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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표정의 문창극 내정자 (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ibk커뮤니케이션 센터를 나서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첫 언론인 출신 지명자…靑 "통찰력 지닌 개혁 적임자"
보수색채 칼럼으로 野반발 예상…朴대통령 정면비판 글 쓰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문창극(66) 국무총리 후보자는 30년 넘게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언론의 외길을 걸어온 보수 성향 의 중견 언론인 출신이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 낙마 이후 거명된 수많은 총리 예상후보에 전혀 이름이 오르지 않았을 정도로, 그는 언론계 울타리 밖에서는 그리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깜짝 발탁'이라는 얘기는 이런 연유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언론인 출신을 국정의 제2인자 자리에 발탁한 것은 문 후보자가 그동안 정부 정책과 사회 전반을 살피며 여론 형성의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여권에 대해 이반된 민심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이에 맞게 국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발탁 배경에 대해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야당에 내주고 '완패'한 이후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의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여권 내 목소리가 커진 것도 충청 출신인 문 후보자가 총리로 낙점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194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문 후보자는 서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하면서 언론계에 입문했다.
사회부 기자로 출발해 1979년 정치부로 옮긴 뒤 정치부장까지 지내는 등 기자생활의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보내 정무 감각을 갖췄고, 주워싱턴특파원과 미주총국장을 지내며 국제 감각도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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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4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에서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 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지역 이기주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적이 있어 대통령에 대한 직언이 가능한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보수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칼럼을 다수 써왔다는 점에서 문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칼럼에서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그 점이 그의 장례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돼야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것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또 2010년 3월에는 당시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이던 무상급식과 관련, '공짜 점심은 싫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등 국내 언론인들의 각종 모임에서 굵직한 자리를 맡은 경력도 있다.
지난해 중앙일보 대기자(부사장 대우)를 끝으로 언론계 생활을 마무리했으며, 이후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했다.
부인 채관숙씨와 3녀.
▲충북 청주(66)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정치학 박사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워싱턴 특파원·정치부장·미주총국장·논설위원실장·논설주간·주필·대기자 ▲관훈클럽 총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
min22@yna.co.kr 입력 2014-06-10
'잔머리' 굴리기 싫어하는 호방한 성격…딸바보에 꼴불견일 정도로 가정적
내가 본 문창극 총리 후보자
20년도 넘은 얘기다. 문창극 워싱턴 특파원 집을 방문했을 때다. 부인이 책상 조립을 부탁하길래 은근히 부아가 났다. 아무리 격의없는 사이라도 그렇지, 미국까지 출장 온 후배에게 이런 허드렛일을 시키다니.
툴툴거리며 어처구니없어 하자 부인이 통사정을 한다. 조립식 책상을 사온 지 달포가 지났단다. 처음엔 문 특파원이 호기롭게 펼쳐놓고 만지작거렸으나 이내 포기해버려 지금껏 모셔놓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 부탁할 사람도 마땅찮던 차에 만만한 후배가 왔으니 매달릴 밖에. 크게 복잡한 것도 아니었다. 한 30분쯤 씨름하던 끝에 완성했다. 문제가 해결돼 개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신기해하고 계면쩍어하던 문 특파원 부부의 묘한 표정. 지금도 생생하다.
20년도 넘은 얘기다. 문창극 워싱턴 특파원 집을 방문했을 때다. 부인이 책상 조립을 부탁하길래 은근히 부아가 났다. 아무리 격의없는 사이라도 그렇지, 미국까지 출장 온 후배에게 이런 허드렛일을 시키다니.
툴툴거리며 어처구니없어 하자 부인이 통사정을 한다. 조립식 책상을 사온 지 달포가 지났단다. 처음엔 문 특파원이 호기롭게 펼쳐놓고 만지작거렸으나 이내 포기해버려 지금껏 모셔놓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 부탁할 사람도 마땅찮던 차에 만만한 후배가 왔으니 매달릴 밖에. 크게 복잡한 것도 아니었다. 한 30분쯤 씨름하던 끝에 완성했다. 문제가 해결돼 개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신기해하고 계면쩍어하던 문 특파원 부부의 묘한 표정. 지금도 생생하다.
