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과일 갈 때는 이걸 넣어라, 당뇨 피하는 1:1:1 법칙

해암도 2025. 1. 31. 21:10

 당뇨약을 먹었는데 혈당 조절은 안 되고 약은 점점 늘어가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당뇨 환자 수는 382만 명에 달한다. 20대 당뇨 환자 수도 5년 새 약 4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혈당’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당뇨를 막기 위해선 혈당 수치만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되는 것일까.

지난 17일 만난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 소장은 “혈당 수치에만 집중하다 보니 췌장 건강 악화를 놓치는 것 같다”며 “안정적인 혈당 수치는 심각한 당뇨의 진행을 막는 ‘관리’일 뿐이지 그게 곧 건강 회복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장이 중앙일보 VOICE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과거 7년간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의학연구원에서 신약 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암 치료용 신약 개발을 맡았던 그는 왜 당뇨약이 혈당 문제의 근본적인 개선책이 아니라고 말할까. 예방을 위해 당뇨약을 먹는 중이라면 약 복용을 중단해도 되는 걸까. 류 소장은 당뇨약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당뇨약의 구체적인 작동법과 부작용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이 밖에 몸속에 남아도는 과잉 당분이 어떻게 우리 몸에서 ‘당독소’로 작용하는지를 비롯해 췌장 관리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는 무엇인지, 세포 손상을 막는 항산화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는 무엇인지 등을 사례를 통해 상세히 전했다. 혈당이 오르지 않는 올바른 지방·과일 섭취법도 담아냈다.

목차

1. 당뇨약 먹어도 왜 혈당 조절은 어려울까
2. 당뇨약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3. ‘겉바속촉’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라이즈, 독(毒)인 이유
4. 당뇨 막고 췌장에 도움 되는 영양소는
5. 갈아 먹고 말려 먹는다? 당뇨 안 걸리게 과일 먹는 법

당뇨약 먹어도 왜 혈당 조절이 어려울까
당뇨약을 먹고 혈당 수치가 관리되면 안심해도 될까.
당뇨약을 먹고 혈당 수치가 내려가면 마음이 편하고, 조금이라도 오르면 불안한 이들이 많다. 그런데 혈당 수치는 심각한 당뇨 진행을 막는 ‘관리’일 뿐, 그게 곧 ‘건강 회복’을 의미하진 않는다. 수치 자체에만 집중하면 췌장 건강이 좋아지느냐, 악화하느냐를 놓치게 된다.

그래도 혈당 수치를 내리는 게 급선무 아닌가.
물론 혈당 수치가 제일 중요하다. 당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혈당은 급격히 오른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은 단지 당분에 의해서만 생기지 않는다. 나쁜 지방을 많이 먹을 때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픽 신다은

또 췌장은 단순히 탄수화물만 대사하지 않는다. 지방·단백질 모두를 소화하는 효소를 만들고 분비한다. 그래서 단순히 혈당 수치만 맞춰선 췌장 건강을 담보할 수 없다.


그래픽 신다은

당뇨약은 고혈당을 원천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나.
그렇다. 대부분의 약은 사실 증상 완화제다. 당뇨약도 수치를 조절할 뿐이지 근본적으로 인슐린 대사를 개선하거나 췌장 세포를 튼튼하게 만들어 당 대사를 원활하게 돕진 않는다. 근본적인 접근이 아니다. 그래서 당뇨약을 먹는 이들에겐 ‘당뇨약을 먹었는데 왜 혈당 조절이 더 안 되고, 점점 약을 더 늘려 가나’라는 문제가 굉장히 많이 드러난다.

당뇨약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당뇨약은 몸에서 어떻게 작동하나.
초기 당뇨에 많이 복용하는 게 ‘메트포르민(metformin)’이다. 직접 간에서 포도당이 만들어지는 걸 차단하고, 장의 포도당 흡수를 억제한다. 당 사용 자체가 줄어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DPP-4(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위에서 음식물 흡수를 느리게 해준다.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설폰요소제(sulfonylureas)’는 췌장 베타 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잘 나오도록 돕는다.

