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공원에서 만난 조범동 브이엠(VM) 대표가 자사 전기자전거 '갤럭티'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지영 기자
조 대표는 스스로 ‘전기로 움직이는 운송 수단 광(狂)’이라 했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과 1학년 시절 ‘객차 전력제어장치’ 특허를 출원했다. 학부시절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MT를 갈 때도 ‘전력이 열차에 어떻게 공급될까’에 골몰했다. 기차 출입문 옆 덮개를 뜯어내고 배선 장치를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렸다. 조 대표는 “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진입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이 닳도록 뜯어보고 조립하면서 체득한 기술이라 대기업 연구소라도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브이엠의 대표 제품인 갤럭티(사진)는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면 9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구리, 가평을 거쳐 춘천까지 가는 거리다. 시중 제품의 주행 거리가 최대 60km인 점을 감안하면 지속 시간이 1.5배 길다.
소모품인 배터리는 ‘성능 유지’가 관건이다. 시간이 지나도 배터리 지속 시간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그러려면 전체 배터리를 구성하고 있는 수십 개의 셀(전기 에너지가 저장된 부분) 성능이 균일해야 한다. 조 대표는 “급이 떨어지는 셀이 섞이면 전체 배터리 성능이 그 셀에 맞춰 하향 평준화돼서 빨리 방전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에서 제조한 배터리 셀 가운데 최상의 품질만 골라 쓰고 독자적인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젯과의 인연은 지난해 여름 시작됐다. 마시모 타르타리니 이탈젯 대표가 제품 출시 행사를 위해 방한했을 때다. 행사장을 찾아가 마시모 대표를 만났다. 그는 전시장에 세워져 있던 전기자전거를 가리키며 “어디 배터리를 쓰느냐”고 물었다. “소니 제품을 쓴다”는 말에 “우리가 더 좋은 배터리를 제공할 수 있으니 한 번 바꿔보라”고 제안했다.
무작정 던진 말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마시모 대표는 “내일 출국하기 전에 생산 공장에 들르겠다”고 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남양주 공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마시모 대표는 샘플 2개를 구입해갔다. 얼마 뒤 6000만원 상당의 정식 주문이 들어왔고 브이엠이 만든 배터리 200개가 이탈젯의 전기자전거에 장착됐다. 올해 초 추가 주문이 이뤄지면서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브이엠은 전기자전거 3개 모델의 수출도 앞두고 있다. 189만원 가량의 갤럭티 모델이 주력 상품이다. 조 대표가 석사를 밟으면서 2010년 1인 기업으로 시작해 4년 만에 이룬 성과다. 조 대표는 특허청 발명 장학생으로 선발돼 받은 종잣돈 2000만원으로 브이엠을 설립했다. 이후 제주도 지역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여 사업을 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브이엠은 정직원 12명, 매출액 12억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대표는 “프레임부터 바퀴, 안장, 브레이크 등 처음부터 완성품을 개발해 수출하려 했다면 지금쯤 개발도 끝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초기 단계 벤처)은 일단 잘하는 부분에 주력해 시장에 깃발을 꽂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지영 기자
입력 : 2014.04.27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국의 19세 청년 스티븐 서튼 - 끝이라 말하자 놀라운 일이 (0) | 2014.04.30 |
|---|---|
| 그야말로 반인반신..... 지상 최강의 천재 "존 폰 노이만" (0) | 2014.04.29 |
| 열네 살에 상경한 충청도 소년… 평양냉면의 匠人이 되다 (0) | 2014.04.26 |
| 학생들 먼저 구한 박지영씨,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됐다 (0) | 2014.04.26 |
| 귀농인 평균의 6배 버는 박덕근씨 - 펜 놓고 트랙터 모는 농업CEO (0) | 2014.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