-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0일 총리 지명 후 서울대 연구실을 나서고 있다./뉴스1
“기계엔 젬병…그나마 컴퓨터 자판 두드릴 수 있는 건 놀라운 진전”
필자는 문 후보자의 중앙일보 기자 2년 후배다. 국회·정당의 취재 팀원으로 한솥밥을 먹은 이래 그가 정치부 부장 땐 직계 차장으로, 논설실장 땐 논설위원으로, 논설주간 땐 논설실장으로, 오랜 기간 그의 그늘에서 생활했다. 그러니 그를 조금은 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는 호탕한 웃음이 일품이다.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시원한 대머리에 서글서글한 눈매.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다 큰 소리로 웃어 젖히면 옆에 있는 사람까지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호탕한 웃음만큼이나 성격도 호방한 편이다. 후배들의 자잘한 잘못은 신경도 쓰지 않고, 기사를 낙종하더라도 오히려 다독거리고 격려하곤 했다. 대신 낙종을 변명하거나 타부서에 책임을 미루는 행위 등 이른바 ‘잔머리’ 굴리기를 무지 싫어했다. 후배들은 그런 그를 ‘대형’이라고 불렀다.
“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써야 된다”고 강조
그는 평소 후배들에게 “글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써야 된다”고 강조했다. 쓸 말을 우회하지 말고, 용기있게 써야한다는 주문이다. 그런 주문은 문 후보자 본인의 글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주필, 대기자를 거치며 오랜 기간 중앙일보에 게재한 ‘문창극칼럼’이 바로 그렇다. 뚜렷한 소신을 실어 정면 가격하는 직격탄으로 화제를 불렀고 간혹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총리 후보자 내정이 발표되자마자 과거 ‘문창극칼럼’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판 글이 다시 읽혀지며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일부는 강성 보수라고 그의 성향을 꼬집는다. 물론 그는 분명 진보좌파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글이 특정 성향만을 겨냥하여 매도한 정치적 성향의 글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냥 현존하는 비판 대상을 향해 나름의 소신있는 직격탄을 날렸을 뿐이다. 누구의 지적처럼 ‘꼴통보수’여서가 아니라, 비켜갈 줄 모르는 기자이기 때문에 ‘강성’의 비판 글이 나왔다고 나는 본다. ‘문창극칼럼’은 10일 그를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과 주문을 여러차례 쏟아냈다. 바로 그 점이 특정인이나 특정 성향만을 비판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니라는 방증 아니겠는가.
5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기독교 집안…부 회식 자리서도 가곡만
“누구 뒤통수 치는 일은 없을 것”
원적(原籍)이 평안도로 5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기독교 집안. 부친이 장로였으며 그 또한 현재 큰 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 온 몸에서, 일거수일투족에서 그런 내음이 풀풀 풍겨난다. 딸이 셋인데 툭하면 딸 자랑인 딸바보인데다 꼴불견일 정도로 가정적이다. 골프를 배우긴 했지만, 즐기진 않는다. 혼자만 즐기는 게 부담이 돼서란다. 부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부를라치면 커단 목청으로 꼭 찬송가조의 가곡이다. 세상물정에 약하고 분위기 조성할 줄도 모르지만 그만큼 진솔한 사람이다. 장담컨대 누구 뒤통수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기자중에서도 가장 정신없고 바쁘기론 경찰 출입의 사건기자를 첫손가락으로 꼽는다.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바로 그 바쁜 사건기자를 할 때 서울대 논문심사를 통과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얼마나 대단한 의지와 집중력인가.
‘대형’ 문창극 선배가 큰 일을 맡는단다. 축하를 해야 할지, 어려운 시절 어려운 자리를 맡게 된 걸 위로해야 할지. 인품과 능력·경륜 등을 두루 갖춘 모처럼 참신하고도 꽉 찬 인선이라고 개인적으론 대환영이다. 대형에게 당부하고 싶다. 기자 시절 보여줬던 호방함으로 난맥의 국정을 큰 줄기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풀고 이끌어 나가시라.
다만 이제는 비판하던 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하셔야 한다. 대통령에게 꼭 해야할 말은 서슴없이 해야겠지만, 기자시절 보여줬던 소신은 가끔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꼭 주문해야 겠다. 특히 야권을 향해선 더욱 그렇다. 그리고 워싱턴 책상 조립한 품값 잊지마시길.
허남진(한라대 미디어콘텐츠학과 초빙교수, 전 중앙일보 대기자·논설주간) 입력 : 2014.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