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여권이랑 꼭 챙겨야 할 '비장의 카드'는 뭡니까?]
포인트 무한 적립 '삼성카드 3'
평균 8.0점 받고 1위 차지, 해외 사용땐 포인트 2배로 쌓여
2위는 신한 '하이포인트 나노'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영선(35)씨는 오는 7월 여름휴가 때 동생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다녀올 계획이다. 휴가를 두 달 앞두고 해외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살펴보던 그는 '트래블 세컨드 카드'라는 낯선 용어를 접했다. 뭔가 하고 알아보니 '여행용 두 번째 카드'라는 뜻으로 해외여행 갈 때를 위해 일부러 만드는 별도의 카드를 뜻하는 말이었다. 김씨는 자기가 주로 쓰는 카드가 한국에서 쓸 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커피 전문점에서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쓸 때 이런 혜택이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고 해외여행을 위한 카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쓰는 돈을 아껴주거나 포인트로 알차게 차곡차곡 쌓아주는 '해외여행 맞춤형 신용카드'는 무엇이 있을까.
본지 금융팀과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을 위한 신용카드를 속속들이 분석했다. 각 카드 회사가 직접 뽑은 대표적 해외용 카드는 해외에서 포인트를 더 많이 쌓아주거나 할인을 해주고 공항 라운지 이용 및 데이터로밍 혜택을 주는 등 각각의 특징이 뚜렷했다.
평가단은 여러 혜택 중에 해외에서 쓸 때 포인트를 많이 쌓아주는 '포인트 특화형 카드'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만 혜택을 주는 카드보다는 해외에서 쓰는 모든 돈에 두루 포인트를 쌓는 카드가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별점은 0~10점으로 매겼다. 올해 1월 개인 정보 대량 유출 이후 카드 발급이 중단된 롯데·KB국민·농협카드는 평가 대상에 넣지 않았다.
◇삼성카드 3: 포인트 적립률 두 배
평가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별점(평균 8개)을 받은 카드는 '삼성카드 3'였다. 해외에서 카드를 쓰면 카드 사용액의 1~2%를, 면세점에선 2.5~5%를 적립해준다. 해외에서 쓴 돈에 대한 포인트 적립률이 국내 사용액(0.5~1%)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에서 100만원을 쓰면 최대 5000~1만원을 돌려주지만, 해외에서 같은 돈을 쓰면 1만~2만원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호텔·항공·여행사 같은 여행 관련 소비를 했을 때도 최대 2%가 적립된다. 전문가들이 무엇보다 높은 점수를 준 부분은 포인트 적립액의 상한선이 없다는 점이었다. 몇 개월 돈을 아꼈다가 여행 가서 돈을 몰아서 쓰는 사람들에게 이 기능은 특히 유리하다. 삼성카드 여행 서비스를 통해 항공권을 살 때 이 카드로 결제하면 국내선은 5%, 국제선은 최대 7% 할인해준다.
◇신한 하이포인트 나노: 월 한도 있지만 최대 5%까지 적립
2~4위는 박빙이었다. 2위는 별점 평균이 7점인 신한카드 '하이포인트 나노'였다.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쓴 모든 사용액에 대해 두루 포인트를 적립해준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인트 적립률은 사용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낮은 적립률이 1%로 괜찮고, 카드를 많이 쓰면 쓸수록 적립률이 높아져 최대 5%(전월 사용액 150만원 이상)까지 포인트가 적립된다. 단 적립 한도가 월 5만원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꼽혔다.
3위인 '현대카드 T3 에디션 2'는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혜택이 많다는 평이었다. SK텔레콤 모바일 해외 데이터로밍을 월 1회, 연간 2회 받을 수 있고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나 공항철도 직통 열차 이용료 8000원에 대한 할인권도 준다. 세계 600여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도 매력적인 서비스로 꼽혔다. 그러나 이 혜택이 7만원이라는 비싼 연회비를 정당화할 만한 가치인지에 대한 평가단의 반응은 엇갈렸다.
4위는 외환은행 달러페이 카드였다. 외환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달러페이 카드는 해외에서 썼을 때 카드 대금이 원화가 아닌 미국 달러로 결제된다. 보통 해외에서 카드를 쓰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 결제 수수료와 별도로 환전 수수료(사용액의 1%)가 발생한다. 달러페이 카드를 쓰면 이 수수료가 사라진다. 1000달러를 쓰면 10달러(약 1만300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카드를 쓰려면 외환은행에 외화 통장을 개설하고 결제일 전에 대금을 달러로 넣어놓아야 하는 등 과정이 번거롭다는 점이 점수를 깎이게 했다.
◇우리·씨티카드: 10만원 넘는 연회비에 혜택은 '그저 그래'
우리카드의 블루다이아몬드 카드는 연회비가 1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이 카드를 1년 동안 30만원어치 이상 쓰면 다음 해에 동반자의 국내 왕복 항공권을 무료로 받거나 11만원어치의 외식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포인트 적립률이 0.7~1%로 낮은 편이고 여행할 때 이용 가능한 혜택도 많지 않아 평가단은 '이번 휴가에 바로 활용 가능한 카드'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씨티 프리미어 마일카드도 연회비가 12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이 카드 회원에겐 국제 현금카드를 발급할 때 발급 수수료 3만원을 면제해준다. 국제 현금카드는 35개 나라에서 건당 수수료 1달러만 내고 한국에 있는 통장에서 현지 통화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카드다. 24개 나라 6000여 가맹점에서 현장 할인을 받는 등 글로벌 은행다운 네트워크를 내세우지만 연회비에 상응할 만큼 매력적이거나 구체적인 혜택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해외 사용액을 포함해 모든 소비에 0.7%를 할인해주는 하나SK 스마트 DC카드는 100만원 쓰면 7000원 할인받는 정도의 낮은 할인율 탓에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전문가 4人과 조선일보 금융팀, 10점 만점으로 따져봤습니다
- (사진 왼쪽부터)강지영, 강형구, 박범영, 어경석.
재테크 상품 전문가 평가에는 조선일보 금융팀과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강지영 연구원,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국장, 재테크 카페 '텐인텐' 운영자 박범영씨, 삼정회계법인 금융사업본부 어경석 이사(가나다 순)가 참여했습니다.
각 상품의 해외 포인트 적립률, 연회비, 할인 폭, 부가 서비스 등을 고려해 0~10점으로 점수를 줬고 이를 토대로 평균 점수를 내 순위를 매겼습니다. 김신영 기자 조선 : 201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