그래픽 신다은

복용 중인 당뇨약을 쉽게 끊긴 어렵지 않나.
그렇다. ‘누구나 약을 끊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고혈당이 되면 당장 몸의 항상성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당 스파이크가 심하고, 인슐린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선 약물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약이 췌장 건강을 돕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췌장을 자극하지 않으며 췌장 세포를 강화·보호하는 식사법이 꼭 필요하다. 그런 식사를 하면 혈당 수치가 잘 조절되는 방향으로 몸이 만들어진다.

당뇨약 부작용은 없나.
우리 몸은 당이 필요하다. 그런데 혈액 속에 당이 너무 많다 보니 (당뇨약은) 간에서 당 대사를 억제한다. 하지만 일부러 당 활용을 안 하게 막으니 오히려 저혈당이 오는 부작용도 있다.

 

 그래픽 신다은

또 간에서 당의 합성을 억제하다 보면 정작 진짜 필요한 당분이 합성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 몸의 ‘자동차 엔진’과 같은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기관이 악화하며 염증·비만 등 다양한 대사 문제가 생긴다. 또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재생과 분열 횟수를 조절하는데 이게 잘 안 되면 몸 전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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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신다은

‘겉바속촉’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라이즈, 독(毒)인 이유
세포 손상은 무엇을 의미하나.
세포 손상은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단위의 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 하는 상태로,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된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활성산소(ROS·reactive oxygen species)가 발생한다. 그렇게 산화(oxidation)와 당화(glycation)가 동시에 일어나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노화를 가속시킨다. 물론 활성산소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불필요한 세균, 바이러스, 노화 세포를 처리한다. 다만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을 땐 정상적인 우리 몸의 기능까지 공격해 세포 손상을 일으킨다.


그래픽 조은재

남은 혈액 속 당은 결국 어떻게 되나.
과잉 당분이 생기면 몸속에 남아도는 단백질 산물, 지방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s·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형태로 바뀐다. 자연스러운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그래서 ‘당독소(glycotoxin)’라고 표현한다.


그래픽 조은재

최종당산화물은 치킨·삼겹살·튀김요리 등 고온 조리 과정에서 생긴다. 흔히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 ‘캐러멜화(caramelization)’라고 한다. 고온에서 당분과 단백질, 당분과 지방이 결합할 때 당독소가 생긴다.


그래픽 조은재

당뇨 막고 췌장에 도움 되는 영양소는
사람의 췌장이 유독 약해서 당뇨가 쉽게 오는 건 아닐까.
동물의 식사는 사람보다 단순하다. 육식 동물은 생고기, 초식 동물이나 원숭이는 과일·양상추 등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먹지만 사람은 정말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대부분 화려한 요리이고, 익혀 먹는다. 그래서 효소가 거의 ‘제로(0)’에 가깝다. 췌장은 이런 음식을 소화하느라 지친다. 장기를 많이 쓰면 ‘비대’가 일어나는데, 췌장도 그렇다. 말, 소, 양, 실험용 원숭이의 몸무게와 췌장 비율을 비교해보면 약 0.02~0.06%다. 사람은 약 0.14% 정도다. 최대 7배 차이가 난다. 인스턴트 가공식의 경우 그 자체로 소화 효소가 아예 없기 때문에 췌장에선 이를 소화하기 위해 소화 효소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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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조은재

췌장 기능에 도움 되는 영양소는.
몸속에 떠도는 활성산소는 췌장의 베타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 생성과 분비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췌장의 베타세포 외에도 우리 몸의 세포들은 늘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항산화 영양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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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조은재

항산화 영양소 중 굉장한 효과를 드러내는 성분이 사과·양파에 들어 있는 ‘케르세틴(quercetin)’이다.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포도에 있다. 혈관 건강, 면역세포에 굉장히 좋다. 베리류 과일에 든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인슐린을 만드느라 지친 췌장의 베타 세포 회복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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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조은재

인슐린 저항성을 겪거나 당뇨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게 크롬·망간 등의 미네랄이다. 크롬이 인슐린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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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조은재

