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 최대 거래소 셧다운… 거래량 6% 도난의혹도 해명 못해
美-日당국 마운트곡스 조사 착수, 시가 석달새 반토막… 추가하락 예고
‘미래의 화폐’로 불리며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이 2009년 첫 등장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장 큰 거래소가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거액의 도난 의혹과 당국의 조사까지 겹쳐 신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일본 도쿄의 마운트곡스는 25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당분간 모든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23일 물러난 마크 카펠레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사업은 현재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업체가 조만간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6곳의 비트코인 거래소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온라인 가상화폐 거래에 비극적인 위반행위”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해외에 있는 고객들까지 도쿄 본사 앞으로 달려와 ‘내 돈은 어디 있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거래 중단으로 고객들이 4억 달러(약 429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래 중단 조치 몇 시간 뒤 인터넷에는 마운트곡스가 현재 거래되는 비트코인 총량 1244만 비트코인의 약 6%에 이르는 74만4000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는 정체불명의 문건이 나돌고 있다. 이날 시가(비트코인당 521달러)로 계산하면 3억8700만 달러어치에 이른다. 마운트곡스는 이에 대한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 당국도 마운트곡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재무성과 경찰, 기타 관련 당국에서 마운트곡스 사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뉴욕에 있는 연방검찰이 마운트곡스 측에 소환장을 발송하고 “관련 자료를 폐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세컨드마켓’은 미 규제당국과 협의해 대형 은행들이 참가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같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만들려고 했으나 이번 사태로 암초를 만나는 등 비트코인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짐 에인절 조지타운대 교수(경제학)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신기술에 기반해 별도의 규제를 받지 않는 인프라인 만큼 이번과 같은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4일 1비트코인당 1151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시가는 25일 현재 521달러로 석 달도 안돼 반 토막 났으며 앞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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