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강원도의 한 산길. 직장인 김용운(38·가명)씨는 여름 휴가지인 동해안으로 가기 위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밤길을 운전해 가고 있다.
이전에는 상향등을 켜고 달리다 맞은편에서 차가 다가올 때마다 상향등을 끄는 일을 반복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상대방의 시야를 가리지
않고도 먼 곳까지 밝은 빛을 비춰주는 레이저 헤드램프를 켰기 때문이다. 리조트에 도착한 김씨는 차량에서 직접 온라인 검색을 통해 주차 공간을
확인하고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좁은 주차 공간에 자동차를 세우는 것 역시 자동 주차 기능이 알아서 해줬다. 조만간 만나게 될 똑똑한
자동차의 모습이다.
신년 벽두부터 미래 자동차에 적용될 신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재미있는 것은 장소가 모터쇼가 아닌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현장이라는 점. 자동차 회사들이 모터쇼를 벗어나 가전쇼까지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루퍼트 슈타들러(Stadler) 아우디 회장은 CES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나오게 될 자동차의 혁신적인 기술 중 90%는 IT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쇼의 주인공 된 미래 자동차, 어떤 모습?
아우디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에서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레이저라이트'라는 콘셉트카(신차 개발을 위해 미리 만들어본 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모터쇼가 아닌 가전쇼에서 신차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차의 헤드램프는 레이저와 발광다이오드(LED)로 만들어졌다.
레이저가 내뿜는 빛은 기존 LED보다 두 배 멀리 나가며 세 배 밝다. LED는 전구 하나하나가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전방에서 다가오는 차의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알아서 방향을 바꾸는 기능을 갖췄다. 아우디는 이 기술을 레이싱카에 먼저 장착해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700마력을 내는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합한 형태)라는 점이다. 가정에서 전기를 충전해 전기차 모드로 달리다가 전기를 다 썼을 때 또는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이 함께 작동한다. 스포츠카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통념을 깨는 친환경 스포츠카인 것이다.
아우디는 이 밖에도 이번 CES에서 IT와 접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에 LTE 모듈을 탑재해 차량 안에서 100Mbps급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한 '아우디 커넥트(연결)' 기술을 비롯해 무선으로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 '무선 충전 장치', 기존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조장치 등이 있는 곳)의 디스플레이에서만 표현하던 내비게이션 지도를 아예 계기판에 표현하는 '신개념 운전석' 등이다.
◇웨어러블(wearable·입는) 전자기기 활용도 늘어
그런가 하면 이번 CES에서는 많은 자동차 업체가 구글 글라스나 스마트 워치 같은 몸에 착용하는 전자제품들을 활용한 기술들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구글 글라스를 활용해 제네시스를 제어하는 기술을 내놨다. 구글 글라스는 안경테에 붙어 있는 작은 카메라와 스크린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장비다. 조작은 안경테를 만지는 방식으로 한다.
운전자는 구글 글라스로 시동을 켜거나 문을 잠글 수도 있고, 1마일(mile·약 1.7km) 이내에 있는 자신의 차를 찾을 수도 있다.
실제 '관심 지역 찾기(POI Search)' 기능을 실행하고 '레스토랑'이라고 말해봤더니 지도와 함께 주변 레스토랑 세 곳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중 한 곳을 선택하자 '제네시스로 보내기(Send to Genesis)'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네시스의 내비게이션으로 위치 정보가 직접 전송됐다. 자동차에 타기 전에 미리 목적지를 입력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을 내놨다. BMW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로 전기차 i3를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벤츠는 갤럭시 기어와 함께 페블 스마트 워치도 활용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자동차 회사와 IT회사의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가 가장 큰 모바일 기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원 조선비즈 기자 : 2014.01.21
신년 벽두부터 미래 자동차에 적용될 신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재미있는 것은 장소가 모터쇼가 아닌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현장이라는 점. 자동차 회사들이 모터쇼를 벗어나 가전쇼까지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루퍼트 슈타들러(Stadler) 아우디 회장은 CES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나오게 될 자동차의 혁신적인 기술 중 90%는 IT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쇼의 주인공 된 미래 자동차, 어떤 모습?
아우디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에서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레이저라이트'라는 콘셉트카(신차 개발을 위해 미리 만들어본 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모터쇼가 아닌 가전쇼에서 신차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 ▲ 아우디가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레이저라이트’(위)와 신개념 운전석(아래). /라스베이거스=이재원 조선비즈 기자
700마력을 내는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합한 형태)라는 점이다. 가정에서 전기를 충전해 전기차 모드로 달리다가 전기를 다 썼을 때 또는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이 함께 작동한다. 스포츠카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통념을 깨는 친환경 스포츠카인 것이다.
아우디는 이 밖에도 이번 CES에서 IT와 접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에 LTE 모듈을 탑재해 차량 안에서 100Mbps급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한 '아우디 커넥트(연결)' 기술을 비롯해 무선으로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 '무선 충전 장치', 기존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조장치 등이 있는 곳)의 디스플레이에서만 표현하던 내비게이션 지도를 아예 계기판에 표현하는 '신개념 운전석' 등이다.
◇웨어러블(wearable·입는) 전자기기 활용도 늘어
그런가 하면 이번 CES에서는 많은 자동차 업체가 구글 글라스나 스마트 워치 같은 몸에 착용하는 전자제품들을 활용한 기술들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구글 글라스를 활용해 제네시스를 제어하는 기술을 내놨다. 구글 글라스는 안경테에 붙어 있는 작은 카메라와 스크린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장비다. 조작은 안경테를 만지는 방식으로 한다.
운전자는 구글 글라스로 시동을 켜거나 문을 잠글 수도 있고, 1마일(mile·약 1.7km) 이내에 있는 자신의 차를 찾을 수도 있다.
실제 '관심 지역 찾기(POI Search)' 기능을 실행하고 '레스토랑'이라고 말해봤더니 지도와 함께 주변 레스토랑 세 곳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중 한 곳을 선택하자 '제네시스로 보내기(Send to Genesis)'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네시스의 내비게이션으로 위치 정보가 직접 전송됐다. 자동차에 타기 전에 미리 목적지를 입력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을 내놨다. BMW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로 전기차 i3를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벤츠는 갤럭시 기어와 함께 페블 스마트 워치도 활용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자동차 회사와 IT회사의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가 가장 큰 모바일 기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원 조선비즈 기자 : 2014.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