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기혼자 대상 외도 권유 사이트..비난 여론 봇물]

해암도 2014. 4. 4. 07:20

애슐리매디슨, 비즈니스와 불륜(不倫)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애슐리메디슨 직접 가입해보니...6시간 동안 100명이 채팅 시도
남성 기혼자 비율 높아..메시지 한 번 보내는 데 2600원 가량 들어
"그동안 한눈 팔지 않았던 사람에게 바람 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

 
애슐리메디슨 슬로건/ 애슐리메디슨 사이트
애슐리메디슨 슬로건/ 애슐리메디슨 사이트
“인생은 짧다. 바람을 허(許)하라”
(Life is Short. Have an Affair)


기혼자를 대상으로 대놓고 외도를 권유하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애슐리메디슨’이 지난달 18일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치닷컴이나 이하모니 등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가 국내에 진출했지만, 애슐리메디슨은 기혼남녀를 주고객으로 해 불륜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데이트 주선 서비스인 매치닷컴(match.com)의 창립자인 트리시 맥더모트는 애슐리메디슨에 대해 “결혼을 망치고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맹비난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는 이 사이트에 대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애슐리매디슨 옥외간판.
애슐리매디슨 옥외간판. "당신의 부인 만큼 나의 부인도 섹시하다"는 이 간판의 문구는 외도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다./애슐리메디슨 사이트
현재 우리나라에선 간통은 범죄이다. 애슐리메디슨을 ‘간통 알선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법조계에선 이 사이트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단순히 남녀의 만남을 연계하는 유료 서비스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엘 비더만 애슐리메디슨 대표는 “사이트는 플랫폼만 제공할 뿐 불륜을 저지르라고 선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이트 가입 방법은 간단했다. 실명을 쓰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실명을 밝히지 말라고 친절하게 조언했다. 이 후 자신이 원하는 만남의 조건과 나이·별자리·키·몸무게·체형·흡연 여부와 개인 이메일을 기입하고, 프로필 사진을 올리면 가입이 완료된다. 세부 프로필에서 ‘일반적인 섹스’ ‘패티시’ ‘눈 가리기’ 등 자신의 성적 취향을 추가할 수 있다.
애슐리메디슨 사이트 첫 대문 / 사이트 캡쳐
애슐리메디슨 사이트 첫 대문 / 사이트 캡쳐
매칭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크레딧(Credit)’을 지불해야 한다. 크레딧은 애슐리메디슨의 현금성 포인트를 말한다. 데이팅 서비스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면 기본으로 5 크레딧이 필요하고, 상대방 여성이 보낸 수신자부담메일 메시지를 열기 위해서도 5크레딧을 지불해야 한다.

최소 구입단위는 100크레딧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5만2900원이다. 20명의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돈이다. 그 밖에 업그레이드 옵션으로 ‘우선순위(priority)’도 있다. 한 달에 3만원, 하루에 1000원을 내면, 여성 회원들이 남성 프로필을 검색할 때 스크린에 자신의 프로필을 상단으로 올려 눈에 띄게 부각시킬 수 있다.

이 날 오후 4시 ‘남자를 찾는 매여있는 여성(기혼녀)’으로 가입했다. 밤 10시까지 6시간 동안 사이트에 머물렀고, 총 100명이 남성 가입자가 윙크(무료 메시지)를 보냈다. 이 가운데 20여명이 인스턴트 메시지(채팅)로 말을 걸어왔고, 22명은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정도 메시지를 보내려면 210크레딧, 우리나라 돈으로 11만1090원이 필요하다.
애슐리메디슨 한국어 사이트에 가입한 지 6시간 동안 총 100명이 기자의 프로필을 확인했다./사이트 캡쳐
애슐리메디슨 한국어 사이트에 가입한 지 6시간 동안 총 100명이 기자의 프로필을 확인했다./사이트 캡쳐
돈을 내고 접촉을 시도한 42명은 모두 30~40대 기혼남성이었다. 가입한 후 1시간 동안은 너댓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말을 거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메시지를 보낸 22명 가운데 자신의 또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아이디를 알린 사람은 2명,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린 사람도 3명이나 있었다.

다음달이면 결혼 1주년이라고 밝힌 한 남성(33)은 “첫사랑인 부인과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부인 말고) 다른 여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또 다른 남성(37)은 “결혼한 지 8년 정도 지나고 보니 부인과의 관계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답답해서 사이트에 가입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남성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동아들이 있다고 했다.

남성의 이름으로도 가입해 봤다. 주변의 여성의 프로필을 검색한 결과 기혼과 미혼이 각각 절반 정도의 비율을 보였다. 미국 사이트에 미혼과 기혼의 비율이 2대 8정도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성으로 가입했을 때처럼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수신자 부담 채팅 요청이 두 차례 들어왔다. 내 프로필을 확인한 사람이 3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로운여인’이라는 아이디의 여성은 속옷만 입은 반라의 낯뜨거운 사진과 함께 수신자 부담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5크레딧(2645원)이 필요하다.
애슐리메디슨 사이트에 남성 신원으로 가입하자, 신원 미상의 여성이 속옷만 입은 반라의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사이트 캡쳐
애슐리메디슨 사이트에 남성 신원으로 가입하자, 신원 미상의 여성이 속옷만 입은 반라의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사이트 캡쳐
사이트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한 6시간 동안 약 200크레딧,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다. 물론 신용카드 명세서에는 애슐리메디슨(Ashley Madison)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 사이트 결제 스크린 상단 왼편에는 “신용카드 명세서에는 ‘은밀하게’ 청구내역이 표시된다”고 했다. 애슐리매디슨은 단순히 사이트를 열어두는 것 만으로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사람들이 애슐리메디슨을 ‘죄악산업(sin business)’라고 손가락질했지만, 2001년 창업 이래 사업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애슐리메디슨의 매출액은 1억2500만 달러(1320억원), 순익은 4000만 달러(422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지난해 매출이 2107억원, 순익은 65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사들은 군침을 흘리며 몰려들었다. 애슐리메디슨에 투자한 캐나다 헤지펀드는 2009년부터2012년까지 3년 동안 현금배당으로만 9000만 달러(95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도를 원하는 사람들이 20초마다 애슐리메디슨 사이트에 가입합니다"는 내용의 광고/ 애슐리메디슨 사이트 캡쳐
수익성은 입증됐을지 몰라도 이 사이트에 대한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애슐리메디슨이 홍콩에 진출할 당시 이 사이트가 불륜과 가정파괴를 부추길 것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난과 달리 사이트 운영 이틀만에 7000명이 가입했고, 한 달 만에 가입자 8만명을 돌파했다. 이 사이트는 당초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에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지켜본 싱가포르 미디어 개발청(MDA)는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허가를 아예 내 주지 않았다.

코넬대 웨일 칼리지 정신과의 페기 드렉슬러 심리학 조교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매칭 사이트는 바람기가 있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것이 맞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한눈을 팔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눈 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과연 돈을 주고 사랑을 사는 게 맞냐”는 의문을 표했으며,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가 결국 성매매 공간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지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E-mail : maeng@chosun.com
어릴적 두살 터울 여동생과 한시간이 멀다하고 머리 터지게 싸웠다..

입력 : 201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