아침에 사과 먹는 이들이 많다.
‘아침 사과는 금 사과’라는 얘길 많이 한다. 사과의 ‘펙틴(pect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장 점막을 자극한다. 아침에 볼일을 보기 용이하다. 또 ‘피세틴(fisetin)’이라는 항산화 성분도 있다. 특히 ‘우르솔산(ursolsäure)’이라는 성분은 근육 형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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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수아

‘시르투인(sirtuin)’도 인슐린 민감도에 도움 된다는데.
‘시르투인(sirtuin)’은 ‘장수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시르투인(SIRT) 1~7’까지 다양한 타입이 발표됐다. 건강한 이들은 이 유전자 활성이 잘 돼 있다. 최대한 깨끗하고 자연에 가까운 음식이 시르투인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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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신다은

그 밖에 항산화에 도움되는 영양소엔 어떤 게 있나.
영양제로 알려진 글루타치온(glutathione)은 비타민C 항산화 효과의 1000배가 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우리 몸에도 있다. 또 카레 주원료인 강황에 든 커큐민(curcumin)도 항산화 성분이다. 암 환자에게 강황 밥을 많이 추천하기도 한다. ‘설포라판(sulforaphane)’은 브로콜리·양배추·케일·배추·무 등 십자화과 채소에 든 성분이다. 항산화 효소를 자극해 몸의 활성산소를 줄여주고 면역 세포를 회복시켜주는 해독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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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수아

도움이 되는 지방·기름을 섭취하는 방법은.
‘지방은 살찌고 해롭다’는 인식이 있는데 지방은 매우 중요하다. 지방이 없으면 호르몬 계통에 문제가 생긴다. 성호르몬·성장호르몬 원료도 지방이다. 잘못된 형태의 지방도 있다. ‘산화 지방’이다. 튀긴 음식, ‘오메가-6’가 많이 든 음식이다. 콩기름·옥수수유·해바라기유·캐놀라유 등의 기름이다. 이를 상쇄하는 게 ‘오메가-3’가 많이 함유된 지방이다. 올리브 오일·들기름·아마씨유·견과류 형태로 먹는 기름이다. ‘오메가-3’ 기름은 세포막의 원료가 된다. 두뇌 건강, 콜레스테롤, 호르몬 원료가 되는 매우 중요한 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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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수아

갈아 먹고 말려 먹는다? 당뇨 안 걸리게 과일 먹는 법
당뇨에 과일은 안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저당도 과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당뇨 환자는 결국 췌장 건강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면 다양한 항산화 영양소,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이 필요하다. 베리류 과일은 당분이 적고,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풍부하다. 세포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 한다. 그래도 정 불안하다면 토마토 등 당분을 희석하는 샐러드를 곁들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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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수아

그래도 과일의 당 때문에 먹길 주저하는 경우 많다.
고민이 될 때 과일 대비 밥을 꼭 비교해보면 좋다. 당 지수로 보면 사과·베리류, 심지어 포도보다 현미의 당 지수가 더 높다. 현미밥 한 공기를 다 먹으면 사과 2~3개 정도 당분을 섭취한다. 고당도 과일은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이 있는데, 지나친 고당도 과일을 제외하고 저당도 과일과 샐러드를 곁들인 당도 낮춘 과일을 권한다. 저당도 과일은 혈당 상승을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을 키우고 췌장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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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신다은

생과일 섭취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췌장 염증, 췌장암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있다. 고당도 과일은 조심하되 저당도 과일은 섭취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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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최수아

갈아 먹거나 말려 먹는 과일은. 
과일을 갈아 먹으면 과일 속 다양한 식이섬유와 당분이 쪼개져 수분 형태로 혈액에 바로 흡수된다. 혈당이 급상승한다. 과일은 절대 갈아 먹으면 안 된다. 치아가 약하거나 환자들은 갈아 먹어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과일:채소:물을 1:1:1의 비율로 희석해 천천히 먹는 걸 권한다. 말린 과일 역시 수분이 없다. 당분이 농축된다. 매일 간식처럼 먹으면 당분을 직접 빠르게 섭취하게 된다. 좋은 섭취법이 아니다.

 

에디터   김태호   조은재   신다은  중앙일보   2025, 01,  31.