리마냥 자동차를 집에다 모셔둘 수는 없는 법. 현대모비스, kt금호렌터카 등의 도움을 얻어 겨울철에도 자동차를 안전하고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자동차 월동준비 방법’을 정리했다.

◆배터리 점검

한파가 몰아닥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오래됐거나 제대로 관리를 안했다면 영하의 날씨에 배터리 출력 용량이 낮아져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무리하게 계속 돌리면 그나마 남아 있는 배터리의 전기가 모두 방전된다.

배터리를 교체한 지 2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수시로 살펴보지 않았다면 시동 거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평소 배터리 방전이 자주 일어난다면 발전기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엔진 힘이 부족해졌다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큰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정비업체에 들러 배터리 전압을 체크하고 전압이 낮으면 새 배터리로 교체한다. 배터리 윗부분 둥근 유리창 속 색깔이 녹색이면 정상, 검정색이면 용량 부족, 투명한 색이면 방전을 뜻한다.

◆성에 방지·제거

밤새 내린 눈이나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 때문에 앞 유리가 눈이나 성에로 잔뜩 껴있으면 바쁜 출근길에 지각은 맡아놓은 당상이다.

성에나 눈을 급한 마음에 플라스틱이나 금속제 도구로 긁어내는 것은 금물. 유리에 흠집이 생겨 유리를 교체해야 하거나 와이퍼가 제 기능을 못하는 등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얼음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와이퍼를 작동하면 모터가 망가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눈을 대강 훔친 뒤 차 히터를 틀어 송풍구를 유리쪽으로 향하게 해 얼음을 어느 정도 녹인 뒤 긁어내는 게 낫다.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무선 주전자 등으로 물을 끓인 뒤 붓는 방법도 있지만 아파트 등지에서는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만 더 낭비할 수 있다.

성에를 없앨 때는 이산화탄소를 충전한 성에제거제를 뿌려주는 게 낫다. 성에가 두껍다면 제품에 동봉된 주걱 캡을 이용해 제거한 뒤 부드러운 천이나 융으로 닦아주면 된다.

주차할 때 앞 유리에 성에방지용 커버를 씌우면 눈 치울 일이 줄어든다. 종이박스나 신문지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와이퍼 암을 세워두면 고무로 된 와이퍼 블레이드가 유리에 얼어붙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히터 관리

추위 때문에 차문을 모두 닫은 상태에서 히터를 작동한 채 운전하면 목감기에 쉽게 걸린다. 오염된 히터가 원인. 자동차 공조시스템 내부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각종 먼지나 곤충 잔유물, 오일찌꺼기, 니코틴, 박테리아, 곰팡이, 포자진균 등이 남아 있다.

이 유해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히터를 작동시키면 실내로 그대로 유입돼 호흡기 질병에 걸릴 수 있다.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에겐 더 위험하다.

유해물질을 없애려면 히터클리너를 사용하면 된다. 히터클리너는 거품 형태로 배합된 화합물이 자동차 증발기 내부 오염물질을 분해해 없애준다. 현대모비스 시험 결과, 히터클리너로 공조시스템을 청소했을 때 기생곰팡이와 박테리아 제거 효과 높은 것으로 나왔다.

히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 주로 창문을 닫은 채 히터를 작동시키다보면 졸은이 몰려온다. 산소가 부족해져 잠이 쏟아지고 집중력도 감소되기 때문이다. 졸음이 밀려온다면 히터를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

송풍구 방향도 얼굴보다는 앞 유리나 발밑을 향하도록 한다. 추위도 없애고 졸음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내 온도를 21~23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스노체인 사용·관리

스노체인은 장착법을 연습해 두는 게 좋다. 처음 장착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대로 장착하기도 쉽지 않다.

눈이 내린다고, 길이 얼어붙었다고 무조건 스노체인을 장착해서는 안된다. 도로가 얼었을 때는 스노체인이 스케이트 날과 같은 역할을 해 더 미끄러질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을 때는 스노체인을 장착하는 대신 스노 스프레이를 뿌리는 게 낫다.

전륜 구동차는 앞바퀴에, 후륜 구동차는 뒷바퀴에 장착해야 한다. 체인을 감으면 시속 40km 미만으로 서행해야 차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체인을 감았더라도 차가 옆으로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스노 체인은 쓰고 난 뒤 관리도 잘해야 한다. 눈이 올 때 장착해둔 뒤 방치해두면 쉽게 녹슬어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다. 사용한 뒤에는 부식을 막는 방청제를 뿌려 비닐봉지에 밀봉해 둬야 한다.

눈이 쌓였는데 스노체인이 없는 상태로 움직여야 한다면 임시방편으로 타이어 바람을 조금 빼고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주행하면 미끄러지는 현상을 다소 줄일 수 있다.

타이어를 보면 공기를 넣는 곳에 뚜껑이 있는데 이것을 열면 중앙에 작은 돌출부분이 나온다. 이곳을 누르면 공기가 빠져나간다. 눈길을 벗어난 뒤에는 반드시 가까운 정비업체에 들려 공기압을 적정 상태로 돌려야 한다.

◆김서림 방지

겨울에는 김 서림 방지제를 차 안에 비치해두는 게 좋다. 실내외 기온 차이로 김서림이 자주 발생해서다. 김 서림 방지제가 없을 때 김이 서렸다면 히터를 켠 상태에서 에어컨을 동시에 작동시키면 된다. 비눗물을 수건에 묻혀 유리에 바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도로를 달리는 도중 김 서림이 생겼다면 공기순환 상태를 외기유입으로 설정하면 김 서림을 예방할 수 있다.

김서림 방지제가 없을 때 눈이나 비로 사이드미러에 물방울이 맺혀 시야가 악화됐을 경우 담뱃가루를 미러에 문질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긴급출동서비스 활용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 연락처를 휴대폰에 입력해 두는 게 좋다.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다운받아둬도 된다. 고장이나 사고로 당황하면 연락처가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긴급출동서비스는 견인, 비상 급유, 배터리 충전, 타이어 펑크, 잠금장치 해제 등으로 구성됐다. 뚝 떨어진 수온주로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차 문이 얼어서 열리지 않을 때, 미끄러운 길에 빠져 꼼짝도 하지 못할 때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힘이 되는 서비스다.

고장이나 사고로 대차가 필요할 경우 보험사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도 있다. 보험사와 제휴를 맺은 렌터카회사는 보험대차 전문 인력 및 전용차를 보유하고 있다.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대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사입력 2014-11-13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1997년 대학 졸업 후 교사, 연구원, 벤처 등을 거쳐 자동차 전문지에서 유통과 금융 등을 취재했다.
2007년 매경닷컴에 입사한 후 2011년부터 취재팀장 겸 자동차 및 유통 전문기자로 근무 중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특강 강사로 활동중이며 한국자동차문화포럼 운영위원도 맡고있다.
저서로는 운전자들을 위한 자동차 서적 '차테크 상식사전'(기획,공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